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65장 다윗의 너그러움
사울이 여호와의 제사장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중에서 “아히둡의 아들 아히멜렉의 아들 중 하나가 피하였으니 그 이름은 아비아달이라 그가 도망하여 다윗에게로 가서 사울이 여호와의 제사장을 죽인 것을 다윗에게 고하매 다윗이 아비아달에게 이르되 그날에 에돔 사람 도엑이 거기 있기로 그가 반드시 사울에게 고할 줄 내가 알았노라 네 아비 집의 모든 사람 죽인 것이 나의 연고로다 두려워 말고 내게 있으라 내 생명을 찾는 이가 네 생명도 찾는 자니 네가 나와 함께 있으면 보전하리라 하니라”(삼상 22:20~23). PP 660.1
여전히 왕에게 쫓기는 다윗은 쉴 만한 안전한 장소를 찾지 못하였다. 그일라에서 그의 용감한 무리는 그 성읍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구원하였으나 그들은 저희가 구원한 백성 중에서까지 안전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일라에서 십 황무지로 옮겼다. PP 660.2
다윗이 가는 길에는 밝은 곳들이 거의 없었다. 이때에 그의 피신처를 알고 찾아온 요나단의 예기치 않은 방문은 그를 매우 기쁘게 하였다. 이 두 친구가 서로 교제하면서 지낸 순간들은 매우 중요하였다. 그들은 저희가 당한 여러 가지 경험을 말했으며 요나단은 다윗의 마음을 굳게 하기 위하여 “두려워 말라 내 부친 사울의 손이 네게 미치지 못할 것이요 너는 이스라엘 왕이 되고 나는 네 다음이 될 것을 내 부친 사울도 안다”고 말하였다. 저희가 다윗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경이로운 처사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에 쫓겨 다니는 도피자는 큰 용기를 얻었다. “두 사람이 여호와 앞에서 언약하고 다윗은 수풀에 거하고 요나단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PP 660.3
다윗은 요나단의 방문을 받은 후 찬양의 노래로 그의 영혼을 격려하고 그 음성은 거문고의 반주에 맞추어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PP 660.4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
너희가 내 영혼더러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 함은 어찜인고
악인이 활을 당기고 살을 시위에 먹임이여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
여호와께서 그 성전에 계시니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그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 안목이
저희를 감찰하시는도다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과 광포함을 좋아하는 자를
마음에 미워하시도다”. 시 11:1~5
PP 661.1
다윗이 그일라에서 십 사람들의 황무지로 갔는데, 그들은 기브아에 있는 사울에게 기별을 보내어 저희가 다윗이 숨어 있는 것을 알므로 그의 피신처로 왕을 안내하리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의도에 대하여 경고를 받은 다윗은 그 자리를 옮겨 마온과 사해 사이에 있는 산에 피신하였다. PP 661.2
다시 사울에게 기별을 보내어 “보소서 다윗이 엔게디 황무지에 있더이다”고 말하니 사울이 “온 이스라엘서 택한 사람 삼천을 거느리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을 찾으러 들 염소 바위로 갔”다. 다윗은 그의 무리 육백 명만을 거느리고 있었으나 사울은 삼천 명의 군사를 데리고 다윗을 향하여 진군하였다. 격리된 동굴에서 이새의 아들과 그의 부하들은 일이 어찌 될지에 대해 하나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울은 산을 헤치고 올라가다가 옆으로 비껴 홀로 다윗과 그 무리가 숨어있는 바로 그 굴에 들어갔다. 다윗의 부하들이 이것을 보고 저희 지도자에게 사울을 죽이기를 간청하였다. 그들은 지금 왕이 저희 권세 하에 있다는 사실은 하나님께서 친히 원수를 저희 손에 붙여 그를 멸할 수 있게 하신 분명한 증거라고 해석하였다. 다윗도 그 일을 그렇게 보려는 유혹을 받았으나 양심의 소리는 그에게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해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PP 661.3
다윗의 부하들은 아직도 사울을 평안히 돌려보내려는 것을 원치 않고 “내가 원수를 네 손에 붙이리니 네 소견에 선한 대로 그에게 행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저희 대장에게 상기시켰다.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자락을 가만히 베니라.” 그러나 다윗의 양심은 그렇게 한 일로 찔림을 받았으니 이는 그가 왕의 겉옷을 잘라낸 까닭이었다. PP 661.4
사울이 일어나 굴에서 나와 다윗을 추적하기를 계속할 때에 그의 귀를 놀라게 하는 “내 주 왕이여”라고 말하는 음성이 들렸다. 사울이 그에게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려고 돌아볼 때에 그는 그가 그처럼 오랫동안 죽이기 위해 그의 권세 하에 두려고 하던 사람 곧 이새의 아들이었다. 다윗은 왕에게 엎드려 절함으로 왕이 그의 주임을 인정하였다. 그 후에 다윗은 다음과 같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다윗이 왕을 해하려 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왕은 어찌하여 들으시나이까 오늘 여호와께서 굴에서 왕을 내 손에 붙이신 것을 왕이 아셨을 것이니이다 혹이 나를 권하여 왕을 죽이라 하였으나 내가 왕을 아껴 말하기를 나는 내 손을 들어 내 주를 해치 아니하리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가 됨이니라 하였나이다 나의 아버지여 보소서 내 손에 있는 왕의 옷자락을 보소서 내가 왕을 죽이지 아니하고 겉옷자락만 베었은즉 나의 손에 악이나 죄가 없는 줄을 아실지니이다 왕은 내 생명을 찾아 해하려고 하시나 나는 왕에게 범죄한 일이 없나이다.” PP 662.1
사울이 다윗의 말을 들을 때에 그의 마음이 겸비해졌으며 그의 말이 진실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울은 자기가 죽이기 위해 찾아다니던 자의 세력 아래 완전히 들어갔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는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다윗은 양심상 거리낌 없이 왕 앞에 섰다. 사울은 부드러운 마음으로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냐”하고 부르짖으며 그는 “소리 높여 울”었다. 그 후에 사울은 다음과 같이 다윗에게 말했다.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사람이 그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날 내게 행한 일을 인하여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보라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라. 그리하여 다윗은 그가 왕이 될 때에 사울의 집을 선대하고 그의 이름을 끊어 버리지 않을 것을 사울에게 맹세하였다. PP 662.2
사울의 과거의 경력을 아는 다윗은 그의 보증을 신임할 수 없었고 그의 회개하는 상태가 오래 계속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므로 사울이 그의 집으로 돌아갈 때에 다윗은 산성에 머물러 있었다. PP 662.3
사단의 세력에 굴복한 자들이 하나님의 종들에 대하여 품고 있는 적의가 때때로 화목과 호의의 감정으로 변화되나 그 변화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악한 마음을 품은 자들이 여호와의 종들을 대적해서 악하게 말하고 악한 말과 행동을 한 후에 때때로 저희가 잘못했다는 확신을 마음속 깊이 느낀다. 여호와의 성령께서 그들과 싸우시고 그들은 하나님 앞과 저희가 그들의 감화를 멸하려던 자들 앞에서 저희 마음을 겸비하게 하고 그들에 대한 저희 태도를 바꿀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마귀의 암시에 문을 열게 될 때에 옛날의 의심은 다시 살아나고 옛 적의는 다시 분기되어서 그들은 저희가 뉘우치고 한동안 버렸던 동일한 행위로 되돌아간다. 다시 그들은 악한 말을 하고 저희가 가장 겸손히 자복한 바로 그 사람들을 가장 신랄한 방법으로 비난하고 정죄한다. 사단은 이런 사람들이 이와 같은 경로를 겪은 후에 그 전보다도 더 큰 권세로 그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더 큰 빛을 받고도 범죄한 까닭이다. PP 662.4
“사무엘이 죽으매 온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애곡하며 라마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사무엘의 죽음은 이스라엘 민족이 회복할 수 없는 손실처럼 생각되었다. 위대하고 선량한 선지자요 탁월한 사사가 죽었다. 백성들의 슬픔은 깊고도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이었다. 사무엘은 청년 시절부터 성실한 마음으로 이스라엘 앞에서 출입하였고 비록 사울이 공인된 왕이었으나 사무엘이 사울보다 더 큰 감화를 끼치고 있었다. 이는 그의 생애의 기록이 충실과 순종과 헌신으로 일관되었던 까닭이다. 우리는 사무엘이 일생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음을 알고 있다. PP 663.1
백성들이 사울의 생애를 사무엘의 생애와 대조하여 볼 때에 그들은 저희가 저희 주위의 민족들처럼 되려고 왕을 구함으로 얼마나 큰 과오를 범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신속하게 무종교와 불신의 물이 들고 있는 사회의 상태를 놀라움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의 통치자의 본은 광범위한 감화를 끼치고 있었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선지자 사무엘이 죽은 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PP 663.2
이스라엘 민족은 그 거룩한 학교의 창시자요 교장인 그를 잃었지만 잃은 것은 그것뿐 아니었다. 백성들은 그들이 큰 문제들을 가지고 으레 찾아가던 자 곧 백성들의 최대의 이익을 위하여 끊임없이 하나님과 그들 사이를 중재하던 자를 잃었다. 사무엘의 중재는 안정감을 주었으니 이는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약 5:16)은 까닭이었다. 백성들은 이제 하나님께서 그들을 버리고 계시다고 느꼈다. 왕은 미친 사람과 다를 바 없었고 공의는 구부러지고 질서는 혼란으로 변했다. PP 663.3
백성들이 내부의 싸움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곧 침착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무엘의 권고가 가장 필요되는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노령의 종에게 휴식을 주셨다. 저희가 사무엘의 말 없는 무덤을 바라보면서 그를 거절하여 통치자가 되지 못하게 한 어리석음을 회고하고 백성들은 몹시 비통함을 느꼈다. 이는 사무엘이 하늘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여호와의 보좌와 결속시켰던 사실을 안 까닭이었다. 그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도록 가르친 자는 사무엘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무엘은 죽었고 백성들은 사단과 연합하여 그들을 하나님과 하늘로부터 분리시키려고 하는 왕의 지배 하에 버려 둔 바 되었다고 느꼈다. PP 664.1
다윗은 사무엘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으나 그는 충실한 아들이 헌신적인 아버지를 위하여 깊고도 애절하게 슬퍼하는 것처럼 사무엘을 위하여 슬퍼하였다. 다윗은 사무엘의 죽음으로 사울의 행동을 제어하는 다른 한 속박이 깨어졌음을 알고 선지자가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안전하지 못함을 느꼈다. 사울의 주목이 사무엘의 죽음을 슬퍼하는 데 집중되고 있는 동안 다윗은 보다 더 안전한 곳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바란 광야로 도망하였다. 여기서 그는 시편 120편과 121편을 엮었다. 이 거친 황야에서 다윗은 선지자가 죽은 것과 왕이 그의 원수라는 것을 알고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PP 664.2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치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시 121:2~8
PP 664.3
다윗과 그 부하들이 바란 광야에 있는 동안 그들은 그 지역에서 막대한 재산을 가진 부자 나발의 양떼와 소떼를 약탈자들로부터 보호해 주었다. 나발은 갈렙의 후손이었으나 그 성품이 야비하고 인색하였다. PP 664.4
때는 양털을 깎는 시기였고 손님을 후히 대접하는 계절이었다. 다윗과 그 부하들은 식량이 매우 궁색하였다. 그 때의 풍속에 따라 이새의 아들은 열 명의 소년들을 나발에게 보내어 저희 주인 이름으로 나발에게 문안하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다윗은 다음의 말을 덧붙여 말했다. “이같이 그 부하게 사는 자에게 이르기를 너는 평강하라 네 집도 평강하라 네 소유의 모든 것도 평강하라 네게 양털 깎는 자들이 있다 함을 이제 내가 들었노라 네 목자들이 우리와 함께 있었으나 우리가 그들을 상치 아니하였고 그들이 갈멜(갈멜산이 아니고 마온 성읍 가까운 유대 영토에 있는 한 장소임)에 있는 동안에 그들의 것을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나니 네 소년들에게 물으면 네게 고하리라 그런즉 내 소년들로 네게 은혜를 입게 하라 우리가 좋은 날에 왔은즉 네 손에 있는 대로 네 종들과 네 아들 다윗에게 주기를 원하노라 하더라 하라.” PP 664.5
다윗과 그 부하들은 나발의 목자와 양떼를 보호하는 방벽이 되었었다. 그리고 이제 이 부자는 그에게 귀중한 도움을 주었던 자들의 곤궁을 구제하도록 요청을 받았다. 다윗과 그 부하들은 그 양떼나 소떼에서 그들의 필요를 취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직하게 행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친절은 나발에게 효과가 없었다. 그가 다윗에게 보낸 대답은 다음과 같이 그의 성품을 나타내었다. “다윗은 누구며 이새의 아들은 누구뇨 근일에 각기 주인에게서 억지로 떠나는 종이 많도다 내가 어찌 내 떡과 물과 내 양털 깎는 자를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져 어디로서인지 알지도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 PP 665.1
소년들이 빈손으로 돌아와 다윗에게 그 사연을 말했을 때에 다윗은 화가 잔뜩 났다. 다윗은 자기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고 그를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시킨 자를 멸하기로 결심하고, 그의 부하들에게 싸울 준비를 갖추도록 명령했다. 이같은 충동적인 행동은 다윗의 성품보다는 사울의 성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새의 아들은 아직도 고난의 학교에서 인내의 공과를 배워야 하였다. PP 665.2
나발의 종 중에 하나가 다윗의 소년들을 보낸 후에 급히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가서 그 일의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다. 그는 말하기를 “다윗이 우리 주인에게 문안하러 광야에서 사자들을 보내었거늘 주인이 그들을 수욕하였나이다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이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상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나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을 알아 생각하실지니 이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주인의 온 집을 해하기로 결정하였음이니이다”고 말하였다. PP 665.3
아비가일은 그의 남편과 상의하거나 그의 의도를 말하지 아니하고 다량의 식량을 준비하여 나귀에 싣고 종을 시켜 먼저 보내고 자신도 다윗의 무리를 만나려고 출발하였다. 여인은 산의 유벽한 곳에서 그들을 만났다. “아비가일이 다윗을 보고 급히 나귀에서 내려 다윗의 앞에 엎드려 그 얼굴을 땅에 대니라 그가 다윗의 발에 엎드려 가로되 내 주여 청컨대 이 죄악을 나 곧 내게로 돌리시고 여종으로 주의 귀에 말하게 하시고 이 여종의 말을 들으소서”라고 하였다. 아비가일은 마치 왕관을 쓴 군주에게 말하는 것과 같은 존경하는 말로 다윗에게 말하였다. 나발은 경멸하는 말로 “다윗은 누구냐?”고 부르짖었으나 아비가일은 다윗을 “내 주여”라고 불렀다. 여인은 친절한 말로 다윗의 분노한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애쓰면서 자기 남편을 위하여 그에게 간청하였다. 아비가일은 허식이나 교만심이 없이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으로 충만하여 남편에 대한 그의 헌신의 깊이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아비가일은 그의 남편의 불친절한 행동은 결코 계획적인 인신 모욕이 아니요 다만 비참하고 이기적인 그의 본성이 폭발한 것이라고 다윗에게 설명하였다. PP 666.1
“내 주여 여호와께서 사시고 내 주도 살아 계시거니와 내 주의 손으로 피를 흘려 친히 보수하시는 일을 여호와께서 막으셨으니 내 주의 원수들과 내 주를 해하려 하는 자들은 나발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아비가일은 다윗을 그의 성급한 의도에서 돌이키려는 이 설득으로 자신의 면목을 세우려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돌렸다. 그 후에 그는 다윗의 부하들에게 화목 제물로 풍부한 식량을 제공하고 여전히 자기 자신이 대장의 분노를 일으킨 장본인처럼 간청하였다. PP 666.2
아비가일은 말하기를 “주의 여종의 허물을 사하여 주옵소서 여호와께서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시리니 이는 내 주께서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심이요 내 주의 일생에 내 주에게서 악한 일을 찾을 수 없음이니이다”고 하였다. 아비가일은 은근히 다윗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하였다. 다윗은 여호와의 싸움을 싸워야 하였다. 다윗은 비록 반역자처럼 박해를 받고 있을지라도 개인의 과오에 대하여 복수하려 하지 말아야 하였다. 아비가일은 다음과 같이 계속 말하였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여호와께서 내 주에 대하여 하신 말씀대로 모든 선을 내 주에게 행하사 내 주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신 때에 내 주께서 무죄한 피를 흘리셨다든지 내 주께서 친히 보수하셨다든지 함을 인하여 슬퍼하실 것도 없고 내 주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으시리니 다만 여호와께서 내 주를 후대하신 때에 원컨대 내 주의 여종을 생각하소서”(삼상 25:29~31). PP 666.3
이 말들은 하늘의 지혜를 받은 자의 입술에서만 나올 수 있었다. 꽃향기와 같은 아비가일의 경건은 얼굴과 말과 행동에서 무의식적으로 모든 자들에게 풍겼다. 하나님의 아들의 영이 여인의 마음에 거하고 계셨다. 은혜가 깃들고 친절과 평화로 가득 찬 그의 말은 하늘의 감화를 끼쳤다. 다윗은 좋은 감정으로 돌아왔고 그는 그의 조급한 의도의 결과가 어떠했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떨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이 이스라엘 여인처럼 분노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급한 충동을 막고 조용한 말과 때에 적합한 지혜로 큰 악을 억누를 자들이 많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P 667.1
성화된 그리스도인의 생애는 항상 빛과 위로와 평화를 주고 있다. 이것은 순결, 기지, 단순, 유용성으로 분명히 식별된다. 이것은 감화를 신성하게 하는 무아적 사랑에 지배된다. 이것은 그리스도로 충만하고 이것을 가진 자는 가는 곳마다 빛의 자취를 남긴다. 아비가일은 현명한 책망자요 권고자였다. 다윗의 격분은 여인의 감화와 설득의 능력으로 가라앉았다. 다윗은 그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취했고 자신의 마음의 자제력을 잃었음을 수긍하였다. PP 667.2
다윗은 겸손한 마음으로 “의인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의 기름같이 여긴”(시 141:5)다는 자신의 말과 같이 그 책망을 받아들였다. 다윗은 감사히 생각하고 축복하였으니 이는 그 여인이 그를 의롭게 충고한 까닭이었다. 책망을 받을 때에 안달하지 않고 그 책망을 받기만 해도 칭찬받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책망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책망하여 악한 길에서 구원하려고 노력하는 자를 축복하는 자는 얼마나 드문가! PP 667.3
집으로 돌아온 아비가일은 나발과 그의 손님들이 큰 잔치를 배설하고 향락에 빠진 것을 보았으며 그들은 크게 취하여 그 잔치를 주정하는 장면으로 바꿔 놓았다. 이튿날 아침까지 여인은 다윗과의 회견에서 일어났던 일을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 나발은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마터면 그의 어리석음이 그에게 돌연한 죽음을 가져왔으리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 나발은 중풍에 걸린 사람 같았다. 나발은 다윗이 전과 같이 복수할 결심을 가지고 추격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로 공포심에 사로잡혀 가망 없는 인사불성의 상태에 빠졌다. 10일 후에 그는 죽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생명은 세상에 저주가 되었을 뿐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나발이 환락과 환희에 빠져 있을 때에 비유 중에서 한 부자에게 말씀하신 바와 같이 그에게 “오늘밤에 네 영혼을 찾으리라”(눅 12:20)고 말씀하셨다. PP 667.4
다윗은 그 후에 아비가일과 결혼하였다. 그는 이미 한 아내의 남편이었으나 그 시대의 민족들의 풍습이 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그의 행동에 영향을 끼쳤다. 비록 위대하고 선량한 사람들까지도 세상의 습관을 따르는 과오를 범하였다. 여러 아내와 결혼한 쓰라린 결과를 다윗은 그의 온 생애를 통하여 느꼈다. PP 668.1
사무엘이 죽은 후 다윗은 몇 달 동안 평안히 거하였다. 다시 그는 십 사람의 황무지로 갔으나 왕의 총애를 얻고자 하는 이 원수들은 왕에게 다윗의 숨은 곳을 알려 주었다. 이 정보는 사울의 가슴속에서 잠자던 분노의 정신을 깨웠다. 다시 한 번 사울은 무장한 부하들을 소집하여 그들로 다윗을 추격하게 하였다. 그러나 자기편의 정탐꾼들이 다윗에게 사울이 다시 그를 추격하고 있다는 기별을 가져왔으므로 다윗은 몇몇 그의 부하들과 함께 원수의 위치를 탐지하러 나아갔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 적진에 이르러 저희 앞에 왕과 그 수종자들의 장막이 있는 것을 발견한 때는 밤이었다. 아무도 그 왕과 수종자들을 경호하지 않았으니 이는 온 진영이 깊이 잠든 까닭이었다. 다윗은 자기편을 불러 그와 함께 원수의 진중으로 들어가고자 하였다. “누가 나로 더불어 진에 내려가서 사울에게 이르겠느냐” 라고 말하였다. PP 668.2
다윗과 그의 수행원들은 깊은 산그늘에 몸을 숨기며 원수의 진영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원수의 정확한 숫자를 확인하려고 하다가 마침내 사울이 자고 있는 곳까지 왔다. 그의 창은 땅에 꽂혀 있고 그의 머리 곁에는 물병이 있었다. 사울의 곁에는 그의 군대 장관 아브넬이 누웠고 그 주위에는 군사들이 잠에 도취되어 있었다. 아비새는 창을 높이 쳐들고 다윗에게 말하기를 “하나님이 오늘날 당신의 원수를 당신의 손에 붙이셨나이다 그러므로 청하오니 나로 창으로 그를 찔러서 단번에 땅에 꽂게 하소서 내가 그를 두 번 찌를 것이 없으리이다”고 말하였다. 그는 허락의 말을 기다렸으나 그의 귀에는 다음과 같이 속삭이는 말이 들렸다. “죽이지 말라 누구든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치면 죄가 없겠느냐…여호와께서 사시거니와 여호와께서 그를 치시리니 혹 죽을 날이 이르거나 혹 전장에 들어가서 망하리라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치는 것을 여호와께서 금하시나니 너는 그의 머리 곁에 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가자 하고 다윗이 사울의 머리 곁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떠나가되 깨든지 이를 보든지 알든지 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로 깊이 잠들게 하셨으므로 그들이 다 잠이었더라.” 여호와께서 가장 강한 자를 약하게 하시며 가장 지혜로운 자의 지각을 무디게 하시고 가장 조심스러운 자의 솜씨를 좌절시키시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PP 668.3
다윗은 진에서 멀리 떨어져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이르렀을 때에 산꼭대기에 올라가 백성들과 아브넬에게 큰 음성으로 외쳐 말하기를 “네가 용사가 아니냐 이스라엘 중에 너같은 자가 누구냐 그러한데 네가 어찌하여 네 주 왕을 보호하지 아니하느냐 백성 중 한 사람이 네 주 왕을 죽이려고 들어갔었느니라 네 행한 일이 선치 못하도다 여호와께서 사시거니와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너희 주를 보호하지 아니하였으니 너희는 마땅히 죽을 자니라 이제 왕의 창과 물병이 어디 있나 보라”고 하였다. 왕은 다시 그 입술로 “내가 범죄하였도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라 네가 오늘 내 생명을 귀중히 여겼은즉 내가 다시는 너를 해하려 하지 아니하리라 내가 어리석은 일을 하였으니 대단히 잘못되었도다”고 고백하였다. “다윗이 대답하여 가로되 왕은 창을 보소서 한 소년을 보내어 가져가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비록 사울이 “내가 다시는 너를 해하려 하지 아니하리라”고 약속하였을지라도 다윗은 자신을 사울의 권세 아래 두지 않았다. PP 671.1
다윗이 국왕의 생명을 존중히 여긴 이 두 번째의 경우는 사울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주었고 그로 하여금 더욱 겸손히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게 하였다. 그는 이러한 친절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놀라고 마음을 낮추었다. 다윗과 작별한 때에 사울은 “내 아들 다윗아 네게 복이 있을지로다 네가 큰일을 행하겠고 반드시 승리를 얻으리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새의 아들은 왕이 오랫동안 계속 이런 마음의 자세를 가지리라고 바랄 수 없었다. PP 671.2
다윗은 사울과 화해를 단념하였다. 다윗은 그가 마침내 왕의 원한의 제물이 될 것이 불가피한 것처럼 보였으므로 다시 블레셋 땅에서 피신처를 찾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자기의 수하에 있는 6백인으로 더불어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건너갔다. PP 672.1
사울이 살해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이룰 것이라는 다윗의 결론은 하나님의 권고 없이 내린 것이었다. 비록 사울이 다윗을 멸하려고 음모하고 노력하고 있을지라도 여호와께서는 다윗이 그 나라를 얻도록 일하시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이 인간의 안목에는 신비 속에 덮여 있을지라도 그 계획을 성취시키신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하시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외관만을 바라보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도록 허락하시는 시련과 시험과 체험은 그들을 해하는 것이며 다만 그들의 멸망을 초래할 뿐이라고 해석한다. 이와 같이 다윗도 형세만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언약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보좌에 오르리라는 것을 의심하였다. 오랜 시련들은 그의 믿음을 약하게 하였고 그의 인내심을 소모시켰다. PP 672.2
여호와께서는 다윗을 이스라엘의 가장 큰 원수 블레셋 사람에게 보호를 받도록 보내시지 않으셨다. 이 민족은 그의 가장 큰 원수로 끝까지 남아 있었으나 다윗은 자기가 곤궁한 때에 도움을 얻으려고 그들에게로 도망하였다. 그는 사울과 사울을 섬기는 자들을 전혀 믿지 못하여 자신을 그의 백성의 원수인 블레셋 사람의 지배에 맡겼다. 다윗은 용감한 장수요 자신이 현명하고 성공적인 전사임을 나타내 보였으나 블레셋 사람에게로 갔을 때에 그는 자신의 이익에 직접 반대되게 행동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명하여 유다 땅에서 당신의 기를 세우도록 하셨으나 그는 믿음의 부족으로 하나님의 명령이 없는데도 그 임무를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PP 672.3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불신으로 모욕을 당하셨다. 블레셋 사람들은 사울과 그의 군대보다도 다윗을 더 두려워하였다. 다윗은 자신을 블레셋 사람의 보호 아래 둠으로 자기 백성의 약함을 그들에게 드러내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 냉혹한 원수들로 이스라엘 백성을 압제하도록 격려하였다. 다윗은 일어나 하나님의 백성을 방어하도록 기름부음을 받았으며 여호와께서는 당신의 종들이 당신의 백성의 약점을 나타내거나 그들의 행복에 대해 무관심함을 보임으로 악인들을 격려하지 않기를 원하셨다. 더욱이 그의 동포들로 하여금 그가 이방인의 신들을 섬기기 위해 이방 나라로 갔다는 인상을 받게 하였다. 그는 이 일로 인하여 그의 행위를 오해할 여지를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해가 되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다윗은 사단이 그로 하게 하고자 갈망하던 바로 그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블레셋 사람 중에서 피난처를 구함으로 다윗은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의 원수들에게 대환희를 안겨 주었다. 다윗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버리거나 하나님의 사업에 대한 그의 헌신을 그치지 않았으나 그의 신상의 안전 문제에 있어서 하나님께 대한 그의 신뢰심을 버림으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들이 소유하기를 바라시는 정직하고 충성스러운 품성을 더럽혔다. PP 672.4
다윗은 블레셋 왕의 친절한 영접을 받았다. 이 후대는 한편으로는 그 왕이 다윗을 좋아했기 때문이었고 다른 편으로는 한 히브리인이 자기의 보호를 구한다는 것이 그의 허영심을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다윗은 아기스의 지배 하에서 밀고에 대해 안전감을 느꼈다. 그는 그의 가족들과 식구들과 모든 소유를 가지고 갔으며 그의 부하들도 그렇게 했다. 모든 사람이 볼 때에는 그가 블레셋 땅에 영주하러 온 것처럼 보였다. 이 모든 일은 아기스를 만족하게 했고 그는 이스라엘의 망명객을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PP 673.1
왕도(王都)에서 시골로 거처를 옮기기를 원한다는 다윗의 요구를 듣고 왕은 친절하게 시글락을 소유지로 허락하였다. 다윗은 우상 숭배자들의 감화 아래 사는 것은 자신과 그 부하들에게 위험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의 거처로 사용된 완전히 분리된 이 마을에서 그들은 악의 근원이 되는 이교도의 의식이 편만한 가드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는 훨씬 자유스럽게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었다. PP 673.2
이 한적한 마을에 거하는 동안 다윗은 그술 사람과 기르스 사람과 아말렉 사람을 침노하여 모두 진멸하고 그 기별을 가드에 전할 사람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전쟁에서 돌아와 다윗은 그가 자기의 민족 유다 사람들과 싸웠다고 아기스에게 알려 주었다. 이 기만으로 그는 블레셋 사람의 손을 강하게 해 주었다. 이는 왕이 “다윗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심히 미움을 받게 하였으니 그는 영영히 내 사역자가 되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다윗은 이 이교의 족속들을 멸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그가 이 일을 하도록 임명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거짓말을 함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있었다. PP 673.3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쳐서 싸우려고 군대를 모집한지라 아기스가 다윗에게 이르되 너는 밝히 알라 너와 네 사람들이 나와 한가지로 나가서 군대에 참가할 것이니라.” 다윗은 손을 들어 그의 백성을 해할 의도가 없었다. 그러나 어떤 사태가 일어나 그의 의무를 지시해 주기까지는 어떻게 해야 될지를 확실히 알지 못하였다. 그는 왕에게 회피하는 말로 “당신이 종의 행할 바를 아시리이다”고 대답하였다. 아기스는 이 말을 전쟁에 나가 도우리라는 약속으로 알고 다윗에게 큰 명예를 내리고 블레셋 궁정에서 높은 지위를 줄 것을 약속하였다. PP 674.1
다윗은 하나님의 약속들에 대하여 다소 그의 믿음이 흔들렸으나 아직도 그는 사무엘이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하나님께서 그로 하여금 과거에 원수를 이기게 하셨던 일들을 회상하였다. 그는 사울의 손에서 그를 보호하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회고하고 신성한 임무를 배반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비록 이스라엘의 왕이 그의 생명을 찾고 있을지라도 그는 그의 군대를 그의 백성의 원수들에게 가담시키고 싶지 않았다. PP 6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