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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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장 요단에서의 배도

승리를 얻은 이스라엘 군대는 마음에 큰 기쁨과 하나님께 대한 새로운 믿음을 가지고 바산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이미 귀중한 영토를 소유하였고 즉시 가나안을 정복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들과 약속의 땅 사이에는 요단강이 가로놓여 있을 뿐이었다. 강 바로 맞은편에는 신록이 덮여 있었고 많은 샘에서 흘러내리는 시내와 무성한 종려나무 그늘이 덮인 비옥한 평야가 있었다. 이 평야의 서쪽 변경에는 여리고의 망대와 높이 솟은 궁전이 종려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었으므로 여리고 성을 “종려의 성읍”이라 불렀다. PP 453.1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나온 높은 고원 지대와 강 사이는 요단 동편에도 역시 폭이 여러 마일이나 되는 평야가 있었는데 그것은 강을 따라 멀리까지 펼쳐져 있었다. 이 그늘진 골짜기의 기후는 열대성이었는데 그 곳에는 싯딤나무 혹은 아카시아라고 불리는 나무가 무성하여 이 평야를 “싯딤 골짜기”라 불렀다. 이곳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진을 쳤으며 그들은 강변에 있는 아카시아 숲 속에서 쾌적한 안식처를 발견하였다. PP 453.2

그러나 이 매혹적인 환경 가운데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장한 대군이나 광야의 맹수보다 더 치명적인 악을 만나게 되었다. 자연의 혜택이 매우 풍부한 이 나라는 그 곳에 사는 거민들로 말미암아 더럽혀졌다. 주신(主神) 바알의 예배에서 가장 비열하고 간악한 장면이 날마다 공공연하게 일어났다. 사방에는 백성들의 비열하고 부패함을 암시하는 우상숭배와 방탕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PP 453.3

이러한 환경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부패한 감화를 끼쳤다. 그들의 마음은 끊임없이 암시되는 비열한 생각에 익숙해지고 그들의 안일하고 나태한 생활은 저들의 생활을 문란하게 해서 자신들이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하나님께로부터 떠나 쉽사리 유혹의 희생물이 될 상태에 들어가고 있었다. PP 453.4

그들이 요단강가에 진을 치고 있는 동안 모세는 가나안을 정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위대한 지도자는 이 일에 전심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백성들에게는 이 어중간하고 기대하는 시간이 가장 괴로운 때였다. 여러 주일이 지나가기 전에 그들은 덕행과 성실함에서 매우 크게 이탈하여 그들의 역사를 더럽히고 말았다. PP 454.1

최초에는 이스라엘 백성과 인근 이방인 사이에 거의 교제가 없었다. 그러나 얼마 후에 미디안 여인들이 진 속으로 몰래 숨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여인들의 출현이 아무런 경계심도 일으키지 않았으며 그들의 계획이 매우 조용히 진행되었으므로 모세도 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 여인들의 목적은 히브리인과 교제하여 그들로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게 유혹하고 이교의 의식과 습관에 흥미를 끌게 하여 그들을 우상숭배에 끌어들이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동기가 우정의 두루마기 아래 교묘히 감추어져 있었으므로 그들은 백성의 지도자들에게까지 의심을 받지 않았다. PP 454.2

발람의 제의에 따라 모압 왕은 그들의 신들을 높이는 대축제일을 정하고 발람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참석을 권유할 수 있도록 그것은 비밀리에 준비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발람을 하나님의 선지자로 알고 있었으므로 발람은 자기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 거의 어려움이 없었다. 많은 백성들이 그와 함께 축제에 참가하였다. 그들은 대담하게도 금지된 곳으로 나아가 사단의 올무에 걸렸다. 노래와 춤과 이교 축제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그들은 여호와께 대한 충절을 포기하였다. 환락과 축연에 가담하여 술을 마시며 방종할 때에 그들의 지각은 몽롱해져 마침내 자제력을 잃고 말았다. 정욕이 그들을 완전히 지배하였다. 음탕한 행위로 말미암아 양심을 더럽힌 그들은 우상에게 머리를 숙여 절하도록 권유를 받았다. 그들은 이교도의 제단에 희생 제물을 드리고 가장 비루한 의식에 참여하였다. PP 454.3

오래지 않아 이 독소는 치명적인 전염병처럼 이스라엘 진영에 퍼졌다. 전쟁으로 원수를 정복해야 할 이들이 이방 여인의 간계에 정복당하고 말았다. 온 백성이 들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통치자들과 지도자들이 범죄하는 첫 무리에 속해 있었으며 너무나 많은 백성이 범죄하여 거족적(擧族的)으로 배도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이 “바알브올에게 부속된지라”(민 25장을 보라). 모세가 그 악을 감지했을 때에는 원수의 계획이 이미 큰 성공을 거두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브올산에서 음탕한 예배에 참가할 뿐 아니라 이교도의 의식이 이스라엘 백성의 진영에서도 거행되고 있었다. 연로한 지도자 모세는 분개하였고 하나님께서도 진노하셨다. PP 454.4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법적인 행위는 이스라엘에 대하여 발람의 모든 사술이 행할 수 없었던 일 곧 이스라엘을 하나님께로부터 분리시키는 그 일을 행하였다. 백성들은 신속히 내리는 형벌로 인하여 그들의 죄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되었다. 무서운 염병이 진중에 퍼져 수만 명이 삽시간에 죽임을 당했다. 하나님께서는 사사들에게 이 배도에 가담한 두목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이 명령은 신속히 집행되었다. 범죄자들은 죽임을 당했고 그들의 시체는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 높이 매달려 있었다. 두목들이 그처럼 혹독한 처벌을 받는 것을 보게 하심으로 회중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얼마나 미워하시며 저들에 대한 당신의 분노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깊이 깨닫게 하셨다. PP 455.1

그 형벌이 공의로움을 깨달은 모든 백성들은 급히 성막으로 나아가 눈물과 깊이 뉘우침으로 그들의 죄를 자백하였다. 이와 같이 그들이 성막 문에 나아와 하나님 앞에서 울고 있고, 염병이 아직도 사람들을 죽이고 사사들은 그 무서운 임무를 집행하고 있을 때에, 이스라엘의 귀족 중 한 사람인 시므리는 “미디안 백성의 한 종족”의 공주인 미디안 창녀를 데리고 담대하게 진영으로 들어왔다. 이보다 더 대담하고 완고한 악행은 결코 없었다. 술에 벌겋게 된 시므리는 “그의 죄를 소돔과 같다고 선포하고” 자신의 수치를 영광으로 여겼다. 제사장과 지도자들이 슬픔과 굴욕 중에 엎드려 “낭실과 단 사이에서” 울면서 여호와께 당신의 백성을 아끼시고 당신이 택하신 백성을 책하지 마시기를 간청하고 있을 때에 이 이스라엘의 귀인은 마치 하나님의 형벌을 부인하고 민족의 사사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회중의 목전에서 보라는 듯이 뽐내면서 범행하였다. 대제사장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회중 가운데서 일어나 창을 들고 “그 이스라엘 남자를 따라 그의 막에 들어가서” 그 둘을 살해하였다. 그리하여 염병이 멎고 하나님의 형벌을 집행한 그 제사장은 온 이스라엘 앞에서 존귀히 여김을 받아 사제 직분이 그와 그의 가문에 영원히 보장되었다. PP 455.2

하나님의 기별이 임하여 비느하스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나의 노를 돌이켰”으니 “그러므로 말하라 내가 그에게 나의 평화의 언약을 주리니 그와 그 후손에게 영원한 제사장 직분의 언약이라 그가 그 하나님을 위하여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속죄하였음이니라”고 하셨다. PP 455.3

싯딤에서 범한 죄로 인하여 이스라엘에게 내린 형벌은 거의 40년 전 “그들이 반드시 광야에서 죽으리라”는 선고를 받았던 거대한 무리 중에 살아남은 자를 멸하였다. 요단 평야에서 진을 치고 있을 동안에 하나님의 명을 따라 백성을 계수한 중에는 “모세와 제사장 아론이 시내 광야에서 계수한 이스라엘 자손은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한 사람도 남지 아니하였”(민 26:64, 65)다. PP 456.1

미디안 사람들의 유혹에 빠졌으므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형벌을 내리셨다. 그러나 그 유혹자들도 하나님의 공의의 진노를 피할 수 없었다. 아말렉인들은 르비딤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대군 뒤에 남아 있던 피로에 지친 자들을 습격했으나 오랜 후까지 형벌을 받지 않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유혹하여 죄에 빠지게 한 미디안인들은 더 위험한 원수이었으므로 신속히 하나님의 형벌을 받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으라 그 후에 네가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민 31:2)고 명하셨다. 곧 “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미디안을 쳐서…그 죽인 자 외에 미디안의 다섯 왕을 죽였으니…또 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죽였더라”(민 31:7, 8). 공격군의 포로가 되었던 여인들도 역시 가장 큰 범죄자요 가장 위험한 이스라엘의 원수로서 모세의 명령에 따라 사형에 처하였다. PP 456.2

음모를 꾸며 하나님의 백성을 해한 자들의 말로가 이와 같았다. 시편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열방은 자기가 판 웅덩이에 빠짐이여 그 숨긴 그물에 자기 발이 걸렸도다”(시 9:15). “여호와께서는 그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시며 그 기업을 떠나지 아니하시리로다 판단이 의로 돌아가리”(시 94:14, 15)라. 사람들이 “모여 의인의 영혼을 치려”(시 94:21) 할 때에 여호와께서 “저희 죄악을 저희에게 돌리시며 저희의 악을 인하여 저희를 끊으시리”(시 94:23)라. PP 456.3

발람이 히브리인들을 저주하도록 부름을 받았을 때에 그는 그의 모든 사술로도 히브리인들에게 해를 끼칠 수 없었다. 이는 여호와께서 “야곱의 허물을 보지 아니하시며 이스라엘의 패역을 보지 아니하”(민 23:21)심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유혹에 굴복하여 하나님의 율법을 범했을 때에 그들을 보호하던 방벽이 그들을 떠났다. 하나님의 백성이 당신의 계명을 충실히 지킬 때에는 “야곱을 해할 사술이 없고 이스라엘을 해할 복술이 없”(민 23:23)었다. 그런고로 사단은 모든 능력과 교활한 술책으로 이스라엘을 유혹하여 죄에 빠지게 하려고 노력하였다. 만일 하나님의 율법을 맡은 자라고 공언하는 자가 그 계명을 범하게 되면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분리되고 원수들 앞에 서지 못할 것이다. PP 457.1

미디안의 무력이나 사술에도 정복당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미디안 창녀들의 희생 제물이 되고 말았다. 사단의 역사에 가담하여 영혼을 함정에 빠뜨리고 멸망시키려고 노력하는 여인의 힘은 이와 같다. “대저 그가 많은 사람을 상하여 엎드러지게 하였나니 그에게 죽은 자가 허다하니라”(잠 7:26). 이와 같이 셋의 자손들이 유혹을 받아 그들의 성실성을 버림으로 거룩한 자손이 부패하게 되었다. 요셉도 이와 같은 유혹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방패였던 삼손도 범죄하여 자기의 힘을 빼앗기고 블레셋 족속의 수중에 빠졌다. 이 점에서 다윗도 넘어졌다. 그리고 세 번이나 당신의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라고 불렸던, 열왕 중에 가장 현명한 왕인 솔로몬도 정욕의 노예가 되어 동일한 매혹의 힘에 자신의 성실성을 희생하였다. PP 457.2

“저희에게 당한 이런 일이 거울이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의 경계로 기록하였느니라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1, 12). 사단은 인간의 마음을 다룰 수 있는 요소를 잘 알고 있다. 사단은 수천 년 동안 악마와 같이 맹렬하게 연구하였으므로 각 사람들의 공격당하기 가장 쉬운 점들을 알고 있다. 사단은 여러 세대를 통하여 바알브올에서 그처럼 성공을 거둔 동일한 유혹으로 이스라엘 중에 가장 강한 자들과 귀인들을 파멸시켰다. 각 시대를 통하여 육욕적 방종의 암초에 걸려 깨어진 품성의 잔해(殘骸)들이 흩어져 있다. 세상 끝이 가까이 이를수록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늘 가나안의 변경에 서 있는 우리에게 사단은 옛날처럼 우리를 아름다운 땅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사단은 각 영혼에게 그의 올무를 놓는다. 경계해야 할 사람은 무식자나 교양이 없는 자들만이 아니다. 사단은 가장 높은 지위, 가장 거룩한 직분을 가진 자들을 유혹할 준비를 할 것이다. 만일 그가 그들을 유혹하여 그들의 영혼을 더럽히게 할 수 있다면 그는 그들을 통하여 많은 사람을 멸망시킬 수 있다. 그는 3천 년 전에 사용했던 동일한 매개체들을 지금도 사용한다. 세속적 우정, 매혹적인 미, 향락의 추구, 환락, 잔치, 혹은 술잔으로 그는 일곱째 계명을 범하도록 유혹한다. PP 457.3

사단은 이스라엘을 우상숭배로 인도하기 전에 먼저 방탕으로 유인하였다. 그들 자신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모독하고 당신의 성전을 더럽히는 자들은 하나님께 욕을 돌리는 어떤 일이라도 주저 없이 행하여 그들의 부패한 마음의 욕망을 만족시킬 것이다. 육욕의 방종은 지력을 약화시키고 영혼의 가치를 저하시킨다. 동물적 기호의 만족으로 도덕적·지적 능력은 마비된다. 그리고 정욕의 노예가 된 자는 하나님의 율법의 신성한 의무를 깨닫고 속죄의 감사함을 알고 영혼에게 바른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선과 순결, 진리와 하나님께 대한 존경심, 거룩한 사물에 대한 사랑 등 인간을 하늘의 세계로 연결시키는 모든 거룩한 애정과 고상한 소망은 색욕의 불에 타버린다. 그 영혼은 캄캄하고 황폐된 황무지와 악신들의 거처와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의 모이는 곳”이 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들이 짐승의 수준으로 전락된다. PP 458.1

히브리인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고 민족적으로 하나님의 형벌을 초래한 것은 우상 숭배자들과 교제하고 그들의 축제에 참가한 까닭이었다. 그와 같이 지금도 그리스도의 추종자들로 경건치 않은 자들과 교제하게 하고 그들의 오락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사단은 가장 성공적으로 그들을 유혹하여 죄 가운데 빠뜨린다. “그러므로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저희 중에서 나와서 따로 있고 부정한 것을 만지지 말라”(고후 6:17).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당신의 백성에게 당신이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구하신 바와 같이 풍속과 습관과 원칙에 있어서 세상과 크게 구별되기를 원하신다. 만일 그들이 당신의 말씀의 교훈을 충실히 따른다면 이런 구별이 존재할 것이요 다른 방법으로는 결코 구별될 수 없다. 그리스도인에게 경건치 않은 자들의 정신이나 습관과 일치하지 않도록 금하신 주님의 경고는 이방인들과 동화하지 않도록 히브리인에게 주셨던 경고 못지않게 직접적이고 분명한 것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요일 2:15)다고 말씀하신다.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의 원수임을 알지 못하느뇨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되게 하는 것이니라”(약 4:4).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죄인들과 분리되어야 하며 그들을 위하여 선을 행할 기회가 올 때에만 그들과 교제하도록 선택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하나님께로부터 떠나게 하는 감화를 끼치는 자들과의 교제를 피하려고 아무리 굳게 결심하여도 그 결심이 지나치지 않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함과 동시에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시험을 피하여야 한다. PP 458.2

이스라엘 사람들이 죄에 빠진 것은 저희가 표면상으로 안일하고 안전한 상태에 있을 때였다. 그들은 하나님을 항상 그들 앞에 모시는 데 실패하였고 기도를 게을리 하고 자기 자신을 믿는 정신을 품었다. 안일과 방종은 영혼의 성채를 경비하지 않은 채 버려두는 것이며 부패한 사상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원칙의 요새를 무너뜨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사단의 권세에 팔아넘긴 자들은 성 안에 있던 반역자들이었다. 아직도 사단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영혼을 파멸시키고자 노력한다. 그리스도인이 공공연하게 죄를 범하기 전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준비 과정이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진행된다. 사람의 마음이 단번에 순결과 거룩함에서 부패와 타락과 범죄로 전락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자들이 금수와 악마처럼 타락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바라봄으로 우리는 변화를 받는다. 불순한 생각들을 품음으로 인간은 한때 그가 미워하던 죄를 좋아하도록 그 마음을 길들일 수 있다. PP 459.1

사단은 범죄와 비열한 악습을 널리 퍼뜨리려고 온갖 방법을 다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소설에 나타나 있거나 어떤 극장에서 상영되는 범죄에 대한 현란한 소개들을 보지 않고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거리를 걸어갈 수 없다. 마음이 죄에 익숙하도록 길들여지고 있다. 비열하고 비루한 자들이 살아온 경로가 오늘날의 정기 간행물에 소개되어 백성들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정욕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자극적인 이야기로 꾸며져 그들에게 제시된다. 그들이 비열한 범죄에 대하여 그처럼 많이 듣고 읽기 때문에 한때는 그와 같은 장면에 무서워 질겁을 하던 부드러운 양심이 마침내는 굳어져서 그들은 그런 일들을 아주 재미 있는 듯이 오래 마음에 간직하게 된다. PP 459.2

오늘날에도 세상 사람에게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고 공언하는 자들에게까지 인기를 끄는 많은 오락들이 이교도들의 오락이 가져왔던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 오락들 중에는 사단이 영혼들을 멸망시키는 데 이용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영화를 통해서 사단은 각 시대를 통하여 인간의 정욕을 흥분시키고 악습을 찬양하는 일을 해왔다. 매혹적인 과시(誇示)와 넋을 잃게 하는 음악을 동반한 오페라, 가면무도회, 댄스, 카드놀이를 이용하여 사단은 원칙의 방벽을 무너뜨리고 육욕적 방종의 문을 연다. 교만한 마음을 기르거나 식욕의 방종을 조장하는 곳과 하나님을 잊게 하고 영원한 관심사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오락장에서 사단은 쇠사슬로 영혼들을 속박하고 있다. PP 459.3

현인 솔로몬은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사람의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잠 23:7)하다고 권면하였다. 사람의 마음은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워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애의 순결을 찾으려는 노력이 헛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은혜 없이 고상하고 덕 있는 품격을 건설하려는 자는 흐르는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있는 자이다. 맹렬한 시험의 폭풍이 불 때에 그 집은 분명히 무너질 것이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 51:10)라는 다윗의 기도가 모든 영혼의 탄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늘의 선물에 참여자가 된 우리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벧전 1:5)을 힘입어 완전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PP 460.1

아직도 우리는 유혹을 물리치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단의 계책에 빠지지 않으려면 영혼의 통로를 잘 지켜야 한다. 불순한 생각을 일으키는 것들을 읽거나, 보거나, 듣는 일을 피해야 한다. 영혼의 대적이 암시하는 모든 문제에 닥치는 대로 빠져들지 않도록 마음을 방심하지 말 것이다. 사도 베드로는 “너희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 근신하여…이전 알지 못할 때에 좇던 너희 사욕을 본 삼지 말고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벧전 1:13~15)고 말했다. 바울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할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할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빌 4:8)고 말하였다. 이 일에는 열렬한 기도와 끊임없는 경계가 요구될 것이다. 우리는 마음을 향상시키고 마음속에 순결하고 거룩한 사물을 항상 생각나게 하는 거룩한 성령의 끊임없는 감화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연구해야 한다. 시편 기자는 “청년이 무엇으로 그 행실을 깨끗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을 따라 삼갈 것이니이다”, “내가 주께 범죄치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시 119:9, 11)라고 말하였다. PP 460.2

이스라엘이 벧브올에서 범한 죄는 하나님의 형벌을 온 이스라엘 민족에게 내리게 하였으나 지금은 그와 동일한 죄라 할지라도 신속히 형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 죄는 분명히 보응을 받을 것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고전 3:17). 자연은 이러한 범죄에 대한 무서운 형벌 곧 조만간에 모든 범죄자에게 주어질 형벌을 가할 것이다. 우리 인류가 무섭게 퇴화되고 온 세계가 중한 질병과 고통의 저주를 받고 있는 것은 다른 어떤 죄보다도 이러한 죄악의 연고이다. 사람들이 그들의 범행을 그들의 동료들에게는 감출 수 있을지 모르나 그들은 고통과 질병과 저능과 죽음과 같은 것에서 분명히 그 못지않은 결과를 거둘 것이다. 그리고 현세 저편에서 심판정에 설 것인데 그 심판에서 영원한 형벌을 받을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갈 5:21)며, 사단과 악한 천사와 더불어 “둘째 사망”인 “불못”(계 20:14)에 들어갈 것이다. PP 461.1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나중은 쑥같이 쓰고 두 날 가진 칼같이 날카”(잠 5:3, 4)롭다. “네 길을 그에게서 멀리하라 그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말라 두렵건대 네 존영이 남에게 잃어버리게 되며 네 수한이 잔포자에게 빼앗기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타인이 네 재물로 충족하게 되며 네 수고한 것이 외인의 집에 있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패할 때에 네가 한탄하”(잠 5:8~11)게 될까 하노라. “그 집은 사망으로…기울어졌”(잠 2:18)으며 “누구든지 그에게로 가는 자는 돌아오지 못하”(잠 2:19)며 “그의 객들이 음부 깊은 곳에 있”(잠 9:18)다. PP 4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