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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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자가 된 하와

하와는 자기 손으로 그 실과를 따서 먹고 그 금단의 열매가 주는 활기를 받아 새롭고 고상한 삶의 생명력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금단의 열매를 두 손에 쥐고 자기 남편을 찾아다닐 때 하와는 이상하고도 부자연스러운 흥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와는 남편에게 그 뱀이 말한 지혜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즉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로 남편을 인도하기를 원했다. 하와는 그 열매를 따 먹었는데도 죽음을 느끼는 대신 유쾌함과 활기를 느낀다고 그 남편에게 말했다. 하와는 불순종하자마자 즉시 남편을 타락시키는 강력한 매개자가 되었다. SR 35.1

나는 아담의 얼굴에 슬픈 빛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는 두려워하고 놀란 듯하였다. 마음속에 갈등이 일고 있는 듯했다. 아담은 하와에게 이것은 자기들이 경고를 받은 원수가 확실하다고 하면서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와는 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하와는 자신은 아무 해로운 영향을 느끼지 못하고 도리어 매우 유쾌하다고 하며 그 열매를 먹으라고 졸랐다. SR 35.2

아담은 자기의 배우자가 그들의 충성과 사랑의 시금석으로 그들에게 과해진 유일한 금지사항을 범한 줄 알게 되었다. 하와는 뱀이 “너희가 결코 죽지 않”으리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자기는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아무런 징후도 느끼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천사들이나 느낄 것 같은 그런 유쾌함을 느끼게 된 것을 보면 뱀의 말이 참말이 아니냐고 따졌다. SR 36.1

아담은 하와가 자기 곁에서 떠났던 것을 후회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아담은 지금껏 그가 교제하기를 좋아했던 그녀와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와에 대한 아담의 사랑은 뜨거웠다. 아담은 깊은 실망 가운데서 하와와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심하였다. 아담은 자기의 일부분인 하와가 죽어야 한다면 자기도 그와 함께 죽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자기가 하와와 헤어진다는 생각은 견딜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비하시고 은혜로우신 창조주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였다. 자기를 흙을 가지고 생명이 있는 아름다운 모양으로 지으셨을 뿐만 아니라 하와를 지으셔서 그의 배필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서 능히 하와를 대신할 다른 여자를 주실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였다. 결국 이 지혜로운 뱀의 말이 옳을 수도 있지 않을까? 자기 앞에 있는 하와는 불순종을 저지르기 전과 마찬가지로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외형상 아무런 죄도 없는 것 같았다. 하와가 불순종하기 전보다 더 크고 더 열렬한 사랑을 표현할 때 그 과일을 먹은 영향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아담은 하와에게 아무런 죽음의 징후도 볼 수 없었다. 하와가 과일을 먹던 행복한 체험을 말하고 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호소할 때 아담은 그 결과야 어떻게 되든지 열매를 먹기로 결심했다. 그는 열매를 붙잡고 급하게 먹었다. 하와처럼 그도 열매의 해로운 결과를 즉시 느끼지는 못했다. SR 36.2

하와는 자기가 선과 악을 능히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좀더 높은 지식의 경지에 들어가려는 오만한 열망은 하와로 하여금 뱀이 그녀의 복지에 크게 관심을 가진 특별한 친구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와가 만일 자기 남편을 찾아가 함께 저희의 창조주께 뱀이 말한 이야기를 전하였던들 그들은 즉시 사단의 교활한 유혹에서 건짐을 받았을 것이다. 주께서는 그들이 지식의 나무의 열매에 대해 조사하기를 원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이는 그렇게 한다면 변장한 사단의 유혹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가 열매를 만지지 않는다면 완전히 안전하리라는 것을 아셨다. SR 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