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이들
실망했으나 버림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께서 재림하시리라고 바라던 그 시간은 지나갔으나 구주께서는 오시지 않으셨다. 그들은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가지고 주의 강림을 기다려 왔기 때문에 지금은 마치 마리아가 구주의 무덤에 갔을 때에 무덤이 빈 것을 보고 울며 “사람이 내 주를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내가 알지 못함이니이다”(요 20:13)라고 부르짖던 때와 똑같은 심정이었다. SR 371.3
그 기별이 참될지도 모른다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믿지 않는 세상을 잠시 동안 제어(制御)하고 있었다. 그 시간이 지나서도 이 제어하는 힘이 즉시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실망을 당한 사람들에 대하여 감히 뻐기지는 못하였으나 하나님의 진노의 표시가 보이지 않자 두려움은 사라지고 비방하며 조롱하기 시작하였다. 주께서 속히 임하신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해 온 많은 사람들이 저들의 신앙을 취소하였다. 매우 확신을 가졌던 사람들도 자존심이 받은 심한 상처 때문에 세상에서 어디로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요나처럼 하나님을 원망하며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것을 원하였다. 하나님의 말씀 위에 믿음의 기초를 세우지 않고 남의 의견에 따라 산 사람들은 저희 견해를 바꾸려고 하였다. 조롱하는 자들은 믿음이 연약하고 우유 부단한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이끌어서 함께 연합하여 이제는 두려워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고 선언하였다. 시간은 지나갔고 주께서는 오시지 않았다. 세상은 다시 여전히 수천년 지속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SR 371.4
열성 있고 신실한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렸고 그리스도의 임재를 깊이 느꼈었다. 그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마지막 경고의 기별을 전하였다고 믿었고 또한 미구에 거룩하신 주님과 하늘 천사와 함께 사귈 줄로 기대하여 믿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절교했었다. 그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속히 오시옵소서”라고 기도했었다. 그러나 그분은 오시지 않은 것이다. 이제 생애의 염려와 무거운 짐을 다시 지고 세상의 조소와 조롱을 당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그들의 믿음과 인내에 대한 무서운 시련이었다. SR 372.1
그러나 이 실망도 제자들이 예수의 초림시에 경험한 것에 비하면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다. 예수께서는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했을 때, 그분을 따르는 자들은 예수께서 곧 다윗의 왕좌에 오르셔서 이스라엘을 저희 압제자들로부터 구원하실 줄로 믿었다. 높은 기대와 예상되는 기쁨으로 그들은 다투어 저희 왕께 영광을 돌렸다. 많은 사람이 예수께서 가시는 길에 저희 옷을 양탄자처럼 펴 놓았고 혹은 잎사귀가 무성한 종려(棕櫚)나무 가지를 뿌렸다. 열광적인 환희로 연합하여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를 외쳤다. SR 372.2
사람들이 기뻐 외치는 소리에 바리새인들이 불쾌하고 성이 나서 예수와 제자들을 책망하자 예수께서는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눅 19:40)고 대답하셨다. 예언은 반드시 성취되어야 한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였으면서도 쓰라린 실망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예수의 고통스런 죽음을 목격하고 그분을 무덤에 장사해야만 했다. 제자들이 기대한 것은 한 가지도 실현되지 않았으며 저희의 희망은 예수와 함께 죽어 버렸다. 주께서 승리하여 무덤에서 나오시기까지 그들은 예언 가운데 “그리스도가 해를 받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야 할 것”(행 17:3)이라는 예언을 깨닫지 못했다. 첫째와 둘째 천사의 기별에 대한 예언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성취되었다. 첫째와 둘째 천사의 기별은 정한 시간에 전파되어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통해 이룩하고자 하신 사업을 성취하였다. SR 373.1
세상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스도께서 오시지 아니하면 재림운동의 모든 조직이 와해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가혹한 시험 속에서 저희 믿음을 버렸으나 믿음을 견고히 지키는 몇 사람이 남아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예언적 기간 계산에서 아무 잘못도 찾아낼 수 없었다. 아무리 유능한 반대자라도 그들의 주장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고대하던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저희의 믿음을 동요시킬 수는 없었다. SR 373.2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버리지 않으셨다. 이미 받은 빛을 경솔하게 버리지 않고 재림운동을 거부하지 않는 사람들과 성령께서 함께 계셨다. 사도 바울은 각 시대를 내려다보면서 이 위기 속에서 시련을 당하며 기다리고 있는 자들을 위하여 격려와 경고의 말씀을 기록하였다.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느니라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을 받기 위함이라 잠시 잠깐 후면 오실 이가 오시리니 지체하지 아니하시리라 오직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저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 10:35-39). SR 374.1
그들의 유일한 안전책은 하나님께로부터 이미 받은 빛을 사랑하며 그의 약속을 굳게 붙잡고 계속 성경을 연구하면서 인내하며 그 이상의 빛을 받기 위하여 깨어 기다리는 것이었다. SR 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