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의 대쟁투

177/445

피에 취한 국민 의회

이성의 예배를 소개한 한 변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입법 의원 여러분, 광신은 이성 앞에 길을 양보했습니다. 그 흐린 눈으로는 빛의 광채를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무수한 군중이 고딕식 둥근 천장 아래 모였습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진리를 다시 반향 (反響) 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프랑스 국민은 유일의 참 예배, 곧 자유와 이성에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또 여기서 공화국의 군대의 성공을 위하여 기원하였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물체 곧 자연의 걸작품인 이성의 여신을 취하기 위하여 생기 없는 우상을 버렸습니다” (M.A.Thiers, History of the French Revolution, vol.2, pp.370, 371). GC 275.3

여신이 식장에 들어가자마자 변사는 그의 손을 잡고 회중을 향하여 말하였다. “사람들이여, 그대들의 공포심이 만들어낸 무력한 하나님의 분노 앞에서 더 이상 떨지 말라.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이성 이외는 아무것도 신으로 인정치 말라. 나는 여러분에게 이성의 가장 숭고하고 순결한 상 (像) 을 여기서 보여 준다. 만일 여러분이 반드시 우상을 가져야 한다면 이와 같은 우상에게만 제사를 드려라. 자 이성의 여신의 제막식을 자유의 의회 앞에서 거행한다.” GC 276.1

“여신은 의회장의 포옹을 받은 후 화려한 수레에 태워져, 많은 군중들 사이를 통과하여 노트르담 성당으로 인도되었다. 거기서 그는 하나님의 위치를 차지하여 높은 제단 위에 앉아 참석한 모든 자들의 경배를 받았다” (Alison, vol.1, ch.17). GC 276.2

이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공중 앞에서 성경을 불태워 버리는 일이 있었다. 어떤 회합에서는 박물관 서민 협회의 사람들이 “이성 만세”를 부르면서 시 (市) 의 공회당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막대기 끝에다가 반쯤 불타다 남은 몇 권의 책들을 꿰뚫어 메고 갔다. 그 책들 중에는 천주교의 성무일과 (聖務日課), 미사서, 신구약 성경 등이 있었는데, 의장은 그 책들에 대하여 “인류에게 온갖 어리석은 일을 행하게 하였으므로 큰 불로 보응을 받았다” (Journal of Paris, 1973, No.381.Quoted in Buchez-Roux, Collection of Parliamentary History, vol.30, pp.200, 201) 고 말하였다. GC 276.3

그런데 무신론자들이 완성시키고 있었던 일을 시작한 것은 법왕권이었다. 프랑스를 급속히 멸망으로 밀어넣은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인 모든 상태는 로마교의 정책이 이루어 놓았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무서운 상태를 기술한 한 저자는 왕위와 교회가 그 극단적인 행동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부록 21 참조). 엄격히 비판하면 그것들은 모두 교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법왕교는 종교개혁을 왕위의 적이요, 국가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는 불화의 요소라고 말함으로써 왕들의 마음을 자극하였다. 왕위를 통하여 가장 비참하고 잔인하며 가장 견딜 수 없는 압제와 박해를 행한 것은 그와 같은 모양으로 고취된 로마의 정신에 의한 것이었다. GC 276.4

자유의 정신은 성경과 병행하였다. 복음을 받아들인 곳에서는 어디서나 사람들의 마음이 각성되었다. 그들은 무지와 부도덕과 미신의 노예로 속박되어 온 질곡 (桎梏) 을 깨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자유인으로 생각하고 행하기 시작하였다. 왕들은 그러한 일들을 보고 저들의 전제 정치의 장래를 염려하였다. GC 277.1

로마는 왕들의 질투적 공포심을 자극하는 데 게으르지 않았다. 1525년에 법왕은 프랑스의 섭정 (攝政) 에게 말하였다. “이 종교광 (宗敎狂-프로테스탄트를 가리킴) 들은 종교계를 혼란케 하고 파괴할 뿐만 아니라 나라의 통치권, 귀족 계급, 법률, 질서, 계급 등을 파괴하는 자들이다” (G.de F’elice, History of the Protestants of France, b.1, ch.2, Par.8). 불과 몇 년 후에 법왕 사절은 황제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다. “폐하여, 속지 마십시오. 프로테스탄트들은 종교의 질서는 물론이요, 국가의 질서도 모두 전복시킬 것입니다. 왕위는 제단 (祭壇) 과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새 종교가 들어오면 새 정부가 필연적으로 들어설 것입니다” (D’Aubigne, History of the Reformation in Europe in the Time of Calvin, b.2, ch.36). 또한 신학자들은 프로테스탄트들에 대하여 “사람들을 유인하여 신기한 것과 어리석은 일을 하게하며, 왕으로 하여금 신하들의 충성심을 잃어버리게 하여 교회와 나라를 다 같이 파괴시키는 자들이다”고 주장함으로 백성들의 편견에 호소하였다. GC 277.2

이리하여 로마교는 프랑스가 종교개혁 운동을 반대하게 하는 일에 성공하였다. “프랑스에서 박해의 칼을 처음으로 든 것은 왕위를 지탱하고, 귀족을 보호하고, 법률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Wylie, b.13, ch.4). GC 2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