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15장 이삭의 결혼
아브라함은 이제 노인이 되었고 오래지 않아 죽으리라고 생각되었으나 그의 후손에 관한 약속의 성취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가 할 한 가지 일이 남아 있었다. 이삭은 하나님의 율법의 수호자와 선민의 조상으로서 아브라함을 계승하도록 하나님의 지정을 받은 사람이었으나 아직 미혼이었다. 가나안 주민은 우상숭배에 빠져 있었고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와 같은 결혼이 배교로 인도할 것을 아시고 당신의 백성과 그들 사이의 통혼을 금하셨다. 아브라함은 그의 아들을 두른 부패케 하는 감화의 결과를 두려워하였다. 아브라함의 하나님께 대한 평소의 신앙과 그분의 뜻에 대한 복종은 이삭의 품성에 반영되었다. 그러나 젊은이의 애정은 강한 것이었으며, 더욱이 그는 온순하고 순종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만일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사람과 연합한다면 그는 조화를 위하여 원칙을 희생할 위험이 있었다. 아브라함의 심중에는 자부 선택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그를 떠나게 하지 않을 사람과 결혼시키고자 갈망하였다. PP 171.1
고대에는 결혼 약속이 일반적으로 부모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이것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습이었다. 아무도 그들이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과 결혼하도록 요청되지 않았으나, 청년들은 그들의 애정을 주는 데 있어서 경험 있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부모의 판단에 따라 지도를 받았다. 이와 반대되는 방향을 취하는 것은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일 뿐 아니라 범죄처럼 생각되었다. PP 171.2
아버지의 지혜와 애정을 신뢰하는 이삭은 그 문제를 아버지에게 맡기는 것에 만족하였으며 또 선택하는 일도 하나님께서 친히 지도하여 주시리라고 믿었다. 아브라함의 생각은 메소포타미아 땅에 있는 그의 아버지의 친척에게로 향하였다. 비록 우상숭배를 버리지는 못하였을지라도 그들은 참 신의 지식과 경배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이삭이 가나안을 떠나 그들에게로 가서는 안 되었지만 그들 중에서 자신의 집을 떠나 그와 연합하여 살아 계신 하나님에 대한 순결한 예배를 유지할 사람은 찾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경건하고 경험이 많으며 판단력이 건실하고 오랫동안 그를 충실히 섬긴 사람인 그의 “늙은 종”에게 그 중대한 일을 위임하였다. 그는 이 하인에게 이삭을 위하여 가나안 사람 중에서 아내를 택하지 말고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나홀의 집에서 한 처녀를 선택할 것을 여호와 앞에서 엄숙히 맹세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는 이삭을 나홀의 집으로 데리고 가지 말라고 명하였다. 만일 집안을 떠나올 처녀를 발견할 수 없으면, 그 때 그 심부름꾼은 그의 맹세에서 놓일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그의 어렵고도 신중을 요하는 일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그의 사명을 성공으로 관 씌워 주시리라는 보증으로 그를 격려하였다. 그는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본토에서 떠나게 하신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그가 그 사자를 네 앞서 보내실지라”(영문 성경 참조)고 말하였다. PP 171.3
늙은 종은 지체하지 않고 곧 출발하였다. 자기 일행과 자기와 함께 돌아올 신부 일행이 쓸 약대 열 필을 취하고, 또한 신부와 그의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여 그는 멀리 다메섹을 지나서 긴 여행을 하였으며, 동방의 큰 강과 경계를 이룬 비옥한 평야로 전진하였다. “나홀의 성” 하란에 이르러 그는 그 지방 여인들이 저녁때 물 길러 오는 우물에 가까운 성밖에서 멈추었다. 그에게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의 주인의 가족에게뿐 아니라 후대까지 미칠 중대한 결과가 그의 선택에 따르게 될 것이었다. 전혀 낯선 사람들 가운데서 그가 어떻게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그에게 보내시리라는 아브라함의 말을 기억하고 그는 명확한 지도를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였다. 주인의 집에서 그는 항상 실행하는 친절과 대접에 익숙하였다. 그래서 이제 그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처녀임을 지적해 주는 한 예의 있는 행동을 요구하였다. PP 172.1
기도가 끝나자마자 응답이 주어졌다. 우물곁에 모였던 여인들 중에 한 여인의 예의 있는 태도가 그의 주의를 끌었다. 그 여자가 우물에서 나올 때에 그 나그네는 그 여자에게 나아가 어깨에 멘 항아리의 물을 좀 달라고 청하였다. 그 요청은 친절하게 응답되었으며 약대들을 위해서도 물을 길어주겠다고 제의하였다. 물을 긷는 일은 군주의 딸들이라도 그들의 조상의 양떼와 가축 떼를 위하여 해야 하는 관습적인 일이었다. 그리하여 바라던 표증이 분명히 주어졌다. 그 처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 그 여자가 갖춘 예의는 친절한 마음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하나님의 손길은 거기까지 그와 함께 하였다. 값진 선물을 주고 친절에 대하여 감사한 후에 종은 그 여자의 부모가 누구인지를 물어, 그 여자가 아브라함의 조카 브두엘의 딸임을 알고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였다. PP 172.2
그 사람은 그 여자의 아버지의 집에 유숙하기를 청하고 그의 감사의 말 가운데서 그는 자신이 아브라함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집에 돌아오자 처녀는 일어났던 일을 말하였으며, 오빠 라반은 즉시 그 나그네와 그의 수행자들을 영접해 들였다. PP 173.1
엘리에셀은 그의 사명과 우물가에서 드린 기도와 이에 수반된 모든 사정을 말하기까지는 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 후 그는 “이제 당신들이 인자와 진실로 나의 주인을 대접하려거든 내게 고하시고 그렇지 않을지라도 내게 고하여 나로 좌우간 행하게 하소서”(창 24:49)라고 말하였다. 그에 대한 대답은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리브가가 그대 앞에 있으니 데리고 가서 여호와의 명대로 그로 그대의 주인의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라”(창 24:50, 51)는 것이었다. PP 173.2
가족의 동의를 얻은 후에,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아들과 결혼하기 위하여 아버지 집에서 아주 먼 곳으로 갈 것인지 본인이 결정하도록 요청받았다. 그 여자는 이루어진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삭의 아내가 되도록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믿고 “가겠나이다”라고 말하였다. PP 173.3
그의 사명이 성공한 것을 보고 기뻐할 주인을 생각하고 그 하인은 한시바삐 돌아가고 싶어서 아침이 되자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길에 나섰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거하였고, 이웃 지역에서 양떼를 돌보고 있던 이삭은 아버지의 장막으로 돌아와서 하란으로부터 심부름꾼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약대들이 오더라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약대에서 내려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뇨 종이 가로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면박을 취하여 스스로 가리우더라 종이 그 행한 일을 다 이삭에게 고하매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모친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취하여 아내를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모친 상사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창 24:64~67). PP 173.4
아브라함은 가인의 시대로부터 자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진 통혼의 결과에 주의하였다. 자기 자신이 하갈과 행한 결혼의 결과와 이스마엘과 롯의 결혼 관계에서 빚어진 결과들이 그의 앞에 있었다. 아브라함과 사라 편에서의 믿음의 부족으로 이스마엘이 출생하였으며, 의인의 자손과 경건하지 않은 사람들이 혼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들에게 끼친 아버지의 감화는 우상을 숭배하는 어머니의 친척들이 끼친 감화와 이스마엘 자신의 이방 여인들과의 결혼으로 인하여 약화되었다. 하갈의 질투와 그가 선택한 이스마엘의 아내들의 질투는 그의 가족을 장벽으로 둘렀으며 아브라함은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헛수고였다. PP 173.5
아브라함의 초기의 교훈은 이스마엘에게 효과가 없지 않았으나 그의 아내들의 영향은 그의 가정에 우상숭배를 시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의 아버지와 분리되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경외심이 없는 가정의 싸움과 경쟁으로 마음이 상한 이스마엘은 “그 손이 모든 사람을 치겠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치”(창 16:12)는 거칠고 약탈하는 광야의 추장의 생활을 선택하게 되었다. 말년에 그는 악의 길에서 회개하고 그의 아버지의 하나님께로 돌아왔으나 그의 후손에게 준 성격의 특징은 남아 있었다. 그의 후예로 일어난 강력한 민족은 항상 이삭의 자손을 성가시게 하고 괴롭힌 거친 이교의 백성이었다. PP 174.1
롯의 아내는 이기적이요 종교심이 없는 여인이었으며 그의 영향은 남편을 아브라함에게서 떨어지게 하였다. 그 아내가 아니었더면 롯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현명한 아브라함의 권고를 들을 수 없는 소돔에 머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어려서 아브라함으로부터 받은 충실한 교훈이 아니었더라면 그의 아내의 감화와 그 악한 도시 사람과의 교제는 그로 하여금 하나님을 배반하게 하였을 것이다. 롯의 결혼과 그가 가정을 위하여 소돔을 선택한 것은 여러 세대 동안 세상에 악을 가져온 사건들이 시작되는 첫 고리였다. PP 174.2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와 아무도 위험 없이 결합할 수 없다. “두 사람이 의합지 못하고야 어찌 동행하겠”(암 3:3)는가. 결혼 관계의 행복과 번영은 쌍방의 연합에 의존한다. 그러나 신자와 불신자 사이에는 취미와 경향과 목적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들은 일치될 수 없는 두 주인을 섬기고 있다. 그의 원칙이 아무리 순결하고 올바를지라도, 믿지 않는 반려자의 영향은 하나님으로부터 떠나게 하는 경향을 지닐 것이다. PP 174.3
회심하기 전에 결혼 관계에 들어간 자들은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아무리 큰 차이가 있을지라도 회개로 말미암아 그의 반려자에게 충실해야 할 더욱 큰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비록 시험과 박해가 초래될지라도, 하나님의 요구는 모든 세속적 관계에 우선해야 한다. 사랑과 온유의 정신으로 이 성실성은 믿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감화를 끼칠지 모른다. 그러나 그리스도인과 불신자와의 결혼은 성경에 금지되어 있다. 주께서는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고후 6:14, 17, 18)고 지시하신다. PP 175.1
이삭은 그를 통하여 세계가 축복을 받게 될 약속의 후사가 되는 큰 영광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그는 40세가 되었을 때 자기를 위하여 아내를 택하는 일을, 경험 많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종에게 명하는 아버지의 판단에 순응하였다. 그 결혼의 결과는 성경에 표현된 대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가정적 행복으로 나타나 있다.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모친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취하여 아내를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모친 상사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PP 175.2
이삭의 행동과 오늘날 청년들이 추구하는 행동과는, 소위 그리스도인이라고 공언하는 청년들이라 할지라도 얼마나 대조적인가! 청년들은 흔히 그들의 애정을 주는 일은 그들 자신만이 고려해야 할 일이지 하나님이나 그들의 부모가 결코 통제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성년 남녀에 이르기 훨씬 전에 부모의 도움이 없이 그들 스스로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동안의 결혼 생활은 대개 그들의 과오를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기에 충분하나 해로운 결과를 방지하기에는 너무 늦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자제력의 부족으로 성급하게 한 선택은 악을 더욱 가중시켜 마침내 결혼 관계는 괴로운 멍에가 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은 금생의 행복과 내세의 소망을 파멸시켜 버렸다. PP 175.3
주의깊이 고려되어야 하고 또 연로하고 경험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결혼 문제이다. 언제나 성경을 고문으로 삼고 기도로써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해야 할 때가 있다면 그것은 두 사람을 일생 동안 연합시키는 첫 발걸음을 내딛기 전이다. PP 175.4
부모들은 자녀들의 장래의 행복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이삭이 그의 아버지의 판단을 존중한 것은 그가 순종의 생활을 사랑하도록 가르침을 받고 훈련을 받은 결과였다. 아브라함은 자녀들에게 부모의 권위를 존중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그의 일상생활은 그 권위가 이기적이거나 독재적인 지배가 아니라 사랑에 기초되고 그들의 복리와 행복을 고려한 것임을 증명하였다. PP 175.5
아버지와 어머니는 젊은이들의 애정이 적합한 배우자가 될 자들에게 머무르도록 그들의 애정 문제를 지도할 의무가 있음을 느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의 도우심을 힘입어 부모들은 자신들의 가르침과 모범으로써 자녀들이 순결하고 고상하게 되며 선행과 진실한 일에 마음이 끌리도록 어린 시절부터 그들의 품성을 꼴 지워 주는 것이 의무임을 느껴야 한다. 같은 것끼리 서로 끌어당기고, 같은 것끼리 서로 이해한다. 진리와 순결과 선행에 대한 사랑을 일찍부터 영혼 속에 심어주라. 그리하면 젊은이들은 이와 같은 특성들을 가진 사람들과 교제하려고 할 것이다. PP 176.1
부모들은 자신들의 품성과 가정생활에서 하늘 아버지의 사랑과 선행의 모본을 보이도록 노력하라. 가정에 햇빛이 가득 차게 하라. 이것은 그대들의 자녀들에게 토지나 돈보다도 훨씬 더 가치 있을 것이다. 가정의 사랑이 그들의 마음에 살아 있어서 그들로 그들의 유년 시절의 가정을 하늘 다음 가는 평화와 행복이 깃든 장소로 되돌아보게 하라. 집안 식구들이 모두 동일한 품성의 특성을 가지지 않았으므로 때때로 인내와 관용을 베풀 기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과 수양을 통하여 모두가 가장 친밀한 연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PP 176.2
참된 사랑이란 충동으로 일깨워지고 심한 시련을 만나면 갑자기 시들어 버리는 그런 사랑과는 성격상 전혀 다른 고상하고 거룩한 원칙이다. 젊은이들은 부모의 가정에서 충실히 의무를 감당함으로써 그들 자신들의 가정을 위하여 준비해야 한다. 그들로 가정에서 극기를 실행하며 친절과 예의와 그리스도인적 동정을 나타내게 하라. 그리할 때 사랑은 마음속에 따뜻이 간직될 것이며 그와 같은 가정에서 자라나서 자기 자신의 가정의 가장이 되는 사람은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여자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알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종말이 되는 대신에 사랑의 시작이 될 것이다. PP 1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