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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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장 이스라엘의 첫 왕

이스라엘 정부는 하나님의 성호와 하나님의 권위로 다스려졌다. 모세와 70인 장로들과 관원들과 사사(士師)들은 단순히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집행할 뿐이었다. 그들은 국가의 법률을 제정할 권한이 없었다. 각 시대를 통하여 영감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백성들을 가르치고 율법을 집행하도록 파송되었다. PP 603.1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리라는 것을 미리 아셨으나 국가의 기초가 되는 원칙들을 변경시키는 데 동의하지 않으셨다. 왕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어야 하였다. 하나님을 국가의 원수로 인정해야 하고 당신의 율법을 지상의 최고의 법으로서 실행하여야 하였다. PP 603.2

이스라엘 사람들이 처음에 가나안에 정착하였을 때에 신정 정치(神政政治)의 원칙을 인정하였고 온 국민이 여호수아의 통치 하에서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고 다른 민족들과 교제함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백성들은 이웃 이교도들의 많은 습관을 모방함으로 저희 자신들의 독특하고 거룩한 특성을 대부분 희생하였다. 점차로 그들은 하나님께 대한 존경심을 잃어버리고 그분의 선민이 된 영예를 존중히 여기지 않았다. 이방 군주들이 과시하는 화려함에 매력을 느낀 그들은 자신들의 단순함에 싫증을 느꼈다. 각 지파들 사이에는 질투와 시기심이 샘솟듯했다. 내부의 분쟁은 그들을 약하게 하였다. 끊임없이 이방 원수들의 침략을 당하였으므로 백성들은 열국 중에서 저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지파들이 강한 중앙 정부 하에 연합되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순종하는 길에서 떠나갈 때 하나님의 통치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군주에 대한 요구가 온 이스라엘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PP 603.3

여호수아의 시대 이래 사무엘의 통치 시대처럼 그렇게 큰 지혜로 성공적인 정치를 하던 때가 없었다. 사무엘은 사사요, 선지자요, 제사장이란 삼중 직분을 하나님께 받고 백성의 행복을 위하여 끈기 있고 사심이 없이 열심으로 노력하여 그 나라를 그의 현명한 통치 하에서 번영하게 만들었다. 질서가 회복되고 경건이 증진되어 한동안 불만의 정신이 저지되었다. 그러나 선지자 사무엘은 연로하여 정치적 책임을 다른 사람과 분담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의 두 아들을 임명하여 그를 보좌하게 하였다. 사무엘이 라마에서 그의 직무를 계속하는 한편 이 청년들은 브엘세바에 주재하여 그 나라의 남방 변경 근처에 있는 백성들을 재판하는 일을 하였다. PP 603.4

사무엘은 온 국민의 동의를 얻어 그의 아들들을 그 직무에 임명하였으나 그들은 그런 임명에 합당한 사람들임을 스스로 입증해 주지 못했다. 여호와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당신의 백성들에게 이스라엘의 관원들은 의롭게 재판하고 과부와 고아를 공정하게 다루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특별한 명령을 주셨다. 그러나 사무엘의 아들들은 “이를 따라서 뇌물을 취하고 판결을 굽게 하”였다. 선지자의 아들들은 선지자가 저희 마음에 감명을 주고자 노력한 교훈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저희 아버지의 순결하고 무아적인 생애를 본받지 않았다. 엘리에게 주어진 경고는 사무엘의 마음에 마땅히 감화를 끼쳐야 할 만큼 감화를 끼치지 못하였다. 사무엘은 어느 정도 아들들을 제멋대로 하도록 방임하였으므로 그 결과가 그들의 품성과 생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PP 604.1

이 사사들의 비행은 많은 불만을 일으켰으며 그것을 핑계 삼아 오랫동안 은밀히 갈망하던 변화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모여 라마에 있는 사무엘에게 나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보소서 당신은 늙고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니 열방과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백성 중에 있는 수많은 사악한 사건들은 사무엘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만일 그의 아들들의 악한 행위를 알았더라면 사무엘은 지체 없이 그들을 해임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간청자들의 바라는 바는 그것이 아니었다. 사무엘은 그들의 진정한 동기가 불만과 교만심에 있었으며 그들의 요구는 계획적이고 단호한 목적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무엘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평도 없었다. 그의 성실하고 지혜로운 통치를 모든 사람이 인정하였으나 이 연로한 선지자는 이 요구를 자신에 대한 비난과 그를 제거하려는 직접적인 노력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의 감정을 나타내거나 책망하지 아니하고 그 문제를 기도로 여호와께 아뢰어 오직 그분으로부터 어떤 권고를 구하였다. PP 604.2

여호와께서는 사무엘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내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오늘날까지 그들이 모든 행사로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김같이 네게도 그리하는도다.” 선지자는 일개인으로서 백성들이 자신에게 보여 준 행동으로 인하여 슬퍼한 일로 책망을 받았다. 백성들은 사무엘에 대하여 무례함을 나타내지 아니하였고 당신의 백성의 관원들을 임명하신 하나님의 권위에 대하여 무례함을 나타냈다. 하나님의 충실한 종을 멸시하고 거절하는 자들은 단순히 그 사람만이 아니라 그를 보내신 주님을 멸시하는 것이다. 무시를 당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의 책망과 권고였으며 거절당한 것은 하나님의 권위였다. PP 605.1

이스라엘이 최대의 번영을 누리던 시대는 저희가 여호와를 저희 왕으로 승인하던 시대, 곧 당신께서 세우신 율법과 정사를 다른 모든 민족의 그것들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 시대였다. 모세는 여호와의 계명에 대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열국 앞에 너희의 지혜요 너희의 지식이라 그들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하리라”(신 4:6).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의 법도를 떠나감으로써 하나님께서 그들을 만드시고자 하신 백성이 되는 데 실패하였다. 그리고 저희 죄와 어리석음의 결과로 이르러온 모든 재해를 하나님의 정치의 잘못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들은 죄로 인하여 이처럼 완전히 눈멀게 되었다. PP 605.2

여호와께서는 당신의 선지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왕의 통치를 받으리라고 예언하셨다. 그러나 이 정치 형태가 이스라엘에게 가장 좋은 것도,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자신들의 선택을 따르도록 허락하셨다. 이는 그들이 당신의 권고를 거절한 까닭이었다. 호세아는 하나님께서 분노하심으로 그들에게 왕을 주셨다고 선언하였다(호 13:11). 사람들이 하나님의 권고를 구하지 않고 당신께서 나타내신 뜻과 반대되는 데도 불구하고 저들의 마음대로 하고자 할 때에는,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그들의 원하는 바를 허락하심으로 뒤따르는 쓰라린 경험을 맛보게 하여 그들로 저희 어리석음을 깨닫고 죄를 회개하도록 하신다. 인간의 교만과 지혜는 위험한 안내자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마음의 욕망은 결국 축복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저주가 된다는 것이 판명될 것이다. PP 605.3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입법자와 능력의 근원으로서 백성들이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기를 원하셨다.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에 그들은 끊임없이 더욱더 하나님께로 가까이 이끌리게 될 것이다. 그들은 향상하고 고상하게 되어 하나님께서 저희를 당신의 선민으로 부르신 높은 운명에 적합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왕위에 오르게 되면 백성들의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떠나게 될 것이었다. 백성들은 인간의 힘을 더 의지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덜 의지함으로 저희 왕의 과오는 그들로 죄에 빠지게 하고 그 민족을 하나님과 분리시킬 것이었다. PP 606.1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백성들의 요구를 허락하되 여호와께서 찬성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경고하고, 또한 그들의 행동의 결과를 그들에게 알리라고 지시하셨다. “사무엘이 왕을 구하는 백성에게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일러”주었다. 사무엘은 저희가 당하게 될 압박을 분명하게 알려 주고 그와 같은 압박 상태와 그들이 지금 누리는 자유스럽고 번영하는 상태 사이에 엄청난 차이점을 충실하게 보여 주었다. 저희 왕은 다른 군주들의 성대한 의식과 사치를 모방할 것이므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들의 몸과 재산에 무거운 부담을 지울 것이다. 왕은 백성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청년들을 뽑아 자기의 종으로 삼을 것이다. 그들을 병거 모는 자와 말 타는 자와 왕 앞에 달리는 자로 삼을 것이다. 그들은 왕의 군대의 대오를 채워야 하며 그의 밭을 갈고 그의 곡식을 거두고 그의 군대를 위하여 전쟁 도구들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딸들을 취하여 왕족들을 위한 요리사와 떡 굽는 자를 삼을 것이다. 그는 왕다운 면모를 유지하기 위하여 여호와께서 친히 백성에게 하사하신 그들의 땅 중에 가장 좋은 부분을 취할 것이다. 그는 그들의 노비와 또한 가축 중에서 가장 귀중한 부분을 취하여 “자기 일을 시킬 것”이다. 이 모든 것 위에 왕은 그들의 모든 수입, 즉 저희가 노동하여 얻은 것이나 땅의 소산의 10분의 1을 요구할 것이다. “너희가 그 종이 될 것이라”고 선지자는 결론을 내리고 “그날에 너희가 너희 택한 왕을 인하여 부르짖되 그날에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응답지 아니하시리라”고 말하였다. 일단 군주 정치가 제정되면 그 부담이 견딜 수 없이 무거워지고 가혹할지라도 그것을 마음대로 버릴 수 없을 것이다. PP 606.2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니로소이다 우리도 우리 왕이 있어야 하리니 우리도 열방과 같이 되어 우리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의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니이다”라고 대답하였다. PP 607.1

“열방과 같이” 되고자 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른 민족들과 같지 아니한 바로 그 점이 그들의 특별한 특권과 축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을 다른 모든 백성과 분리시켜서 그들을 당신의 특별한 보배로 삼고자 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 높은 영예를 무시하고 이방인의 모본을 따르기를 그처럼 열렬히 갈망하다니!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공언하는 자들 중에는 세상 사람들의 습관과 풍속을 따르고자 갈망하는 자들이 있다. 주님을 떠나갈 때에 그들은 세속적 이익과 명예에 대한 야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신을 섬기는 자들의 습관을 모방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속인들과 연합하고 그들의 풍속을 따름으로 불신자들에게 큰 감화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길을 따르는 자들은 누구나 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힘의 근원이신 그리스도께로부터 끊어진다. 그들은 세상과 벗이 됨으로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 그들은 이 세상의 영예 때문에 그들을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분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르신 말로 다 할 수 없는 영광을 희생한다(벧전 2:9 참조). PP 607.2

사무엘은 크게 슬퍼하면서 백성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사무엘에게 “그들의 말을 들어 왕을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선지자 사무엘은 자기의 의무를 다하였다. 그는 경고를 충실히 하였으나 그 경고는 거절당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백성들을 해산시키고 자기 자신도 정치상의 큰 변화를 준비하기 위하여 그 곳을 떠났다. PP 607.3

사무엘의 순결한 생애와 무아적 헌신은 이기적인 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는 물론 거만하고 음탕한 이스라엘 군중에게도 끊임없는 견책이었다. 비록 그가 화려하게 몸을 단장하거나 과시하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사업에는 하늘의 인이 찍혀 있었다. 그는 세상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로부터 존귀히 여김을 받았고 그 지도를 받아 히브리 민족을 통치하였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의 경건과 헌신에 싫증을 느끼고 그의 겸손한 권위를 멸시하고 저희를 다스릴 왕을 구함으로 그를 거절하였다. PP 607.4

우리는 사무엘의 품성에서 그리스도의 품성과 같은 점이 반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단의 분노를 자극시킨 것은 구세주의 생애의 순결이었다. 그 생애는 세상의 빛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춰져 있는 부패를 드러내었다. 그리스도의 거룩하심은 경건하다고 공언하면서도 성실치 못한 자들의 가장 격렬한 감정을 자극해서 그리스도를 대적하게 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부와 명예를 가지고 오시지 않으셨으나 당신께서 행하신 사업은 그가 이 세상의 어떠한 군주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지고 계심을 나타내었다. 유대인들은 압박자의 멍에를 꺾어 줄 메시야를 바라고 있었으나 저희 목에는 죄악의 멍에가 메어 있었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죄를 덮어 주시고 그들의 거짓된 경건을 칭찬하셨더라면 그들은 그리스도를 저희 왕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저희 죄악에 대한 그리스도의 대담한 책망을 견딜 수 없었다. 그들은 자비와 순결과 거룩함만을 지니시고, 죄악 외에는 아무것도 미워하지 않은 아름다운 품성을 멸시하였다. 이 세상은 각 시대를 통하여 그러하였다. 하늘에서 온 빛은 그 빛 가운데 행하기를 거절하는 자들 모두를 정죄한다. 위선자들은 죄를 미워하는 자들의 모본으로 견책을 받을 때에 사단의 대리자가 되어 충실한 자들을 괴롭히고 박해할 것이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딤후 3:12). PP 607.5

이스라엘의 정치가 군주 정치 형태로 될 것이라고 예언되었지만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의 왕을 선택하실 권리를 가지고 계셨다. 히브리인들도 왕의 선택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길 정도로 하나님의 권위를 존중하였다. 베냐민 지파의 기스의 아들 사울이 왕으로 선택되었다. PP 608.1

장차 왕이 될 사울의 용모는 왕을 갈망하던 자들의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만족시킬 만했다.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삼상 9:2)었다. 고상하고 존귀한 태도와 혈기 왕성하고 용모가 아름답고 키가 큰 사울은 존경을 받을 자로 태어난 것 같았다. 사울은 이와 같은 매력적인 외적 용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참된 지혜로 구성된 보다 높은 자질은 결핍되어 있었다. 사울은 청년기에 그의 조급하고 격렬한 감정을 제어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하나님의 은혜의 새롭게 하시는 능력도 전혀 체험하지 못했다. PP 608.2

사울은 권세 있고 부유한 두령의 아들이었으나 소박한 그 당시의 형편에 따라 아버지와 함께 겸비한 농부의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의 가축 얼마가 산에서 길을 잃었으므로 사울은 한 사환을 데리고 그것을 찾으러 나갔다. 그들은 3일 동안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그들이 사무엘의 고향 라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을 때에 사환은 잃어버린 가축들에 대하여 물어보자고 제의하였다. 그 사환은 “내 손에 은 한 세겔의 사분의 일이 있으니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려 우리 길을 가르치게 하겠나이다”라고 말하였다. 이는 그 당시의 습관을 따르는 것이었다. 계급이나 직분이 자기보다 높은 사람을 찾아갈 때에는 그에게 존경의 표시로서 작은 선물을 드렸다. PP 608.3

그들이 성읍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물 길러 나오는 몇 명의 소녀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선견자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종교적 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선견자가 이미 도착하였으며 “산당”에서 제사를 드린 후에 희생의 잔치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사무엘의 통치 하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님께서 처음 사무엘을 부르셨을 때에는 성소에서 드리는 예배가 멸시를 당했었다. 사람들이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하”(삼상 2:17)였다. 그러나 지금은 온 나라에 하나님께 대한 예배가 행해지고 있었으며 백성들은 종교적 예배에 관심을 나타내었다. 성막에서 드리는 봉사가 없었기 때문에 제사는 당분간 다른 곳에서 드렸는데 백성들이 교훈을 얻으려고 자주 가던 제사장들과 레위인의 성읍이 이 목적을 위하여 선정되었다. 이 성읍들 중 가장 높은 곳을 흔히 제사 드리는 곳으로 선택한 고로 그 곳을 산당이라고 불렀다. PP 609.1

사울은 성문에서 선지자를 만났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이스라엘의 왕으로 택함을 입을 자가 친히 그의 앞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보여 주셨다. 이제 저희가 서로 마주섰을 때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보라 이는 내가 네게 말한 사람이니 이가 내 백성을 통할하리라”고 말씀하셨다. PP 609.2

“선견자의 집이 어디인지 청컨대 내게 가르치소서”라는 사울의 요청에 사무엘은 “내가 선견자니라”고 대답하였다. 사무엘은 잃어버린 가축들을 찾았으니 안심하라고 말하면서 사울에게 머물러 잔치에 참석하라고 강권하고, 그 때에 그의 앞에 놓인 큰 운명에 대하여 알려 주겠다고 말했다. “온 이스라엘의 사모하는 자가 누구냐 너와 네 아비의 온 집이 아니냐.” 사울의 마음은 선지자의 말을 듣고 떨었다. 사울은 그 말의 뜻을 얼마만큼 눈치 챌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왕에 대한 요구가 온 국민의 가장 열렬한 관심을 끄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울은 겸손히 자신을 낮추어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오며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나이까”라고 대답하였다. PP 609.3

사무엘은 그 마을의 중요한 사람들이 모인 회집 장소로 이 낯선 사람을 인도하였다. 선지자의 지도를 따라 그들 중에 제일 좋은 좌석이 사울에게 주어졌고 잔칫상에서는 제일 좋은 부분을 그의 앞에 배설하였다. 예배가 끝난 후 사무엘은 그의 객을 자기의 집으로 데려와 다락방에서 그와 더불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를 세울 대원칙들을 그에게 설명해 주어 그로 하여금 어느 정도 그의 높은 신분을 위하여 준비하도록 노력하였다. PP 609.4

다음날 이른 아침에 사울이 떠날 때에 선지자도 그와 함께 나갔다. 선지자는 성읍을 지나자 사환에게는 앞으로 가라고 명하고 사울에게 잠깐 서서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기별을 받으라고 말하였다. “이에 사무엘이 기름병을 취하여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맞추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네게 기름을 부으사 그 기업의 지도자를 삼지 아니하셨느냐”고 하였다. 이 일이 하나님의 권위로 이루어진 증거로서 사무엘이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일어날 사건들을 예언하고, 그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지위를 위하여 하나님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자격을 얻으리라는 것을 보증하였다. 선지자는 “네게는 여호와의 신이 크게 임하리니 너도…변하여 새 사람이 되리라 이 징조가 네게 임하거든 너는 기회를 따라 행하라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시느니라”고 말하였다. PP 610.1

사울이 그의 길을 갈 때에 선지자가 말한바 모든 일이 성취되었다. 사울이 베냐민의 변경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잃었던 짐승들을 찾았다는 기별을 받았다. 그는 다볼 평원에서 하나님께 예배하려고 벧엘로 올라가는 세 사람을 만났다. 그 중 한 사람은 제사드릴 염소 새끼 셋을 이끌었고, 다른 사람은 떡 세 덩이를 가졌고 셋째 사람은 희생의 잔치에 쓸 포도주 한 가죽 부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사울에게 예법대로 인사를 하고 또 그에게 떡 세 덩이 중에서 두 덩이를 선사하였다. 그의 성읍 기브아에서 선지자의 무리가 “산당”으로부터 돌아오면서 저와 수금과 비파와 소고의 곡조에 맞추어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울이 그들에게 접근할 때에 여호와의 신이 그에게도 임하여 그들과 함께 찬양의 노래를 부르고 같이 예언하였다. 사울이 매우 유창하고 지혜롭게 말하고 매우 열렬히 예배에 참석함으로 그를 알던 자들이 놀라 “기스의 아들의 당한 일이 무엇이뇨 사울도 선지자들 중에 있느냐”고 외쳤다. PP 610.2

사울이 선지자들과 함께 그들의 예배에 참가하고 있을 때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에게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님의 순결과 성결의 빛은 타고난 마음의 어둠을 비추었다. 사울은 자신을 하나님 앞에 있는 것처럼 보았다. 그는 성결의 미를 보았다. 이제 그는 죄와 사단을 대항하는 싸움을 시작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으며 이 싸움에 있어서 그의 힘은 전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와야 함을 느껴야 했다. 전에는 희미하고 불확실한 것처럼 보이던 구속의 경륜을 밝히 깨닫게 되었다. 여호와께서는 그의 높은 신분을 위하여 그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셨다. 여호와께서는 그에게 힘과 은혜의 근원을 나타내 보이시고 하나님의 요구와 자신의 의무에 대하여 알 수 있도록 그의 이해력을 계발시켜 주셨다. PP 610.3

사울을 왕으로 기름부은 사실은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님의 선택은 제비를 뽑아서 공공연하게 나타내어야 하였다. 사무엘은 이 목적을 위하여 백성들을 미스바로 소집하였다. 하나님의 지도를 받기 위하여 기도를 드린 후에 제비를 뽑는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였다. 모인 군중은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다. 지파에서 가문이, 가문에서 가족이 차례로 뽑혔으며 드디어 기스의 아들 사울이 선택된 사람으로 지명되었다. 그러나 사울은 그 회중 가운데 없었다. 그에게 지워지려는 큰 책임에 대한 부담으로 마음이 무거워져서 그는 몰래 자리를 떴다. 그를 다시 회중에게로 데려왔을 때, 회중들은 “다른 사람보다 어깨 위나 더 큰” 그의 군주다운 태도와 고상한 모습을 자랑스럽고 만족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사울을 회중에게 보일 때에 사무엘까지도 “너희는 여호와의 택하신 자를 보느냐 모든 백성 중에 짝할 이가 없느니라”고 부르짖었다. 그 대답으로 군중들 속에서 “왕의 만세”를 드높이 부르는 긴 기쁨의 함성이 일어났다. PP 611.1

그 후에 사무엘은 “나라의 제도”를 백성에게 알리고 군주 정치의 기초가 되고 그것을 지배할 원칙들을 말하였다. 왕은 독재 군주가 되지 말아야 하고 그의 권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뜻에 복종해야 하였다. 이 선지자의 교시를 책에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는 왕의 대권과 백성의 권리와 특권이 설명되어 있었다. 비록 국민들은 사무엘의 경고를 멸시했을지라도 이 충성스러운 선지자는 그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자유를 할 수 있는 대로 보호하고자 노력하였다. PP 611.2

백성들은 일반적으로 사울을 저희 왕으로 인정하였으나 한 큰 무리가 반대하였다. 가장 강대한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는 자기들을 무시하고 이스라엘 중에서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에서 왕을 뽑아 낸 일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사울에게 충성을 다짐하지도 않았고 관습상의 선물도 가져오지 않았다. 가장 열렬히 왕을 요구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사람을 감사히 받아들이기를 거절하였다. 각 당파에서는 저희가 보좌에 앉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지도자 중에 여러 사람은 자기가 그 명예를 갈망하였다.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시기와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교만과 야심에 찬 노력이 결국 실망과 불만을 가져왔다. PP 611.3

이와 같은 사태에서 사울은 왕위를 받기에 부적당함을 알았다. 사울은 전과 같이 정사를 사무엘에게 맡기고 기브아로 돌아갔다. 하나님께서 그를 택하신 것을 보고 그를 지지하고자 결심한 무리가 사울을 그 곳으로 영예스럽게 호송하였다. 그러나 사울은 그의 왕권을 힘으로 유지하고자 하지 않았다. 그는 베냐민 고원 중에 있는 그의 집에서 조용히 농사일에 종사하면서 그의 권위의 확립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겼다. PP 612.1

사울을 왕으로 임명한 지 얼마 후에 나하스의 통치 아래 있는 암몬 사람들이 요단 동편에 거주하는 지파들의 영토를 침범하여 길르앗 야베스 성읍을 위협하였다. 그 거민들은 암몬 사람들에게 조공을 드려서 화평을 얻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 잔인한 왕은 주민들의 오른눈을 빼어 그들을 자기의 능력의 영원한 증거로 삼는 조건 외에는 동의하려 하지 않았다. PP 612.2

포위당한 성읍 백성들은 7일간의 유예(猶豫) 기간을 달라고 애걸하였다. 암몬 사람들은 저희가 기대하는 승리의 영예를 더 높이려는 생각으로 이 제안에 동의하였다. 야베스에서 파송된 사자들은 즉시 요단 동편에 있는 지파들의 도움을 요청하였다. 사자들이 기브아에 그 기별을 전하니 공포심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사울은 밤에 밭에서 소를 몰고 돌아오다가 어떤 무서운 재난을 예고하는 큰 울림소리를 들었다. 그는 “백성이 무슨 일로 우느냐”고 말하였다. 그 수치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때에 숨어 있던 그의 모든 힘이 솟아올랐다. “하나님의 신에게 크게 감동되매” 사울은 “소 두 마리를 취하여 각을 뜨고 사자의 손으로 그것을 이스라엘 모든 지경에 두루 보내어 가로되 누구든지 나와서 사울과 사무엘을 쫓지 아니하면 그 소들도 이와 같이 하리라 하였”다. PP 612.3

33만 명이 사울의 명령 아래 베섹 평원에 모였다. 즉시 사자들을 포위된 성읍에 보내어 내일 그들을 도와주고 그날에 암몬 사람이 복종할 것이라는 보증을 전하게 하였다. 신속한 야간 행군으로 사울과 그 군대는 요단강을 건너 새벽에 야베스 앞에 도착하였다. 사울은 기드온처럼 그의 군대를 세 부대로 나누어 암몬 사람이 위험을 느끼지도 않고 아무 방비도 없는 이른 아침에 그들의 진영을 공격하였다. 공포에 싸여 그들이 패주한 후에는 큰 살육이 뒤따랐다. “남은 자가 다 흩어져서 둘도 함께 한 자가 없었더라.” PP 612.4

사울의 신속성과 용맹은 그처럼 큰 군대를 성공적으로 지도한 통솔력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들이 갈망하던 군주, 곧 그들을 다른 민족과 싸워 이기게 할 군주가 갖춰야 할 자격이었다. 백성들은 이제 사울을 저희 왕으로 환영했고, 하나님의 특별하신 축복이 없었다면 그들의 모든 노력이 헛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인간 대리자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열광적으로 사울을 환영한 나머지 어떤 사람들은 처음에 사울의 권위를 인정하기를 거부한 자들을 죽이자고 제의하였다. 그러나 왕은 말리면서 “이날에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리니 여호와께서 오늘날 이스라엘 중에 구원을 베푸셨음이니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사울은 품성이 변화되었다는 증거를 나타내었다. 그는 자신이 영예를 취하는 대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복수의 정신을 나타내는 대신에 그는 동정과 용서의 정신을 나타내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마음속에 거하는 분명한 증거였다. PP 613.1

사무엘은 이제 길갈에서 거국적 회집을 열어 나라를 정식으로 사울에게 주자고 제의하였다. 그렇게 한 후 “거기서 여호와 앞에 화목제를 드리고 사울과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거기서 크게 기뻐하니라.” PP 613.2

길갈은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서 최초에 진을 친 곳이었고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기적적으로 요단강을 건넌 사실을 기념하기 위하여 열두 개의 돌로 돌단을 세운 곳이었다. 이곳에서 할례를 새로 거행하였다. 이스라엘이 가데스에서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황야에 체류하게 된 후 처음으로 유월절을 지킨 곳도 이 곳이었다. 이곳에서 “만나”가 그쳤었다. 여기서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자신을 이스라엘 군대의 사령관으로서 나타내셨다. 이곳으로부터 그들은 여리고를 함락시키고 아이를 정복하기 위하여 행진했었다. 여기서 아간은 자기 죄에 대한 형벌을 받았고, 또한 여기서 기브온 사람과 조약을 맺으므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권고를 구하는 일을 태만히 한 데 대한 처벌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놀라운 사건들과 관련되어 있는 이 평원에 사무엘과 사울이 나란히 서고 왕을 환영하는 함성이 그친 후에 연로한 선지자는 민족의 통치자로서 그의 고별사를 말하였다. PP 613.3

사무엘은 “보라 너희가 내게 한 말을 내가 다 듣고 너희 위에 왕을 세웠더니 이제 왕이 너희 앞에 출입하느니라 보라 나는 늙어 머리가 희었고…내가 어려서부터 오늘날까지 너희 앞에 출입하였거니와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과 그 기름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내게 대하여 증거하라 내가 뉘 소를 취하였느냐 뉘 나귀를 취하였느냐 누구를 속였느냐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내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뉘 손에서 취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그것을 너희에게 갚으리라”고 말하였다. PP 614.1

백성들은 한결같은 음성으로 “당신이 우리를 속이지 아니하였고 압제하지 아니하였고 뉘 손에서 아무것도 취한 것이 없나이다”고 대답하였다. PP 614.2

사무엘은 단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노력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먼저 왕과 백성 모두가 따라야 할 원칙들을 천명하였고 자신의 모본으로 그의 말의 무게를 더하고자 하였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하나님의 사업에 관계하였고 그의 긴 생애를 통해 오직 한 가지 목적,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스라엘의 최대의 행복을 위하는 일만이 항상 그의 앞에 있었다. PP 614.3

이스라엘 백성들은 번영에 대한 희망을 갖기 전에 하나님 앞에 회개하도록 인도함을 받아야 하였다. 죄의 결과로 그들은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국가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권능과 지혜에 대한 분별력을 잃고, 당신의 사업을 옹호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그들의 신뢰심을 상실하였다. 그들은 참 평화를 찾기 전에 저희가 범한 바로 그 죄를 알고 자복해야 하였다. 그들은 왕을 요구하는 목적을 “우리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의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니이다”고 선언하였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저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신 날부터 이스라엘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만왕의 왕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 행하시고 그들의 싸움을 싸우셨다. 때때로 그들은 저희 죄로 인하여 원수의 세력 하에 팔렸으나 저희가 악의 길에서 돌이키자마자 하나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사 구원자를 일으키셨다. 여호와께서는 “기드온과 바락과 입다와 사무엘을 보내사 사방 원수의 손에서 건져내사 안전히 거하게 하셨”다. 그러나 위험을 당하여 그들이 “우리를 다스릴 왕이 있어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에 선지자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는 너희의 왕이 되실지라”고 말하였다. PP 614.4

사무엘은 계속하여 말하였다. “너희는 이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 목전에 행하시는 이 큰 일을 보라 오늘은 밀 베는 때가 아니냐 내가 여호와께 아뢰리니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사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로 밝히 알게 하시리라 이에 사무엘이 여호와께 아뢰매 여호와께서 그날에 우레와 비를 보내시니”라. 오뉴월 맥추 때에 동방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공기는 맑고 온화하였다. 그러므로 이 계절에 돌연한 폭풍우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공포에 싸이게 하였다. 이제 백성들은 겸비하여 저희 죄, 곧 저희가 범한 바로 그 죄를 자복하였다. “당신의 종들을 위하여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여 우리로 죽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우리의 모든 죄에 왕을 구하는 악을 더하였나이다.” PP 615.1

사무엘은 백성들을 낙망 상태에 버려두지 아니하였느니 이는 낙망은 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막아 버리는 까닭이었다. 사단은 그들을 인도하여 하나님을 가혹하고 용서치 않는 분으로 보게 하여 그들로 여러 가지 시험에 빠지게 하고자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자비로우시고 용서하시는 분이시며 항상 백성들에게 은혜를 내리기 원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을 통하여 “두려워 말라 너희가 과연 이 모든 악을 행하였으나 여호와를 좇는 데서 돌이키지 말고 오직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 돌이켜 유익하게도 못하며 구원하지도 못하는 헛된 것을 좇지 말라 그들은 헛되니라 여호와께서는…자기 백성을 버리시지 아니하실 것이”라는 기별을 전하였다. PP 615.2

사무엘은 자신이 당해왔었던 경멸에 대해서는 조금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그의 한 평생의 헌신에 보답하지 않은 배은망덕에 대하여 조금도 꾸짖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들에 대한 자기의 끊임없는 관심을 그들에게 보증하였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인즉 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 만일 너희가 여전히 악을 행하면 너희와 너희 왕이 다 멸망하리라.” PP 6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