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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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장 연중 절기들

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소에서 예배하기 위하여 연중 세 번 회집하였다(출 23:14~16). 실로가 한동안 이러한 집회의 장소였으나 그 후 예루살렘이 거족적 예배의 중심지가 되어 각 지파는 엄숙한 절기들을 지키기 위하여 이곳에 회집하였다. PP 537.1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땅을 빼앗으려고 노리고 있는 사나운 호전 족속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나 매년 세 번씩 모든 강건한 장정들과, 여행할 수 있는 백성들은 모두 그들의 집을 떠나 가나안 땅 거의 중앙에 있는 집회 장소에 모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때에 아무 보호책도 없는 그들의 가족들을 원수들의 불과 칼로부터 무엇이 보호해 줄 것이었는가? 그 땅을 침입하여 이스라엘을 사로잡으려는 이방 원수들로부터 무엇이 보호해 줄 것이었는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의 보호자가 되시리라는 허락이었다. “여호와의 사자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치고 저희를 건지시는도다”(시 34:7).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배하러 올라가는 동안 하나님의 능력이 그들의 원수들을 제어하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열방을 네 앞에서 쫓아내고 네 지경을 넓히리니 네가 매년 세 번씩 여호와 너희 하나님께 보이러 올 때에 아무 사람도 네 땅을 탐내어 엿보지 못하리라”(출 34:24)고 약속하셨다. PP 537.2

최초의 절기는 유월절, 곧 무교절인데 유대력의 첫 달인 아빕월에 거행되었으며 지금의 3월 하순에서 4월 초순까지에 해당된다. 추운 겨울도 지나고 늦은비도 끝났으므로 삼라만상은 춘계의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있었다. 산과 계곡에 초목이 푸르렀고 사방에 핀 야생화들이 들판을 곱게 장식하고 있었다. 아울러 만월에 가까운 달은 밤을 즐겁게 하였다. 이 계절을 성가 시인 솔로몬은 다음과 같이 매우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PP 537.3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아 2:11~13
PP 538.1

가나안 땅 각처에서 순례자의 대열은 예루살렘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었다.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이, 산에서는 목부들이, 갈릴리 바다에서는 어부들이, 들에서는 농부가, 거룩한 학교에서는 선지자의 생도들이 모두 그들의 발걸음을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나타나는 곳으로 향하였다. 그들은 천천히 여행하였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가기 때문이었다. 여행자들은 끊임없이 증가하여 때때로 거룩한 도성에 도착할 즈음에는 큰 무리를 이루었다. PP 538.2

즐거운 삼라만상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을 북돋우어 주었고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게 하였다. 웅장한 히브리 시편들을 노래하여 여호와의 영광과 위엄을 높였다. 나팔 소리와 제금 소리를 신호로 해서 무수한 사람들은 음성을 높여 다음과 같은 감사의 노래를 합창하였다. PP 538.3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 내가 기뻐하였도다
예루살렘아 우리 발이 네 성문 안에 섰도다…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에
감사하려고…
그리로 올라가는도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시 122:1~6
PP 538.4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교도들이 그들의 제단에 불을 붙이던 주위의 산들을 바라보고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PP 538.5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 121:1, 2
PP 538.6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 시 125:1, 5
PP 538.7

거룩한 성읍이 보이는 산에 올라가 그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성전으로 나아가는 예배자의 무리를 바라보았다. 향연이 올라가고, 레위인들의 나팔 소리가 거룩한 예배를 예고할 때에 그들은 그 시간의 영감에 사로잡혀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PP 539.1

“여호와는 광대하시니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산에서
극진히 찬송하리로다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함이여
큰 왕의 성 곧 북방에 있는 시온산이 그러하도다.”
“네 성안에는 평강이 있고
네 궁중에는 형통이 있을지어다.”
“내게 의의 문을 열지어다
내가 들어가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내가 여호와의 모든 백성 앞에서
나의 서원을 여호와께 갚을지라
예루살렘아, 네 가운데서
여호와의 전 정(殿庭)에서
내가 갚으리로다 할렐루야”. 시 122:7, 118:19, 116:18, 19
PP 539.2

예루살렘의 집들은 모두 순례자에게 개방되고 방들은 무료로 제공되었으나 그 많은 군중에게는 넉넉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성읍 안과 주위에 있는 언덕을 찾아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 모두 장막을 쳤다. PP 539.3

그 달 14일 저녁에 유월절을 지켰는데 그 엄숙하고 감명적인 의식은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원받은 것을 기념하고 장차 죄의 속박에서 구원하실 그리스도의 희생을 예표하는 것이었다. 구세주께서 갈바리에서 당신의 생명을 버리셨을 때에 유월절의 의의는 끝나고 성만찬 제도가 유월절이 예표하던 동일한 사건의 기념으로 제정되었다. PP 539.4

유월절에 이어서 7일 동안 무교절을 지켰다. 첫째와 일곱째 날은 성회로 모이는 날이므로 육체노동을 해서는 안 되었다. 둘째 날에는 그 해의 수확의 첫 열매를 하나님 앞에 드렸다. 팔레스틴에서는 보리가 처음으로 수확되었는데 절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결실하기 시작하였다. 제사장은 만물이 하나님의 소유라는 사실에 대한 인정으로 이 곡식단을 하나님의 제단 앞에서 흔들었다. 이 의식이 거행될 때까지는 수확을 할 수 없었다. PP 539.5

열매를 드린 후 50일째 되는 날이 오순절이었는데 이는 또한 맥추절 혹은 칠칠절이라고 불리었다. 곡식을 양식으로 주신 것을 감사하는 표로써 누룩을 넣어서 구운 빵 두 덩이를 하나님 앞에 드렸다. 오순절은 하루뿐이었으며 종교적 예배를 위하여 구별된 날이었다. PP 539.6

7월에는 초막절 또는 수확의 절기가 있었다. 이 절기는 과수원과 감람원과 포도원의 산물로써 하나님의 은혜를 인정하는 절기였다. 이 절기는 그 해의 가장 영광스러운 축제였다. 땅은 그 소산물을 증산해 주었고 수확물을 곳간에 거두어 들였으며 과실과 기름과 포도즙은 저장되고 처음 익은 열매들이 보관되었으므로 이제 백성들은 그들을 풍성히 축복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가지고 모여들었다. PP 540.1

절기는 가장 크게 기뻐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였다. 이 절기는 대속죄일 바로 후이므로 그들의 죄가 그 이상 더 기억되지 않으리라는 보증을 받은 때였다.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목한 그들은 이제 하나님의 선하심을 인정하고 당신의 자비를 찬양하고자 하나님 앞으로 나아왔다. 추수하는 일도 끝나고 신년의 수고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므로 백성들은 아무 염려 없이 그 시간의 거룩하고 즐거운 감화에 열중할 수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만이 절기에 나오도록 명을 받았으나 가능한 한 가족들은 모두 그들을 동반하여 와서 종들과 레위인과 이방인과 가난한 자들을 후대해야 하였다. PP 540.2

초막절(장막절)도 유월절처럼 기념하는 절기였다. 광야에서의 순례 생활을 기념하여 백성들은 이제 집을 떠나 “아름다운 나무”의 푸른 가지와 “종려 가지와 무성한 가지와 시내 버들”(레 23:40, 42, 43)로 만든 초막에 거하였다. PP 540.3

그 첫째 날은 성회로 모였으며 7일간의 절기에 여덟째 날을 더하여 그같은 방법으로 지켰다. PP 540.4

이 연례 회집은 노인과 젊은이들의 마음을 하나님을 섬기도록 격려하는 한편 그 땅의 각처에서 온 백성들의 회합은 그들과 하나님 사이의 유대와 상호간의 연합을 강하게 하였다.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서도 초막절과 같이 그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축복을 기쁨으로 기념하는 일은 매우 유익한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께서 저희 조상들에게 베푸신 구원을 기념한 것처럼 우리도 그분께서 이 세상과 흑암의 오류에서 우리를 당신의 은혜와 진리의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여러 방법을 감사하며 회상해야 한다. PP 540.5

성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자들은 매년 한 달 이상을 연중 절기에 참석하기 위하여 바쳐야 하였다. 하나님께 헌신한 이같은 모본은 종교적 예배의 중요성과 우리의 이기적, 세속적 이익을 영적이요 영원한 이익 아래 종속시켜야 할 필요를 강조해 주고 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서로 굳게 하고 격려하기 위하여 함께 모이는 특권을 게을리 할 때에 우리는 커다란 손실을 당한다.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가 우리의 마음속에서 생기와 중대성을 잃고, 우리의 마음이 그것의 성화시키는 감화로 계발되고 부흥되기를 멈추고, 영적으로 퇴보하게 된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 교제할 때에 서로간의 동정심이 부족하므로 큰 손실을 당한다. 자신을 스스로 가두어 두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기대하신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 한 아버지의 자녀이며 서로의 행복을 위하여 상호간에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의 요구와 인간의 요구가 우리에게 있다. 우리로 동포들을 동정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을 축복하고자 노력하는 중에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은 우리들의 성품에 사교적인 요소를 올바르게 계발시키는 것이다. PP 541.1

초막절에는 기념하는 의미 이외에 표상적인 의미도 있었다. 그것은 과거의 광야 생활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수확의 절기로서 땅의 열매의 수확을 경축하고, “추수하는 주인”께서 가라지를 모아 불태우고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기 위하여 추수꾼을 보내시는 최후의 수확의 날을 예표하였다. 그 때에 악인들은 모두 멸망을 당할 것이다. 악인들은 “본래 없던 것같이”(옵 16) 될 것이다. 그리고 온 우주의 모든 음성이 합하여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것이다. 요한계시록 기자는 “내가 또 들으니 하늘 위에와 땅 위에와 땅 아래와 바다 위에와 또 그 가운데 모든 만물이 가로되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능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계 5:13)고 말한다. PP 541.2

이스라엘 백성들은 초막절에 그들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원하시고 광야의 순례 생활 동안 친절히 돌보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회상하고 그분을 찬양하였다. 또한 그들은 대속죄일의 의식을 행한 직후에 사죄와 가납하심을 입은 것을 인식하고 기뻐하였다. 그처럼 이제 여호와의 구속받은 자들은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롬 8:22) 저주의 속박에서 영원히 구원 얻어 안전히 하늘 가나안에 모일 때에 말로 다할 수 없는 즐거움과 충만한 영광중에 기뻐할 것이다. 그 때에는 인류에 대한 그리스도의 대속 사업은 완성되고 인류의 죄는 영원히 도말될 것이다. PP 542.1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
레바논의 영광과 갈멜과
사론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로다.”
“그 때에 소경의 눈이 밝을 것이며
귀머거리의 귀가 열릴 것이며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며
벙어리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뜨거운 사막이 변하여 못이 될 것이며
메마른 땅이 변하여 원천이 될 것이며…”
“거기 대로가 있어 그 길을
거룩한 길이라 일컫는 바 되리니
깨끗지 못한 자는 지나지 못하겠고
오직 구속함을 입은 자들을 위하여
있게 된 것이라
우매한 행인은 그 길을 범치 못할 것이며”
“거기는 사자가 없고
사나운 짐승이 그리로 올라가지 아니하므로
그것을 만나지 못하겠고
오직 구속함을 얻은 자만 그리로 행할 것이며”
“여호와의 속량함을 얻은 자들이 돌아오되
노래하며 시온에 이르러
그 머리 위에 영영한 희락을 띠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으리니
슬픔과 탄식이 달아나리로다”. 사 35:1, 2, 5~10
PP 5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