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증언 4

21/94

16 장 — 여리고를 정복함

모세가 죽은 후에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지도자로 임명되었다. 그는 이런 중책을 맡을 만한 좋은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방황하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모세밑에서 총리 대신의 역할을 해 왔었다. 그는 모세가 행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役事) 들을 목격했고, 백성들의 기질을 잘 이해했다. 그는 약속의 땅을 탐지하러 파송되었던 열두 정탐꾼의 하나로, 그 땅의 비옥함에 대한 신실한 보고를 하면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올라가서 그 땅을 차지하자고 독려했던 두 사람 중의 하나였다. 4T 156.2

주께서는 그가 그분의 모든 계명을 신실히 준수한다면, 그분께서 모세와 함께 하셨던 것처럼 그와 함께 하실 것이며, 가나안 땅을 그가 쉽게 정복하도록 해 주겠다고 여호수아에게 약속하셨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들이라는, 하나님께서 그에게 내리신 명령의 집행에 관하여 염려해 왔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증은 그의 두려움을 없애 주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3일 길 여행을 위하여 그리고 모든 군사들에게 전쟁을 위하여 준비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당신이 우리에게 명하신 것은 우리가 다 행할 것이요 당신이 우리를 보내시는 곳에는 우리가 가리이다 우리는 범사에 모세를 청종한 것 같이 당신을 청종하려니와 오직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모세와 함께 계시던 것 같이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원하나이다 누구든지 당신의 명령을 거역하며 무릇 당신의 시키시는 말씀을 청종치 아니하는 자 그는 죽임을 당하리니 오직 당신은 마음을 강하게 하시며 담대히 하소서” (수 1:16-18). 4T 156.3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가는 일이 극적이 되도록 계획하셨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내일 여호와께서 그들 가운데서 기사 (奇事) 들을 행하실 것이므로 스스로 성결케 하라고 명했다. 지정된 시간에, 그는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율법이 담긴 법궤를 메고 그것을 백성들 앞서서 지고 가라고 지시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오늘부터 시작하여 너를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크게 하여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는 것을 그들로 알게 하리라” (수 3:7). 4T 157.1

제사장들은 그들의 지도자의 명령을 순종하여 언약궤를 메고 백성들 앞서 갔다. 히브리 백성들은 긴 행렬을 이루어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물인 이 법궤를 뒤따랐다. 길고 넓은 행렬이 줄지어 요단강 둑으로 내려갔고, 제사장들의 발이 강 가장자리에서 물에 잠겼을 때, 물이 위로부터 끊겼고, 아래쪽의 물은 흘러가 버려 강바닥이 드러나 버렸다.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궤를 메고 계속 전진했고, 백성들은 뒤따랐다. 요단강 중간에서 제사장들은 모든 히브리 백성들이 다 건널 때까지 하상 (河床) 에 머물러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것은 요단강 물을 멈추게 한 능력은 그들의 선조들이 40년 전 홍해를 건널 수 있게 한 동일한 능력이었다는 사실을 힘있게 그들의 마음에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4T 157.2

어릴 때 홍해를 건넜던 많은 사람들은 이제 유사한 기적 덕분에 전쟁을 위해 무장을 갖춘 전사 (戰士) 들로서 요단강을 건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두 요단을 건넌 후 여호수아는 제사장들에게 강에서 나와 올라오라고 명했다. 그들이 언약궤를 메고 건너편 강가에 안전히 발을 디뎠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능하신 손을 거두셨고, 쌓였던 물은 강력한 홍수처럼 강의 원래의 통로로 밀려 내려갔다. 요단강의 물은 물밀듯이, 요동치는 홍수처럼 그 모든 둑을 넘쳐흘러 내려갔다. 4T 158.1

그러나 제사장들이 강에서 올라오기 전에, 이런 놀라운 기적이 결코 잊혀지지 않도록 주께서는 여호수아에게 각 지파에서 저명한 사람들을 뽑아서 제사장들이 서 있었던 강 하상의 바로 그곳에서 돌들을 취하여 그들의 어깨에 짊어지고 길갈로 가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로 하여금 요단강을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신 사실을 기념하여 기념비를 세우도록 명령하셨다. 이것은 주께서 그들을 위해서 행하신 기적을 끊임없이 생각나게 해 줄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기념물에 관하여 질문할 것이고, 그리하여 거듭 거듭 그들은 최후의 세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도록 각인될 때까지 이 놀라운 역사를 그들에게 되풀이해서 이야기해 줄 것이었다. 4T 158.2

아모리 백성들의 모든 왕들과 가나안 족속의 왕들은 주께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요단강 물을 멈추게 하셨다는 소식을 듣자 마음이 공포로 녹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에 모압 왕들 중 둘을 죽인 바 있었다. 그리고 불어 오르고 맹렬하게 흘러가는 요단강을 그들이 기적적으로 건넌 사실은 그 백성들을 큰 공포심으로 가득 채웠다. 여호수아는 그 다음에 광야에서 태어났던 모든 백성들에게 할례를 행했다. 이 의식을 마친 후에 그들은 여리고 평원에서 유월절을 지켰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오늘날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굴러가게 하셨다” (수 5:9) 고 말씀하셨다. 4T 158.3

이방 나라들은 히브리인들이 애굽을 떠난 후 그들이 곧 기업으로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가나안 땅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님과 그분의 백성을 모욕해 왔었다. 그들의 원수들은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매우 오랫동안 방황해 왔기 때문에 환호해 왔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에 대항하여 거만하게 자신들을 높이면서, 그분은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들일 능력이 없다고 선언했다. 주님은 그의 백성들이 이제 요단강을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심으로써 그분의 능력과 은총을 현저하게 나타내셨다. 그러자 그들의 원수들은 더 이상 그들을 모욕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계속 내렸던 만나는 이제 그쳤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곧 차지하게 될 것이었고, 그 좋은 땅의 과실들을 먹게 되자 그것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4T 158.4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군대로부터 물러나서 묵상하고 하나님의 특별한 임재가 그와 함께 하도록 기도하고 있을 때, 손에는 칼을 빼어 든, 군인 복장의 한 키 큰 사람을 보았다. 여호수아는 그를 이스라엘 군인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적군의 병사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열성 있게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대적을 위하느냐 그가 가로되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으로 이제 왔느니라 여호수아가 땅에 엎드려 절하고 가로되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나이까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하니라” (수 5:13-15). 4T 159.1

하나님의 영광이 성소를 거룩하게 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임재로 말미암아 거룩케 된 곳은 발에 신을 신은 채 결코 들어가지 않았다. 먼지들이 신발에 달라붙어 있을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그것은 성소를 더럽힐 것이다. 그러므로 제사장들은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 그들의 신을 뜰에 벗어 놓도록 요구되었다. 회막문 옆 뜰에는 제사장들이 회막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불결이 제거되도록 그들의 손과 발을 씻는 놋대야가 놓여 있었다. 성소에서 직무를 수행한 모든 사람들은 그분의 영광이 드러난 곳에 들어가기 전에 특별한 준비를 하도록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 4T 159.2

이스라엘의 지도자 앞에 무장한 전사 (戰士) 로 서신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낮에는 구름기둥에, 밤에는 불기둥에 싸여 계시면서 광야를 통과할 때 히브리 백성들을 인도하신 분은 바로 그분이셨다. 그가 다름 아닌 높임을 받으신 분, 그리스도라는 것을 여호수아의 마음에 깊이 각인시키기 위해 그분은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 그분은 여호수아에게 여리고를 정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따라야 할지에 대한 지시를 주셨다. 모든 군인들은 6일 동안 매일 한번씩 그 성을 돌고, 일곱째 날에는 여리고 성 둘레를 일곱 번 돌도록 명령을 받아야 하였다. 4T 159.3

그 명령에 따라 여호수아는 주께서 그에게 지시하신 대로 제사장들과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는 이스라엘 군대들을 완전히 질서 있게 정렬시켰다. 맨 앞에는 전투복을 입은, 무장한 빼낸 무리들이 섰다. 그들은 무기를 다루는 솜씨를 지금 발휘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진 지시들을 믿고 순종하기만 해야 할 것이었다. 그 다음은 나팔을 든 일곱 제사장이 뒤따랐다. 그 뒤를 그들의 신성한 직무를 암시하는 화려하고 특별한 옷을 입은 제사장들이 짊어진 법궤, 금으로 번쩍거리고 그 위에 영광의 후광이 머물고 있는 하나님의 법궤가 뒤따랐다. 이스라엘의 거대한 군대는 각 지파들이 각기 그들의 군기 아래 선 가운데 완전히 질서 있게 뒤를 따랐다. 그와 같이 그들은 하나님의 법궤와 함께 그 성을 돌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다만 그 능한 군대의 발걸음 소리와 골짜기들 사이에서 메아리치고 여리고 성의 거리들을 통하여 울려 퍼지는 나팔의 엄숙한 소리뿐이었다. 4T 160.1

멸망당할 운명에 처한 그 도성의 파수꾼들은 경이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모든 움직임을 주목하였고, 그것을 당국자들에게 보고하였다. 그들은 이 모든 과시 (誇示) 가 무엇을 뜻하는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여리고는 이스라엘 군대와 하늘의 하나님께 도전했었다. 그러나 강력한 군대가 전쟁의 모든 장관 (壯觀) 과 위엄 가운데서 매일 한 바퀴씩 그들의 성 주위를 도는 모습을 보고, 게다가 신성한 법궤의 장엄함과 수행하는 제사장들을 바라보았을 때, 이 인상적이며 신비스런 장면은 왕들과 백성의 마음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그들은 어떤 강력한 공격도 물리칠 자신이 있다고 재차 확신하면서 강력한 방어 시설을 점검하곤 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원수 편에서의 이런 이상야릇한 전시 (展示) 를 통해서 그들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비웃었다. 그러나 매일 성 주위를 도는 웅장한 행렬의 위엄과 광휘를 경이감을 가지고 바라본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40년 전 홍해가 이 백성들 앞에서 갈라졌었다는 사실과, 이제 방금 그들을 위해서 요단강이 갈라져 길을 내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또 어떤 다른 기사들을 그들을 위해서 하실 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문들을 조심스럽게 잠그었고, 강력한 군사들을 배치해 문들을 지켰다. 4T 160.2

엿새 동안 이스라엘 군대는 성 주위를 돌았다. 일곱째 날이 밝아 오자 여호수아는 주의 군대들을 집합시켰다. 이제 그들은 여리고 성 주위를 일곱 번 행진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이미 그들에게 그 성을 주셨으므로, 그들은 나팔들이 강력한 소리를 내면 큰 소리로 외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당당한 군대는 바쳐진 성벽을 돌아 행진했다. 어둑어둑한 이른 아침을 밝히는 하나님의 찬란한 법궤, 번쩍번쩍 빛나는 흉배와 보석들로 장식된 배지를 착용한 제사장들, 그리고 번쩍거리는 갑옷을 입은 전사들의 모습은 참으로 웅장한 행렬이었다. 이른 아침의 텅빈 고요함을 깨뜨리는, 보조를 맞추어 걷는 많은 발걸음들 소리와 이따금 높이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들을 제외하고는 그들은 죽은 사람처럼 조용했다. 거대하고 견고한 석벽들은 사람들의 포위를 비웃는 양 위압적인 자세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4T 161.1

갑자가 거대한 군대가 멈추어 선다. 나팔들이 땅 자체를 흔드는 소리를 내며 터져 나온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소리를 합하여 내는 강력한 외침이 대기를 찢는다. 거대한 망루와 총안 (銃眼) 이 있는 흉장 (胸牆) 들이 상하로 뒤흔들거리며 형체도 없이 파괴되어 땅으로 주저앉는다. 원수의 거민들과 군대들은 공포와 경악으로 마비되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행진해 들어가서 강력한 여리고 성을 사로잡는다. 4T 161.2

하늘 군대들은 거짓 보고를 가져온 정탐꾼들에게는 너무도 무서워 보였던 성벽들을 얼마나 손쉽게 허물어 버렸던가! 사용된 유일한 무기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이스라엘의 전능자께서는 “내가 여리고를 네 손에 붙였” (수 6:2) 다고 말씀하셨다. 성벽들을 쳐부수는 데 있어서 단 한 사람의 군사의 힘이 사용되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영광은 감소되었을 것이며 그분의 뜻은 좌절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전능자에게 맡겨졌다. 그리고 총안이 있는 흉장들의 기초가 지상의 중심부에 세워지고, 그 꼭대기가 하늘 궁륭에 닿았다 할지라도 여호와의 군대 장관께서 그 공격을 지휘하셨을 때는 그 결과가 동일했을 것이다. 4T 161.3

하나님께서는 여리고 성을 그분의 은총 받은 백성에게 주시고, 그분의 이름을 지상의 나라들 가운데서 높이기를 오랫동안 계획해 오셨다. 그분께서 이스라엘을 노예 생활에서 이끌어 내신 40 년 전, 그분은 그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고 제안하셨다. 그러나 악한 불평과 질투심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그분의 노를 격동시켰고, 그분께서는 그들의 불신으로 그분을 모욕한 모든 사람들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죽을 때까지 광야에서 곤비한 세월 동안 방황하도록 하셨다. 여리고 성을 정복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자녀들처럼 그들의 선조들이 그분을 신뢰했었더라면, 40년 전에 그 성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히브리 백성들에게 선언하셨다. 4T 162.1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는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기록되었다.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저희의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아니하신 고로 저희가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느니라 그런 일은 우리의 거울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저희가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고전 10:5, 6). “저희에게 당한 이런 일이 거울이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의 경계로 기록하였느니라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11, 12). 4T 162.2

고대 이스라엘처럼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노라고 공언하는 많은 사람들이 외적으로는 하나님의 법도를 순종하면서도 불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큰 빛과 고귀한 축복으로 은총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반역적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순종의 상급으로서 그들에게 약속하셨던 지상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과 꼭 마찬가지로 하늘 가나안을 잃어버릴 것이다. 4T 162.3

한 백성으로서 우리는 믿음이 부족하다. 오늘날 이스라엘 군대들이 여리고 성을 취할 때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선택된 종을 통해서 주시는 지시들을 순종하는 자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 여호와의 군대 장관은 모든 회중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셨다. 그분은 여호수아와만 교통하셨고, 그는 이 면담의 이야기를 히브리 백성들에게 전달했다. 여호수아의 말을 믿든지 의심하든지, 여호와의 군대장관의 이름으로 그에 의해 주어진 명령을 따르든지 그의 지시를 거역하고 그의 권위를 부정하든지 하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선봉에 서신 하나님의 아들께서 정렬시키고 계신 천사들의 군대를 볼 수 없었다. 그들은 이렇게 추론할 수도 있었다. “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수양의 뿔로 된 나팔을 불면서 성벽을 날마다 행진하는 행위는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저렇게 우뚝 솟아 있는 강력한 성채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을 것이다.” 4T 162.4

그러나 성벽들이 최종적으로 무너져 내리기 이전에 오랫동안에 걸쳐 이 의식을 계속 행한 바로 그 계획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믿음을 증가시킬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4T 163.1

그들은 그들의 힘은 사람의 지혜나 그의 무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들의 구원의 하나님 안에 있다는 사상에 철저하게 감명을 받게 될 것이었다. 그들은 그와 같이 자신들을 제쳐놓고 전적으로 그들의 지도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에 익숙하게 될 것이었다. 4T 163.2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공언하는 사람들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그와 같이 행동할 것인가? 의심할 나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계획을 따르기를 원할 것이며, 그들이 이루려는 목적을 성취하는 다른 길들과 수단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들은 순종의 공로밖에는 그들에게 아무런 영광도 반영해 주지 않는 그토록 단순한 방법에 굴복하기를 몹시 싫어할 것이다. 그들은 또한 강력한 성이 그런 방법으로 정복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러나 의무의 법은 지상 명령이다. 그것이 인간의 이성을 지배해야 한다. 믿음은 모든 장벽을 꿰뚫고 들어가고 모든 장애물들을 뒤엎고 그 깃발을 원수 진영의 심장부에 꽂는 산 능력이다. 4T 163.3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신뢰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이한 일들을 행하실 것이다. 그분의 백성이라고 공언하는 백성들이 더 이상 능력이 없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지혜를 너무 신뢰하고, 그분의 능력을 나타내실 기회를 하나님께 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분은 그들이 전적으로 그분을 신뢰하고 절대적으로 그분을 순종할 때 모든 비상 상태 시에 그분을 믿는 자녀들을 도우실 것이다. 4T 163.4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는 깊은 신비들이 있다. 그분의 섭리 가운데는 불가해한 신비들이 있다. 구원의 계획 안에는 인간이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신비들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무한의 문제들을 풀려는 갈망이 강한, 유한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이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지시된 명백한 방침을 따르기를 등한히 하고 창세로부터 숨겨진 비밀들을 꼬치꼬치 캔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론을 세우고, 참 신앙의 단순성을 상실하고, 주님의 선언들을 믿기에는 너무도 자부심이 강하며, 자만 (自慢) 으로 자신을 둘러싼다. 4T 163.5

우리의 신앙을 공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처지에 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뢰하기 때문에 연약하고 무력하다. 하나님은 의문이나 의심 없이 그분의 말씀을 순종하는 신실한 백성들을 위하여 능한 일을 행하신다. 하늘의 대주재께서는 그분의 천사 군대들과 함께 인간의 도움 없이 여리고 성벽을 쓰러뜨리셨다. 이스라엘의 무장한 용사들은 그들의 성취를 뻐길 까닭이 조금도 없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능력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백성들로 하여금 자아와, 자기 나름의 계획대로 일을 행하려는 갈망을 포기하도록 하라.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에 겸손히 순복하도록 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능력을 소성시키시고 그의 자녀들에게 자유와 승리를 안겨 주실 것이다. 4T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