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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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쟁투의 파노라마

보좌 위에는 십자가가 나타난다. 그리고 마치 파노라마처럼 아담의 유혹과 타락 그리고 구속의 위대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역력히 나타난다. 구주의 비천한 탄생, 유년 시절의 단순함과 순종, 요단강에서의 침례, 광야에서의 금식과 시험, 그의 공중(公衆) 봉사, 하늘의 고귀한 축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심, 사랑과 자비로 가득 찬 매일의 생애, 기도로 보내신 밤과 한적한 산중에서의 명상, 질투의 음모와 증오와 그가 베푼 은혜의 보답으로 온 악의, 겟세마네 동산에서 온 세상의 죄의 무거운 짐에 눌려 치른 두렵고도 형언할 수 없는 고뇌, 배반을 당하여 살인 폭력배들의 손에 들어 가심과 그 참혹한 밤에 생긴 두려운 사건들, 아무 대항도 하지 않는 죄수, 그의 가장 사랑하는 제자들에게서 버림을 당하심, 예루살렘 거리를 폭도들에게 난폭하게 끌리어 가시는 광경, 하나님의 아들이 오만한 안나스 앞에 끌려오고 대제사장의 저택과 빌라도의 법정에서 심문을 받으심, 비겁하고 잔인한 헤롯 앞에서 조롱과 모욕과 고문을 받으시고 마침내 사형 선고를 받으신 이 모든 일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SR 423.1

그리고 이제 난폭한 군중들 앞에서 전개되는 최후의 광경 즉, 인종(忍從)의 수난자가 갈바리로 향하여 나아가시는 광경, 하늘의 왕이 십자가에 달리심과 그리고 오만한 제사장들, 조롱을 일삼는 폭도들이 숨이 끊어질 듯한 고민중에 계시는 그를 모욕하는 광경, 초자연적인 암흑,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파열되고 무덤이 열리는 광경, 이러한 일은 세상의 구주께서 당신의 생명을 희생하시는 순간에 일어난 일들이다. SR 423.2

이러한 무서운 광경이 실제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 사단과 악한 천사들과 그리고 그의 부하들은 실지로 저들이 저지른 일을 묘사한 그 광경에서 돌아설 힘이 없다. 그 당시에 그런 역할을 했던 자들이 각각 자기의 행위를 회상한다. 이스라엘의 왕을 죽이려고 베들레헴의 무죄한 어린 것들을 몰살한 헤롯, 침례 요한의 피의 책임을 져야 할 비루한 헤롯, 유약하고 기회주의자였던 빌라도, 조롱하는 군사,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라고 부르짖는 제사장들과 관원들과 미친 군중, 이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저지른 죄악의 흉악성을 볼 것이다. 이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얼굴에서 쏟아지는 태양빛보다 더 밝은 위엄 있는 광채를 피하려고 헛되이 애를 쓴다. 그 때 구원을 받은 사람들은 저희 면류관을 벗어서 구주의 발 앞에 던지며 “주님은 나를 위하여 죽으셨나이다”라고 외친다. SR 424.1

구원받은 무리 가운데는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있고, 영웅 바울과 열성적이던 베드로와 사랑하고 사랑을 받던 요한과 진실한 마음을 가진 형제들이 순교자의 큰 무리들과 섞여 있다. 그리고 성밖에는 온갖 추악하고 가증한 무리들과 함께 일찍이 성도들을 핍박하고 투옥하고 살해한 자들이 있다. 거기에는 한때 그리스도인들을 고문하고 극도로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의 모양을 보고 악마적인 쾌락을 느끼던 잔인 무도한 네로 황제가 있는데 그는 일찍이 자기가 괴롭히던 하나님의 백성들이 의기 양양하게 기쁨에 넘쳐 있는 것을 본다. 또한 네로의 어머니도 그곳에 있는데 그는 자기가 스스로 저지른 일의 결과를 목격한다. 그는 자기의 악한 성품에 자기 아들에게 얼마나 고스란히 전해졌는지와 자기가 끼친 영향과 모본에 의해서 조장되고 계발된 정욕이 세상을 전율(戰慄)시킨 죄악의 열매를 맺게 한 것을 본다. SR 424.2

거기에는 그리스도의 대사라고 자칭하면서 하나님의 백성의 양심을 지배하려고 고문대와 지하 감옥과 화형주를 만들었던 법왕권의 사제와 고위 성직자들도 있고 하나님보다도 자기를 높이면서 참람되게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율법을 변개한 오만한 법왕들도 있다. 이들 교회의 거짓 교부들은 하나님 앞에 청산해야 할 것이 있다. 그들은 할 수만 있으면 그런 일을 면제받고 싶어할 것이다. 그들은 전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율법을 지극히 아끼시는 것과 범죄한 자를 결단코 묵인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때가 너무 늦었다. 또한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고통당하는 당신의 백성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신 것을 알 것이며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고 하신 주님의 말씀의 참뜻을 깨달을 것이다. SR 4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