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봉사
2장 봉사의 날들
가버나움의 한 어부의 집에서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저를 위하여 예수께 구하니” 예수님께서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났다.” 그러자 베드로의 장모는 일어나서 구주와 그분의 제자들에게 봉사하였다(눅 4:38, 막 1:30, 마 8:15). MH 29.1
그 소식은 신속히 퍼져 갔다. 그 이적은 안식일에 행해졌으므로 사람들은 랍비들을 두려워하여 해가 지기 전에는 치료를 받으러 오지 못했다. 그러나 해가 진 후에 집에서, 상점에서, 시장에서, 그 마을의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거하시는 초라한 오막살이로 몰려왔다. 병자들은 들것에 들려, 지팡이에 의지하여,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 없이 비틀거리면서 예수님 앞에 나아왔다. MH 29.2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사람들은 몰려왔다가 몰려가곤 했다. 내일 그 동일한 치료자를 그들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가버나움에서 그 날의 일과 같은 것을 본적이 없었다. 승리의 음성과 구원의 함성으로 공중은 충만해 졌다. MH 29.3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환자가 고침을 받은 다음에야 비로소 당신의 일을 멈추셨다. 무리들이 떠나 가자 이미 밤은 깊어졌고 시몬의 집은 적막에 싸였다. 지루하고 분주했던 하루는 지나갔고, 예수님께서는 휴식을 찾으셨다. 그러나 도시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에 구주께서는 “새벽 오히려 미명에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서 거기서 기도 하셨다”(막 1:35). MH 29.4
아침 일찍이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이 예수님께로 와서 가버나움 사람들이 이미 예수님을 찾고 있다고 말하였다. 놀랍게도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내가 다른 동리에서도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여야 하리니 나는 이 일로 보내심을 입었노라”(눅 4:43)고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MH 30.1
그 당시에 가버나움에 있던 흥분 상태로 볼 때 그분의 사업의 목적이 상실될 위험이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이적을 행하는 사람이나 육체적 질병을 고쳐 주는 사람으로 당신 자신이 주목을 받는 일을 만족히 여기시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사람들에게 그들의 구주로 알려 주고자 노력하고 계셨다. 사람들이 그분을 세속적 나라를 통치할 왕으로 오신 분이라고 열렬히 믿고 있을 때 그분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세속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돌이키고자 열망하셨다. 단순한 세속적 성공은 그분의 사업을 방해할 것이었다. MH 31.1
주의성 없는 무리들의 경탄(驚嘆)은 그분의 마음에 거슬렸다. 그분의 생애에는 자신을 내세우는 주장이 전혀 없었다. 세상 사람들이 지위와 재물과 재능에 대하여 돌리는 존경은 인자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사람들이 충성심을 얻거나 존경심을 요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어떤 수단도 예수님께서는 사용치 않으셨다. 그분께서 출생하시기 여러 세기 전에 그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예언되었다.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로 거리에 들리게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리로 공의를 베풀 것이며”(사 42:2, 3). MH 31.2
바리새인들은 그들의 까다로운 형식주의와 그들의 예배의 허식과 그들의 자선 행위로써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자 하였다. 그들은 그들의 종교를 토론의 주제로 만듦으로 그들의 종교에 대한 열성을 증거하였다. 교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논쟁은 요란하고도 지루하였다. 거리에서 율법을 잘 아는 학자들이 내뱉는 분노한 논쟁의 음성을 듣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MH 32.1
예수님의 생애는 그 모든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 생애에는 시끄러운 논쟁, 허식적인 예배, 칭찬을 받고자 하는 행동 등을 볼 수 없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의 품성 가운데 나타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계시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시고자 열망하셨다. MH 32.2
의의 태양께서는 당신의 영광으로 빛나는 화려한 모습을 세상에 나타내지 않으셨다. 그리스도에 관하여 “그의 나오심은 새벽 빛같이 일정하”다고 기록되어 있다(호 6:3). 조용하고 부드럽게 새벽 빛은 이 세상에 나타나서 어두움을 몰아내고 세상에 생명을 일깨워 준다.* 그와 마찬가지로 의의 태양께서는 “치료하는 광선을” 가지고 떠오르신다(말 4:2). MH 32.3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나의 택한 사람을 보라” (사 42:1)
MH 33.1
“주는 빈핍한 자의 보장이시며
폭풍 중에 피난처시며
폭양을 피하는 그늘이 되셨사오니” (사 25:4)
MH 33.2
“하늘을 창조하여 펴시고
땅과 그 소산을 베푸시며
땅 위의 백성에게 호흡을 주시며
땅에 행하는 자에게 신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네가 소경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처한 자를 간에서 나오게 하리라” (사 42:5-7)
MH 33.3
“내가 소경을 그들의 알지 못하는 길로 이끌며
그들의 알지 못하는 첩경으로 인도하며
흑암으로 그 앞에 광명이 되게 하며
굽은 데를 곧게 할 것이라
내가 이 일을 행하여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리니” (사 42:16)
MH 33.4
“항해하는 자와 바다 가운데 만물과
섬들과 그 거민들아
여호와께 새노래로 노래하며
땅 끝에서부터 찬송하라
광야와 거기 있는 성읍들과
게달 사람의 거하는 촌락들은 소리를 높이라
셀라의 거민들은 노래하며
산 꼭대기에서 즐거이 부르라
여호와께 영광을 돌리며
섬들 중에서 그의 찬송을 선전할지어다” (사 42:10-12).
MH 33.5
“여호와께서 이 일을 행하셨으니 하늘아 노래할지어다
땅의 깊은 곳들아 높이 부를지어다
산들아 삼림과 그 가운데 모든 나무들아
소리내어 노래할지어다
여호와께서 야곱을 구속하셨으니
이스라엘로 자기를 영화롭게 하실 것임이로다” (사 44:23).*
MH 33.6
헤롯의 감옥에서, 구주의 사업에 관하여 실망과 낭패를 안고 있던 그곳에서, 침례 요한은 사태를 주시하고 기다린 나머지 그의 두 제자를 예수님께 보내어 질문하였다. MH 34.1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마 11:3). MH 34.2
구주께서는 그 제자들의 질문에 즉시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그분의 침묵을 이상히 생각하면서 서 있는 동안, 앓는 사람들이 그분께로 나오고 있었다. 전능하신 치료자의 음성이 귀머거리의 귀를 뚫고 들어갔다. 그분께서 손으로 한 번 만지시면서 말씀하시자, 소경의 눈이 열려 대낮의 빛과 천연계의 모습과 친구들의 얼굴과 구주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분의 음성이 죽어가는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자 그들은 건강하고 활기 찬 모습으로 일어났다. 중풍병 걸리고 사귀 들린 사람들이 그분의 말씀을 순종하자 그들의 광기(狂氣)는 떠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분을 경배하였다. 랍비들에게 불결한 사람들이라고 도외시되어온 가난한 농부들과 노동자들이 그분의 주위에 모여들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영생의 말씀을 들려 주셨다. MH 34.3
그와 같이 그 날은 지나가게 되었다. 요한의 제자들은 그 모든 것을 보고 들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당신께로 부르시고, 가서 그들의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말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6절)고 덧붙여 말씀하셨다. 요한의 제자들은 그 기별을 가지고 갔으며,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MH 35.1
요한은 메시야에 관한 예언을 회상하였다.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신원의 날을 전파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심이라 (사 61:1, 2). 나사렛 예수님은 약속된 메시야셨다. 그분께서 하나님이시라는 증거는 고통당하는 인간의 필요성을 따라 봉사하시는 그분의 사업에 나타났다. 그분의 영광은 우리의 낮은 신분까지 내려오신 그분의 겸손에서 보여졌다. MH 35.2
그리스도의 사업은 그분께서 메시야가 되심을 선포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서 세우시고자 하는 나라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보여주었다. 요한에게는 광야에 있던 엘리야에게 나타났던 것과 동일한 진리가 계시되었다. “여호와의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라(왕상 19:11, 12), 그러나 불 후에 하나님께서 세미한 소리로써 선지자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왕위와 나라들을 전복하거나, 화려한 것과 외관상 과시로 당신의 사업을 수행하실 것이 아니고, 긍휼과 자아희생의 생애를 통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말씀하심으로 수행하실 것이었다. MH 36.1
하나님의 나라는 외부적 과시를 수반하여 임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부드러운 영감을 통하여, 성령의 내적 역사(內的役事), 곧 생명되시는 분과의 영혼의 교통을 통하여 오게 된다. 하나님 나라의 가장 위대한 능력의 표현은 그리스도의 품성의 완전함에 도달한 인간의 성품 속에 보여진다. MH 36.2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은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빛을 비추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훌륭한 선(善)을 자랑하기 위하여 자기 만족에 도취된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심령이 하늘 나라의 원칙에 잠겨 지기를 원하신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세상과 접촉할 때, 그들 속에 있는 빛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생애의 모든 면에 나타나는 그들의 확고한 성실성은 빛을 비추는 수단이 될 것이다.* MH 36.3
재물과 높은 지위, 값비싼 장비, 건물과 설비 등은 하나님의 사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또한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허영심을 조장시켜 주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아무리 화려하게 보일지라도 세속적인 과시는 하나님의 안목에 무가치한 것이다. 그분께서는 눈에 보이는 일시적인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영원한 것을 가치있게 여기신다. 전자는 후자를 나타내 줄 때에만 가치가 있다. 가장 잘 정선된 예술품도 심령 속에서 역사하는 성령의 열매인 품성의 아름다움과 비교될 수 있는 미(美)를 간직하고 있지는 않다. MH 36.4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주셨을 때, 그분께서는 불멸의 재산, 곧 세상이 창조된 이래 사람들이 축적해 온 부(富)도 그것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그런 재산을 인류에게 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영원히 간직되어 온 사랑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 앞에 서셨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그분과의 연결을 통하여 받고 나타내고, 나누어 주어야 할 보화이다. MH 37.1
하나님의 사업에 있어서의 인간의 노력은 헌신적인 일꾼의 활동에 의하여, 생애를 변화시키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나타냄으로써만 능률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을 우리에게 치셨고, 그분께서 당신의 사랑의 품성을 우리에게 나타내고 계시므로 우리는 세상과 구별되어야 한다. 우리의 구속주께서는 당신의 의로써 우리를 덮어 주신다. MH 37.2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봉사사업에 남녀들을 택하실 때, 그들이 세속적 재산과 학문과 웅변력을 소유하고 있는지 묻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다음과 같이 질문하신다.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나의 길을 가르칠 수 있을 만큼 겸손하게 걸어가고 있는가? 내가 나의 말을 그들의 입술에 넣어 줄 수 있는가? 그들이 나를 대표할 것인가?” MH 37.3
하나님께서는 영혼의 성전에 당신의 성령을 넣어 주실 수 있는 비례만큼 각 사람을 사용할 수 있으시다. 그분께서 가납하실 사업은 당신의 형상을 반영하는 사업이다.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분의 영원한 원칙에 속한 불후의 특성들을 세상에 제시할 그들의 신임장으로 간직해야 한다. MH 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