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의 대쟁투

41/445

피로 적신 진리의 씨

한 번은 로마교가 그 미워하는 종파를 근절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그들을 이단으로 정죄하여 살육에 내어 준다는 포고 (布告) 가 법왕으로 말미암아 고시 (告示) 되었다 (부록 13 참조). 그들은 게으르거나 부정직하거나 질서를 문란케 한다는 죄로 고소되지 아니하고, 도리어 외모로는 경건하고 성결한 체하면서 실상은 “참된 양우리의 양을 속이는 자들”이라고 정죄되었다. 그러므로 법왕은 그 유해하고 흉악하여 증오할 만한 종파가 그들의 신앙을 포기하기를 거절한다면 “독사처럼 짓이겨 죽이라” (Wylie, b.16, ch.1) 고 명령하였다. 이 거만한 권력자가 자기가 한 말을 다시 생각할 때가 올 것이라고 예기하였을까? 그 말들이 하늘 책에 기록되고, 심판 날에 죄증 (罪證) 으로 그의 앞에 제시되리라는 것을 알았을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 25:40) 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GC 77.1

이 포고는 교회의 모든 교인들에게 이단을 토벌하는 십자군에 참가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잔인한 일에 가담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특권이 제시되었다. “십자군에 참가한 자들은 일반적이거나 특수한 것을 막론하고 온갖 종교적 형벌에서 면죄되고, 마땅히 행하기로 선서한 것들도 면제되고, 비합법적으로 얻은 어떤 재산도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이단자들을 죽이는 그 일에 가담함으로 모든 죄에서 사유함을 받는다고 보증되었다. 그것은 보우도봐인들에게 유리하도록 체결된 모든 계약을 취소케 하고, 그들의 종이 되었던 자들은 그 상전의 집을 나가게 하고, 누구든지 그들을 도와주는 일을 금지하였고, 아무나 그들의 소유물을 빼앗을 수 있게 허락하였다” (Wylie, b.16, ch.1). 이 기록은 그 배후에서 조종하는 자가 누구임을 분명히 나타내 준다. 그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예수님의 음성이 아니고 분노한 용의 부르짖음이다. GC 77.2

법왕교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품성을 하나님의 율법의 큰 표준에 맞추려고 하지 아니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다른 표준을 만들었으며 로마교가 하고자 하는 대로 모든 사람들도 그 표준에 맞추어야 한다고 강요하였다. 이로 인하여 가장 무서운 비극이 연출되었다. 타락하고 참람된 신부들과 법왕들은 사단이 그들에게 지정해 준 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품성 가운데는 자비가 용납될 틈이 없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분의 제자들을 살육한 바로 그 정신, 그리고 피에 굶주린 네로가 그 당시의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나타냈던 바로 그 정신이 하나님의 사랑받는 사람들을 이 지상에서 제거해 버리는 일에 나타났다. GC 77.3

하나님을 경외하는 백성들은 그들에게 미친 여러 세기의 박해를 그들의 구원의 주를 영화롭게 한 인내와 성실로 견디었다. 그들은 토벌을 당하여 비인도적인 학살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진리를 선포하기 위하여 전도자를 파견하는 일을 그치지 아니하였다. 그들은 잡혀서 죽임을 당하였으나 도리어 그들의 피는 이미 뿌린 씨에 물을 주게 되어 결실을 가져다주었다. 이와 같이 왈덴스인들은 루터가 나기 수세기 전에 하나님을 위하여 증거하였다. 여러 나라로 흩어진 그들은 위클리프 시대에 시작된 종교개혁의 씨를 뿌렸는데, 그 운동은 루터 시대에 이르러 한층 더 깊고 넓게 자라났으며,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의 증거를 인하여” (계 1:9) 모든 고난을 즐거움으로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마지막 시대까지 계속하여 진행될 것이다. GC 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