증언보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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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장 심 판*

1879년 10월 23일 새벽 2시경에 주님의 성령이 내게 임하였으며, 나는 다가오는 심판의 장면을 보게 되었다. 내 앞을 지나간 광경들과 그것이 내 마음에 남긴 인상은 도저히 말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없다. 1TT 518.1

하나님의 심판이 집행되는 큰 날이 온 것처럼 보였다. 천천 만만이 큰 보좌 앞에 모여 있었는데, 그 보좌 위에는 위엄스런 모습을 한 한 분이 앉아 계셨다. 몇 권의 책이 그분 앞에 놓여 있었는데, 그 각 책의 표지에는 타는 불꽃 같은 금 글씨로 “하늘의 원부(原簿)”라고 적혀 있었다. 그 때, 진리를 믿노라고 주장하는 자들의 이름이 있는, 이 책들 중 하나가 펼쳐졌다. 보좌 주위에 몰려 있던 헤일 수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빛과 진리의 자녀라고 공언하는 자들만이 나의 주목을 끌었다. 이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 하나 불려지고 그들의 선행이 지적될 때, 그들의 얼굴은 사방으로 반사되는 거룩한 기쁨으로 빛났다. 그러나, 이것이 나의 마음에 가장 강한 인상을 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1TT 518.2

다른 책이 펼쳐졌는데, 거기에는 진리를 공언하는 자들의 죄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기심이라는 총괄적 제목 아래 여러 가지 다른 죄들이 적혀 있었다. 매줄마다 역시 제목이 붙어 있었고, 그 제목들 밑 곧 각 이름의 맞은편에는 그 각각의 줄 안에 보다 경한 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1TT 518.3

탐심이라는 제목 아래는 거짓·절도·강도·사기·탐욕이 있고, 야망 아래는 자만과 사치가 있고, 악의·시기·미움 위에는 질투가 있고, 부절제는 긴 목록의 두려운 죄악들 곧 음탕·간음·동물적 정욕의 방종 등과 같은 죄악의 목록이 붙어 있었다. 이것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누가 하나님 앞에 의롭게 설 수 있을까? 누구의 옷이 점이 없는가? 누가 순결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눈에 흠이 없는가?” 하고 부르짖었다. 1TT 518.4

보좌 위에 앉으신 거룩하신 분이 천천히 원부의 책장을 넘기실 때, 그분의 눈은 한 순간씩 각 사람에게 머물렀다. 그분의 일별은 바로 그들의 심령 속으로 타 들어가는 듯했고, 동시에 그들의 생애의 모든 말과 행동이, 불꽃으로 된 글자가 눈앞으로 지나가듯이 그들의 마음에 지나갔다. 그들은 전율하게 되고, 그들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들이 보좌 주위에 모일 때의 첫 모습은 부주의하고 냉담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나 변했는가! 안정감은 사라지고, 그대신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부족한 자들 중 하나로 판명될까 봐 모든 사람은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눈이 보좌에 앉으신 분의 얼굴에 집중되어 있고, 그분의 엄숙하고 살피는 눈이 그 무리를 둘러볼 때 그들의 마음은 떨린다. 한 마디의 말씀도 없었지만 그들 스스로가 유죄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심령의 고통 중에, 각 사람은 자기 자신이 유죄임을 선언하고, 죄를 지음으로 그 자신이 영생의 귀중한 은혜를 포기했음을 무섭게도 생생하게 깨닫는다. 1TT 5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