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와 왕
44장 사자굴에서
메대 사람 다리오는 이전에 바벨론의 통치자들이 차지하고 있던 보좌를 취한 후에 그 정부를 재조직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방백 일백이십 명을 세”우고 “또 그들 위에 총리 셋을 두었으니 다니엘이 그 중에 하나이라 이는 방백들로 총리에게 자기의 직무를 보고하게 하여 왕에게 손해가 없게 하려 함이었더라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하여 총리들과 방백들 위에 뛰어나므로 왕이 그를 세워 전국을 다스리게 하고자 한지라.” PK 539.1
다니엘에게 주어진 명예들은 그 나라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질투심을 자극하였고 그들은 다니엘을 대적하여 이의(異議)를 제기할 기회를 찾았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것도 찾지 못하였는데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 PK 539.2
다니엘의 흠 없는 행동은 여전히 그의 원수들의 질투심을 더욱더 자극시켰다…그들은 “이 다니엘은 그 하나님의 율법에 대하여 그 틈을 얻지 못하면 그를 고소할 수 없으리라”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PK 539.3
그 후 즉시 총리들과 방백들이 함께 의논해서 한 가지 방책을 생각해 냈는데 그것으로 저희가 선지자를 죽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들은 나라 안에 있는 어떤 사람이라도 30일 동안 다리오 왕 외에 하나님께나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 곧 저희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금령에 왕이 어인을 찍어 주도록 요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 금령을 범하는 자는 사자 굴에 던지는 형벌을 가하기로 하였다. PK 540.1
따라서 방백들은 이와 같은 금령을 준비하고 그것을 다리오 왕에게 제출하여 어인을 찍도록 간청하였다. 그들은 왕의 허영심에 호소하여 이 칙령을 내리면 그의 명예와 권위를 크게 더할 것이라고 설득시켰다. 방백들의 교묘한 목적을 알지 못한 왕은 금령에 나타난 그들의 질투심을 분별하지 못하고 그들의 아첨에 굴복하여 금령에 어인을 찍었다. PK 540.2
다니엘의 원수들은 이제 여호와의 종을 해하기 위하여 완벽하게 파 놓은 함정에 대하여 기뻐하면서 다리오왕의 어전을 떠났다. 이 같은 음모를 꾸미는데 사단이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선지자는 그 나라를 다스리는 높은 지위에 있었으므로 사단은 다니엘의 감화력이 지도층을 주관하는 자기의 지배권을 약화시키지나 않을까 염려하였다. 방백들을 충동하여 시기하고 질투하게 한 사람들은 사단의 대리자들이었고 다니엘을 멸할 계획을 하도록 작용한 자들도 그들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악의 도구가 된 방백들은 이 계획을 실천하였다. PK 540.3
선지자의 원수들은 다니엘이 확고부동하게 원칙을 고수하는 일이야말로 그들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다는 보증으로 여겼다. 그들은 다니엘의 품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실수하지 아니하였다. 다니엘은 금령을 만드는 그들의 악의에 찬 의도를 재빨리 알았으나 조금도 그의 행동을 바꾸지 아니하였다. 그에게 기도가 가장 필요되는 지금에 왜 그가 기도하기를 멈출 것인가? 차라리 그는 생명 그 자체를 버릴지언정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그의 소망을 버리고자 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침착하게 방백들의 수령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였고 기도의 시간에는 그의 방에 들어가 평상시의 규례를 따라 예루살렘을 향하여 열린 창문에서 하늘의 하나님께 그 소원을 아뢰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감추려고 노력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그가 하나님께 충성하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동요하지 아니하였다. 그를 멸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는 자들 앞에서 그는 하늘과 자기의 관계가 단절된 것처럼 보이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아니하였다. 왕이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모든 사항에 대해서 그는 기꺼이 순종할 것이었다. 그러나 왕도, 그의 금령도 그를 만왕의 왕에 대한 충성의 길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PK 540.4
이와 같이 선지자는 담대하면서도 침착하고 겸손하게 어떠한 세상의 권력도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선언하였다. 우상 숭배자들에게 둘러싸인 다니엘은 이 진리에 대한 충성스러운 증인이었다. 의에 대한 다니엘의 굴하지 않는 집착은 그 이교의 궁정의 도덕적 흑암 가운데 빛나는 밝은 빛이었다. 다니엘은 그리스도인의 담대함과 성실함의 값있는 모본으로서 오늘날 세상 앞에 서 있다. PK 542.1
방백들은 하루 종일 다니엘을 감시하였다. 세 번 그들은 다니엘이 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세 번 그가 음성을 높여 하나님께 열렬히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다. 다음날 아침 그들은 왕의 앞에 그를 송사하였다. 왕이 가장 존경하는 충성스러운 정치가 다니엘이 왕의 금령을 무시하였다. 그들은 왕에게 “왕이여 왕이 이미 금령에 어인을 찍어서 이제부터 삼십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에 어느 신에게나 사람에게 구하면 사자굴에 던져 넣기로 하지 아니하였나이까”라고 다짐하였다. PK 542.2
왕은 대답하기를 “이 일이 적실하니 메대와 바사의 변개치 아니하는 규례대로 된 것이니라”고 하였다. PK 542.3
의기양양하게 그들은 이제 그의 가장 신임하는 고문의 행동을 다리오에게 고하였다. 그들은 “왕이여 사로잡혀 온 유다 자손 중에 그 다니엘이 왕과 왕의 어인이 찍힌 금령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하루 세 번씩 기도하나이다”라고 부르짖었다. PK 542.4
왕은 이 말을 들었을 때에 즉시 그의 충성스러운 종을 해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올무를 보았다. 그는 방백들이 왕의 금령을 내리도록 제의한 것은 왕의 영광과 명예를 위한 열심이 아니요 다니엘에 대한 질투심인 것을 알았다. 이미 화가 미치고 있는 자기편을 위하여 “심히 근심하여” 왕은 그의 친구를 구원하고자 “힘을 다하여 해가 질 때까지 이르”렀다. 왕의 편에서 이런 노력을 하리라는 것을 예기한 방백들은 왕에게 나아와 “왕이여 메대와 바사의 규례를 아시거니와 왕의 세우신 금령과 법도는 변개하지 못할 것이니이다”고 하였다. 이 금령은 비록 조급히 만들기는 하였으나 변개할 수 없었고 집행하여야 하였다. PK 543.1
“이에 왕이 명하매 다니엘을 끌어다가 사자굴에 던져 넣는지라 왕이 다니엘에게 일러 가로되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 하니라.” 돌로 굴 아구를 막았고 왕이 친히 “어인과 귀인들의 인을 쳐서 봉하였으니 이는 다니엘 처치한 것을 변개함이 없게 하려 함이었더라 왕이 궁에 돌아가서는 밤이 맞도록 금식하고 그 앞에 기악을 그치고 침수를 폐하”였다. PK 543.2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의 원수들이 그를 사자굴에 던져 넣는 것을 금하시지 않으시고 악한 천사들과 악인들이 저희 목적을 좀 더 성취하도록 허락하신 것은 당신의 종의 구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진리와 의에 대한 원수들의 패배를 더욱 완전하게 하고자 하심이었다. “진실로 사람의 노는 장차 주를 찬송하게 될 것이”라고 시편기자는 증언하였다. 정책보다는 오히려 의를 따르고자 선택한 이 한 사람의 용기를 통하여 사단은 패배하고 하나님의 성호는 존귀와 영광을 받아야 하였다. PK 543.3
다음날 이른 아침에 다리오 왕은 급히 사자굴로 가서 “슬피 소리 질러”, “사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너의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에게서 너를 구원하시기에 능하셨느냐”고 하였다. PK 544.1
선지자의 음성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왕이여 원컨대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상해치 아니하였사오니 이는 나의 무죄함이 그 앞에 명백함이오며 나는 왕의 앞에도 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나이다.” PK 544.2
“왕이 심히 기뻐서 명하여 다니엘을 굴에서 올리라 하매 그들이 다니엘을 굴에서 올린즉 그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가 자기 하나님을 의뢰함이었더라.” PK 544.3
“왕이 명을 내려 다니엘을 참소한 사람들을 끌어오게 하고 그들을 그 처자들과 함께 사자 굴에 던져 넣게 하였더니 그들이 굴 밑에 닿기 전에 사자가 곧 그들을 움켜서 그 뼈까지도 부숴뜨렸더라.” PK 544.4
다시 한 번 이교의 통치자는 다니엘의 하나님을 참 하나님으로 높이는 조서를 내렸다. “다리오 왕이 온 땅에 있는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들에게 조서를 내려 가로되 원컨대 많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내가 이제 조서를 내리노라 내 나라 관할에 있는 사람들은 다 다니엘의 하나님 앞에서 떨며 두려워할지니 그는 사시는 하나님이시요 영원히 변치 않으실 자시며 그 나라는 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그 권세는 무궁할 것이며 그는 구원도 하시며 건져내기도 하시며 하늘에서든지 땅에서든지 이적과 기사를 행하시는 자로서 다니엘을 구원하여 사자의 입에서 벗어나게 하셨음이니라 하였더라.” PK 544.5
하나님의 종에 대한 악의에 찬 반대는 완전히 좌절되었다. “다니엘이 다리오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스왕의 시대에 형통”하였다. 이교의 군주들은 다니엘과의 교제를 통하여 다니엘의 하나님을 “사시는 하나님이시요 영원히 변치 않으실 자시며 그 나라는 망하지 아니할 것이”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PK 545.1
다니엘이 구원받은 이야기에서 우리는 시련과 우울한 때에도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들의 장래가 희망으로 빛나고 저희가 처한 환경이 소원하던 대로 되었을 때와 똑같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사자굴 속의 다니엘은 그 나라의 대신들의 수령으로서, 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선지자로서, 왕 앞에 섰던 동일한 다니엘이었다. 그 마음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그의 최대의 시련의 때에도 하나님과 사람의 빛과 은총이 그에게 비추이던 번영의 때와 똑같을 것이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도달하여 영원한 실체를 붙잡는다. PK 545.2
하늘은 의를 위하여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가깝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충성스러운 백성의 이해관계를 당신의 것과 동일시하시고 몸소 당신의 성도들의 고통에 동참하시므로 누구든지 당신의 택하신 사람들을 해하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해하는 것이다. 육체적 해와 고통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하여 가까이 있는 그 능력은 또한 보다 큰 해에서 구원하기 위하여서도 가까이 있어서 하나님의 종으로 하여금 모든 환경 아래서도 성실을 유지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통하여 승리할 수 있게 하신다. PK 545.3
바벨론과 메대 바사 나라의 정치가로서 다니엘이 당한 경험은 사업가란 반드시 기획을 잘하는 정략가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 발걸음마다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 보인다. 다니엘은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의 총리임과 동시에 하늘의 영감의 빛을 받는 하나님의 선지자였다. 영감의 기록에서 다니엘은 우리와 같은 성정의 사람이로되 과오가 없는 사람이라고 묘사하였다. 그의 원수들의 면밀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그의 업무 처리에는 한 가지의 흠도 발견되지 아니하였다. 다니엘은 모든 사업가들이 그들의 마음을 바꾸어 거룩하게 하고 그들의 동기가 하나님 보시기에 의롭게 되었을 때에,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PK 546.1
하늘의 요구를 엄격하게 순종하면 영적 축복은 물론 현세적 축복도 받게 된다. 하나님께 대한 그의 충성심이 확고부동하고 사리사욕의 지배에 굴하지 아니한 다니엘은 그의 고상한 품격과 변함없는 성실로 아직 청년의 때에 그를 감독하는 이방 관원의 “은혜와 긍휼을”입었다. 동일한 특징이 그의 후년의 생애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빠른 템포로 바벨론 나라의 총리의 직분에 올랐다. 뒤따른 군주들의 통치를 거치는 동안 그 나라가 몰락하고 다른 세계 제국이 설립되었으나 그의 지혜와 정치적 수완이 탁월했기 때문에, 그의 재주와 예모와 티 없이 선한 마음과 원칙에 대한 성실성이 그토록 완전하였으므로 그의 원수들까지도 “아무 틈, 아무 허물을 얻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됨”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PK 546.2
국사의 중임과 세계적인 지배권을 가진 나라들의 비밀들을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다니엘은 하나님께로부터도 당신의 대사로서 영광을 받았을 뿐 아니라 올 여러 세대의 비밀에 대한 많은 계시들을 받았다. 그의 이름이 붙은 책 7장에서 12장까지에 그가 기록한 놀라운 예언들을 선지자 자신도 충분히 깨닫지 못하였으나 “마지막 때” 곧 이 세상 역사의 종말에 그는 자기의 몫을 담당하고 그의 업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복된 보증을 그의 필생의 사업이 마치기 전에 받았다.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거룩하신 목적 모두를 다니엘이 이해하도록 하시기 위하여 주신 것은 아니었다. 다니엘은 그의 예언의 기록들에 관하여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것은 “마지막 때까지” 인봉 되어야 하였다. 천사는 다시 한 번 여호와의 충성스러운 사자에게 지시하기를 “다니엘아 갈지어다 대저 이 말은 마지막 때까지 간수하고 봉함할 것임이니라…너는 가서 마지막을 기다리라 이는 네가 평안히 쉬다가 끝 날에는 네 업을 누릴 것임이니라”(단 12:4, 9, 13)고 하였다. PK 547.1
이 세상 역사의 종말이 가까이 이르고 있는 이 때, 다니엘이 기록한 예언들은 우리가 사는 바로 이 시대와 관계가 있으므로 우리는 그것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예언들은 신약 성서의 마지막 책의 가르침과 연결시켜야 한다. 사단은 많은 사람들로 다니엘과 계시자 요한의 기록 중 예언된 부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도록 인도했다. 그러나 이 예언들을 연구하면 특별한 축복이 함께하리라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말세에 개봉해야 할 다니엘의 계시에 대하여 “지혜 있는 자는 깨달으리라”(단 12:10)고 말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각 시대를 통하여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을 인도하기 위하여 당신의 종 요한에게 주신 계시에 대하여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들과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계 1:3)다고 약속되었다. PK 547.2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 명확하게 나타난 열국의 흥망성쇠에서 우리는 단순한 외적·세속적 영광이 얼마나 무가치한지를 배울 필요가 있다. 바벨론과 그 모든 권세와 장려함, 곧 이제까지 우리들의 세계에서 결코 본 일이 없고 그 시대 백성에게 매우 견고하고 영속할 것처럼 보이던 권세와 장려함이 얼마나 완전히 사라져 버렸는가! “풀의 꽃과 같이” 바벨론은 망하였다. 메대 바사 나라와 헬라와 로마 나라도 그처럼 망하였다. 하나님으로 그 기초를 삼지 아니한 모든 나라가 그처럼 망할 것이다. 하나님의 목적과 일치되고 당신의 품성을 나타내는 나라만이 견딜 수 있다. PK 548.1
열국의 역사와 장차 올 일들에 관한 계시에서 하나님의 목적의 성취를 주의 깊이 연구하는 일은 보이는 사물과 보이지 않는 사물의 참 가치를 평가하고 생애의 참 목적이 무엇임을 배울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이와 같이 시대의 사건들을 영원한 빛에 비추어 봄으로 우리는 다니엘과 그의 동무들처럼 참되고 고상하고 영속적인 일을 위하여 살 수 있다. 영원 무궁히 영속할 축복의 나라, 우리 구주의 나라의 원칙들을 현세에서 배움으로 우리도 주께서 오실 때에 주와 함께 그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PK 5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