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40장 발람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산을 정복한 후에 요단강으로 돌아와 즉각적으로 가나안을 정복하기 위한 준비로서 여리고 평원의 맞은편 곧 사해(死海)로 들어가는 하구 곁에 진을 쳤다. 그들은 바로 모압의 변경에 있었으므로 모압인들은 침략자들이 가까이 접근한 것을 알고 공포에 사로잡혔다. PP 438.1
모압 백성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인하여 괴로움을 당하지 않았으나 이웃 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매우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모압인들은 아모리인들 앞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모리인들은 히브리인들에게 정복당하여 아모리인들이 모압 사람들에게서 억지로 빼앗아간 영토가 이제 이스라엘의 소유가 되었다. 바산 대군은 구름기둥에 둘러싸인 신비스러운 능력 앞에 항복했다. 히브리인들은 이제 거인의 성채(城砦)들을 점령하였다. 모압인들은 감히 히브리인에게 모험적인 공격을 가하지 못했다. 무력에 호소하는 일은 히브리인을 위하여 싸우시는 초자연적 능력 앞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그러나 모압인들은 바로가 했던 것처럼 마술의 능력을 빌어 하나님의 사업을 저지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저주를 내리고자 했다. PP 438.2
모압 백성들은 국민성과 종교의 양면에 있어서 미디안인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모압 왕 발락은 같은 민족들의 공포심을 일으켜 이스라엘을 대적하려는 그의 계획에 그들의 협력을 얻기 위하여 기별을 보내어 “이제 이 무리가 소가 밭의 풀을 뜯어 먹음같이 우리 사면에 있는 것을 다 뜯어 먹으리로다”(민 22:4)고 말했다. 메소포타미아 사람 발람이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모압 땅에까지 퍼져 있었다. 모압 왕은 발람을 불러 그의 도움을 얻기로 결정하였다. 따라서 “모압 장로들과 미디안 장로들”의 사자들이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발람의 예언과 요술을 얻어내기 위하여 보낸 바 되었다. PP 438.3
사신들은 곧 산을 넘고 사막을 건너 메소포타미아로 가는 긴 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은 발람을 찾아 다음과 같이 그들의 왕의 기별을 전했다. “보라 한 민족이 애굽에서 나왔는데 그들이 지면에 덮여서 우리 맞은편에 거하였고 우리보다 강하니 청컨대 와서 나를 위하여 이 백성을 저주하라 내가 혹 쳐서 이기어 이 땅에서 몰아내리라 그대가 복을 비는 자는 복을 받고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줄을 내가 앎이니라”(신 22:5, 6). PP 439.1
일찍이 발람은 선량한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선지자였다. 그러나 그는 배도하고 탐욕에 빠져 있으면서도 여전히 지극히 높으신 분의 종이라고 공언하였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사자들이 그에게 온 용건을 말했을 때에 그는 발락의 보상을 거절하고 사신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자기의 의무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발람은 위험하게도 감히 유혹과 장난하려고 하였으며, 여호와의 권고를 듣기까지는 아무런 결정적인 대답도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자들에게 그 밤을 자기와 함께 유하도록 간청하였다. 발람은 자기의 저주가 이스라엘을 해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편에 계시며 그들이 하나님께 충성하는 한 이 지상이나 지옥의 어떠한 반대 세력도 이스라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발람의 교만심은 “그대가 복을 비는 자는 복을 받고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사신들의 말에 우쭐했다. 매우 값진 뇌물과 장래의 부귀영달은 그의 탐욕을 자극했다. 그는 그들의 내놓은 보물들을 탐욕스럽게 받아들이고는 한편으로 하나님의 뜻을 엄격히 순종할 것을 공언하면서도 발락의 소원을 채워 주고자 하였다. PP 439.2
밤에 하나님의 천사가 발람에게 내려와 “너는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을 자니라”는 기별을 전하였다. PP 439.3
아침에 발람은 마지못해 사자들을 돌려보냈으나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바를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많은 이득과 명예에 대한 환상이 돌연히 소실되었기 때문에 화가 난 발람은 “너희는 너희의 땅으로 돌아가라 내가 너희와 함께 가기를 여호와께서 허락지 아니하시느니라”고 부르짖었다. PP 439.4
발람은 “불의의 삯을 사랑하”(벧후 2:15)였다. 하나님께서 우상숭배라고 선언하신 탐욕의 죄는 발람을 기회주의자로 만들었으며 이 한 가지 죄를 통하여 사단은 그를 완전히 지배하였다. 이것이 바로 그의 멸망을 초래했다. 유혹자는 사람들을 꾀어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항상 세속적 이득과 명예를 제시한다. 유혹자는 그들이 지나치게 양심적이므로 번영하지 못한다고 그들에게 말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은 엄격한 성실의 길에서 벗어나도록 유혹을 받는다. 한 번의 그릇된 발걸음은 그 다음의 발걸음을 더욱 쉽게 만들고 더욱더 외람된 일을 행하게 한다. 탐욕의 지배를 받고 권세욕에 빠지게 될 때에는 가장 무서운 일들을 감행하게 될 것이다. 어떠한 세속적 이익을 얻기 위하여 한동안 엄격한 성실을 떠났다가 그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그들이 원할 때는 다시 그들의 행로를 변경할 수 있다고 스스로 아첨하는 자들이 많다. 이와 같은 자들은 스스로 사단의 올무에 빠지는 자들이며 그들은 좀처럼 그 곳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PP 439.5
사자들은 발락에게 선지자가 그들과 동행하기를 거절한 사실을 보고하면서 하나님이 그를 금하신 일을 고하지 않았다. 왕은 발람이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하여 지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처음보다 지위가 높은 귀족들을 더 많이 보내어 더 높은 지위를 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하고 그들에게 발람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줄 수 있는 권위를 부여하였다. 선지자에게 보내는 발락의 긴급한 기별은 다음과 같았다. “청컨대 아무것에도 거리끼지 말고 내게로 오라 내가 그대를 높여 크게 존귀케 하고 그대가 내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시행하리니 청컨대 와서 나를 위하여 이 백성을 저주하라”(민 22:16, 17). PP 440.1
발람은 두 번째 시험을 당했다. 발람은 사신들의 간청에 대하여 자신은 매우 양심적이며 성실하다고 공언하면서 아무리 많은 금과 은을 준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행동은 하지 못한다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왕의 요구에 응하고 싶어했다. 하나님의 뜻이 이미 자기에게 분명히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발람은 사자들에게 하나님께 다시 물어볼 터이니 하룻밤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마치 전능하신 하나님이 인간처럼 설득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PP 440.2
여호와께서 다시 밤에 발람에게 나타나사 “그 사람들이 너를 부르러 왔거든 일어나 함께 가라 그러나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준행할지니라”(민 22:20)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발람이 어떻게든지 가려고 작정한 것을 보시고 당신의 뜻을 따르는 한 가도록 허락하셨다. 발람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길을 선택한 후에 여호와의 재가를 얻으려고 애를 썼다. PP 440.3
오늘날도 이와 같은 노선을 따라가는 자들이 무수히 많다. 그들의 의무가 그들의 기호와 일치했더라면 그것을 깨닫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의무는 성경에 분명히 드러나 있거나 환경과 이성에 의하여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거들이 그들의 욕망과 기호에 반대되는 까닭에 그들은 흔히 그것들을 제쳐 두고 그들의 의무가 무엇인지 알기 위하여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면상으로 그들은 크게 양심적인 것처럼 빛을 구하기 위하여 오래 열렬히 기도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실 것이다. 때때로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에게 자신들의 욕망을 따르도록 허락하시고 그 결과를 당하게 하신다. “내 백성이 내 소리를 듣지 아니하…므로 내가 그 마음의 강퍅한 대로 버려두어 그 임의대로 행케 하였도다”(시 81:11, 12). 우리의 의무를 분명히 알면서도 그것을 행치 않을 핑계를 찾기 위하여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해 보겠다고 생각지 말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겸손하고 순종하는 정신을 가지고 그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구할 것이다. PP 440.4
모압인들은 타락한 우상 숭배자들이었으나 저희가 받은 빛에 의하면 그들의 죄는 하나님 보시기에 발람의 죄만큼 크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의 선지자라고 공언했으므로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권위에 의하여 말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었다. 그런고로 그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말할 허락을 받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실 기별을 전해야 하였다.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준행할지니라”고 하나님께서 명하셨다. PP 441.1
발람은 모압에서 온 사자들이 아침에 그를 부르러 오면 그들과 함께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발람이 지체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다시 거절당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그와 의논하지 않고 돌아가 버렸다. 이제는 발락의 요구에 따라갈 구실이 모두 없어졌다. 그러나 발람은 보상을 받기로 결심하고 항상 타고 다니던 짐승을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그는 하나님의 허락이 취소되지나 않을까 염려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그가 탐하던 보상을 잃지 않으려고 조급한 마음으로 열심히 길을 재촉하였다. PP 441.2
그러나 “여호와의 사자가 그를 막으려고 길에 서니라.” 그 짐승은 발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자를 보고 길에서 벗어나 밭으로 들어갔다. 발람은 잔인하게 그 짐승을 때려 길로 되돌아오게 했다. 그러나 담들로 막힌 협소한 곳에서 다시 천사가 나타나자 이를 본 그 짐승은 천사의 무서운 자태를 피하려고 주인의 발을 담벼락에 비비어 상처를 나게 했다. 발람은 눈이 어두워 그의 길을 하늘 천사가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고 하나님이 그의 길을 막고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발람은 대노하여 무자비하게 나귀를 때리고 억지로 전진하게 하였다. PP 441.3
다시 “좌우로 피할 데 없는 좁은 곳에”서 전과 같이 무서운 자태로 천사가 나타났다. 가련한 짐승은 공포에 떨면서 꼼짝 못하고 섰다가 발람을 태운 채로 엎드려졌다. 발람은 말할 수 없이 분노하여 지팡이로 전보다 더 잔인하게 나귀를 때렸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나귀의 입을 여시고 “말 못하는 나귀가 사람의 소리로 말하”게 하여 “이 선지자의 미친 것을 금하셨다”(벧후 2:16). 나귀는 “내가 네게 무엇을 하였기에 나를 이같이 세 번을 때리느뇨”라고 말했다. PP 442.1
이와 같이 여행이 방해받는 것을 보고 분노한 발람은 마치 사람에게 말하는 것처럼 그 짐승에게 “네가 나를 거역하는 연고니 내 손에 칼이 있었더라면 곧 너를 죽였으리라”고 말하였다. 자기가 타는 동물도 죽일 능력이 없는 자칭 마술사가 온 국민에게 저주를 선언하여 그들의 능력을 마비시키러 가다니! PP 442.2
이제 발람은 눈이 열려서 자기를 죽이려고 칼을 빼어 들고 서 있는 하나님의 천사를 보았다. 그는 무서워 머리를 숙이고 엎드렸다. 천사는 발람에게 “너는 어찌하여 네 나귀를 이같이 세 번 때렸느냐 보라 네 길이 내 앞에 패역하므로 내가 너를 막으려고 나왔더니 나귀가 나를 보고 이같이 세 번을 돌이켜 내 앞에서 피하였느니라 나귀가 만일 돌이켜 나를 피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벌써 너를 죽이고 나귀는 살렸으리라”고 말하였다. PP 442.3
발람은 자기가 그처럼 잔인하게 대했던 가련한 동물의 덕택으로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 여호와의 선지자라고 주장하고 “눈을 뜬 자요”, “전능자의 이상”을 본다고 선언한 자가 탐욕과 야망에 눈이 어두워 그의 나귀도 분별할 수 있는 하나님의 천사를 분별할 수 없었다. “이 세상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케 하”(고후 4:4)였다. 이와 같이 눈먼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금지된 길로 나아가고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며 하나님과 그의 천사들이 그들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발람처럼 그들의 멸망을 막는 자들을 보고 화를 낸다. PP 442.4
발람은 자기의 나귀를 취급한 일에서 그가 어떤 정신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의인은 그 육축의 생명을 돌아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이니라”(잠 12:10). 세상에는 동물을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여 고통을 당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닫는 자가 심히 적다. 인류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하등 동물도 역시 만드시고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신”(시 145:9)다. 동물은 비록 인간의 필요에 응하도록 지음을 받았으나 인간에게는 동물을 혹사시키거나 학대함으로 그것을 괴롭힐 권리가 없다. PP 442.5
인간의 죄악으로 인하여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롬 8:22)고 있다. 이와 같이 고통과 죽음은 인류에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까지 미쳤다. 그러므로 인간은 분명히 그의 범죄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지으신 동물에게 미친 고통의 무게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하다. 자기의 지배 아래 있다는 이유로 동물을 학대하는 자는 비겁한 자인 동시에 압제자이다. 사람이나 짐승에게 고통을 가하는 성벽은 악마적인 성벽이다. 말 못하는 가련한 동물은 아무리 학대할지라도 그 고통을 표현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잔인한 행위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발람의 눈처럼 이런 자의 눈이 열릴 수 있다면 그들은 하나님의 천사가 증인으로서 하늘 법정에 서서 그들에 대하여 증언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지으신 동물을 학대하는 자들의 기록이 다 하늘로 올라가고 있으며 또 그들에게 형벌이 선고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PP 443.1
하나님의 사자를 볼 때에 발람은 두려워 “내가 범죄하였나이다 당신이 나를 막으려고 길에 서신 줄을 내가 알지 못하였나이다 당신이 이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면 나는 돌아가겠나이다.”라고 부르짖었다. 여호와께서는 발람에게 여행을 계속하도록 하셨으나 그가 말할 때는 하나님의 능력에 지배를 받아야 할 것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압인들에게 히브리인들이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다는 증거를 주시고자 하셨다. 그같은 증거로서 하나님의 허락이 없이는 발람이 히브리인을 저주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무력함을 모압인들에게 보이셨던 것이다. PP 443.2
모압 왕은 발람이 가까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많은 시종들과 함께 그를 맞으러 자기 나라의 국경에까지 나아갔다. 값진 보상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발람이 지체한 데 대하여 왕이 놀라움을 표시할 때에 선지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오기는 하였으나 무엇을 임의로 말할 수 있으리이까 하나님이 내 입에 주시는 말씀 그것을 말할 뿐이니이다.” 발람은 이 제재를 매우 애석하게 여겼으며 여호와의 제어하시는 능력이 그에게 있으므로 그의 목적이 성취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두려워하였다. PP 443.3
왕은 나라의 중신들과 함께 장엄하게 위엄을 갖추어 발람을 호송하여 “바알의 산당”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서 발람은 히브리 대군을 두루 살필 수 있었다. 높은 산 위에 서서 하나님의 선민의 장막을 내려다보고 있는 선지자를 보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알지 못하고 있었던고! 그들은 밤낮 그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보호를 얼마나 알지 못했던가! 하나님의 백성의 지각력이 얼마나 둔한가! 각 시대를 통하여 그들은 당신의 크신 사랑과 자비를 얼마나 더디 깨닫는가! 만일 그들이 그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역사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분별할 수 있었더라면 그들의 마음에는 당신의 사랑에 대한 감사와 당신의 위엄과 능력을 생각하고 경외심으로 충만했을 것이 아닌가? 발람은 히브리인들의 희생 제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므로 그는 그들이 드리는 제물을 능가하는 값진 예물을 드림으로 하나님의 축복도 받고 그의 악한 계획도 성취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하여 우상 숭배자인 모압인들의 감정이 발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의 지혜는 어리석게 되고 그의 영적 안목은 흐려졌다. 그는 사단의 능력에 복종함으로 스스로 우매함을 자청하였다. PP 443.4
발람은 일곱 개의 제단을 쌓도록 지시하고 각 제단 위에 희생 제물을 드렸다. 그 후에 발람은 여호와께서 나타내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발락에게 고할 것을 약속하고 하나님을 만나려 “사태난 산”으로 물러갔다. PP 444.1
왕은 모압의 귀족과 방백들과 함께 제단 곁에 서 있고 그 주위에는 결과를 보고자 열망하는 군중들이 모여 서서 모두가 선지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발람이 돌아왔고 백성들은 자기들이 미워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역사하시는 신비스러운 능력을 영원히 무력하게 할 저주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PP 444.2
“발락이 나를 아람에서 모압 왕이
동편 산에서 데려다가
이르기를 와서 나를 위하여 야곱을 저주하라,
와서 이스라엘을 꾸짖으라 하도다
하나님이 저주치 않으신 자를 내 어찌 저주하며
여호와께서 꾸짖지 않으신 자를 내 어찌 꾸짖을꼬
내가 바위 위에서 그들을 보며
작은 산에서 그들을 바라보니
이 백성은 홀로 처할 것이라
그를 열방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으리로다
야곱의 티끌을 뉘 능히 계산하며
이스라엘 사분지 일을 뉘 능히 계수할꼬
나는 의인의 죽음같이 죽기를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도다.”.
PP 447.1
발람은 자기가 이스라엘을 저주할 목적으로 왔노라고 고백하였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그의 마음의 감정과는 정반대되는 말이었다. 그의 영혼은 저주로 충만한 반면에 그는 축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PP 447.2
발람이 눈을 들어 이스라엘의 진영을 바라볼 때에 그들의 번영의 증거를 보고 크게 놀랐다. 발람은 이제까지 이스라엘은 미개하고 아무 조직도 없는 민족으로 무리를 지어 배회하면서 나라들을 해치므로 부근의 국민들에게 염오와 공포의 대상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모습은 이 모든 것과는 정반대였다. 발람은 이스라엘 진영이 그 규모가 크고 완전히 정렬되었으며 모든 것이 완전한 규율과 질서를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또 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는 은총과 하나님의 선민으로의 그들의 특수한 성격을 보았다. 실로 이스라엘은 다른 국민들과 동일한 수준에 설 것이 아니요 만민 중에 탁월하게 될 것이었다. “이 백성은 홀로 처할 것이라 그로 열방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으리로다.” 발람이 이 말을 할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영주할 땅도 없었고 또 그는 이스라엘의 특별한 성격이나 그들의 풍속이나 습관을 잘 알지도 못했다. 그 후 그의 이 예언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얼마나 현저하게 성취되었는가! 포로 생활을 하던 모든 세월 동안 각 나라로 흩어진 이후의 각 시대를 통하여 이스라엘은 특유한 백성으로 존속하였다. 그와 같이 온 세상에 흩어져 사는 하나님의 백성 곧 참 이스라엘은 이 세상에서 과객(過客)에 불과하고 그들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PP 447.3
발람은 한 민족으로서의 히브리의 역사뿐 아니라 세상 끝까지 하나님의 참 이스라엘의 증가와 번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당신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자들에게 베푸시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특별한 은총을 보았다. 그는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어둠의 골짜기로 들어갈 때에 그들이 당신의 팔에 의지하는 것을 보았다. 또 그는 저희가 영광과 존귀와 불멸의 면류관을 쓰고 무덤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새롭게 변화된 세상에서 불멸의 영광중에서 구속받은 자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았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발람은 “야곱의 티끌을 뉘 능히 계산하며 이스라엘 사분지 일을 뉘 능히 계수할꼬”라고 부르짖었다. 그리고 또 각 사람의 머리 위에 영광의 면류관이 있고 각 사람의 얼굴에 희열이 빛나는 것을 보고 그 순결한 행복의 무궁한 생애를 연상할 때에 발람은 “나는 의인의 죽음같이 죽기를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도다”라고 엄숙한 기도를 드렸다. PP 447.4
만일 발람이 하나님께서 주신 빛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면 그는 이제 그가 한 말을 실행하고 모압과의 모든 관계를 끊었을 것이었다.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의 자비를 이용하지 않고 깊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발람은 불의의 삯을 사랑하고 그것을 얻기로 결심하였다. PP 448.1
발락은 이스라엘에게 저주가 내려 마치 초목이 시들듯이 그들이 시들 것을 확신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선지자의 말을 듣고 분노하여 “그대가 어찌 내게 이같이 행하느냐 나의 원수를 저주하라고 그대를 데려왔거늘 그대가 온전히 축복하였도다”고 부르짖었다. 발람은 부득이해서 한 일을 자진해서 한 것같이 꾸미려고 노력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양심적으로 존중하여 그의 권능으로 자기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공언했다. 발람은 “여호와께서 내 입에 주신 말씀을 내가 어찌 말하지 아니할 수 있으리이까”라고 대답하였다. PP 448.2
발람은 아직도 자기의 목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발락은 방대한 히브리 진영의 당당한 광경을 보고 발람이 놀라서 감히 히브리인을 저주하는 점을 치지 못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왕은 이스라엘 대군의 일부만이 보이는 곳으로 선지자를 데리고 가기로 결심하였다. 발람이 일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할 수 있다면 온 진영이 멸망을 당할 것이다. 비스가산이라고 불리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다른 시험을 하였다. 다시 제단 일곱을 쌓고 그 위에 첫 번째 제물과 같은 제물을 놓았다. 왕과 귀족들만 희생 제단 곁에 남아 있고 발람은 하나님을 만나러 물러갔다. 다시 그 선지자는 하나님의 기별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그는 그것을 변경할 수도 없었고 버릴 수도 없었다. PP 448.3
그가 근심스럽게 기다리는 무리에게 왔을 때에 “여호와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왕과 귀족의 마음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한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였다. PP 448.4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치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치 않으시랴
내가 축복의 명을 받았으니
그가 하신 축복을 내가 돌이킬 수 없도다
여호와는 야곱의 허물을 보지 아니하시며
이스라엘의 패역을 보지 아니하시는도다
여호와 그의 하나님이 그와 함께 계시니
왕을 부르는 소리가 그 중에 있도다.”.
PP 449.1
이 계시에 압도당한 발람은 “야곱을 해할 사술이 없고 이스라엘을 해할 복술이 없도다”라고 부르짖었다. 대마술사는 모압인들의 갈망에 따라 사술을 쓰려고 노력하였으나 바로 이때에 이스라엘에 대하여 “하나님의 행하신 일이 어찌 그리 크뇨”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한 어떤 국가나 사단의 모든 능력을 힘입는다 할지라도 이스라엘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죄악의 노선을 따르려고 결심한 사람이 하나님의 능력에 감동되어 그들을 저주하는 대신에 가장 부요하고 가장 귀중한 허락들을 장엄하고 감동적인 시적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에, 온 세계는 당신의 백성을 위하여 행하시는 하나님의 기이하신 일을 보고 경탄할 것이다. 이때에 이스라엘을 향하여 나타내신 하나님의 은총은 각 시대를 통하여 당신을 순종하고 충성하는 자녀들을 보호하시겠다는 보증이 될 것이었다. 사단이 악인들을 움직여 하나님의 백성에 대하여 잘못 나타내고 괴롭히고 멸하려 할 때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바로 이 사건을 회상하고 용기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크게 할 것이다. PP 449.2
실망하고 고민에 싸인 모압 왕은 “그들을 저주하지도 말고 축복하지도 말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일루의 희망이 아직도 그의 마음에 머물러 있어서 그는 한 번 더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발락은 이제 그들의 신 바알을 음란하게 섬기는 사당이 있는 브올산으로 발람을 인도하였다. 여기서 전과 동일한 수효의 제단을 쌓고 같은 수의 희생 제물을 드렸다. 그러나 발람은 다른 때처럼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홀로 물러가지 않았다. 그는 사술을 부리는 체하지도 않고 제단 곁에 서서 널리 펼쳐진 이스라엘의 장막들을 내려다보았다. 다시 하나님의 성령이 발람에게 임하여 그의 입술에서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기별이 흘러나왔다. PP 449.3
“야곱이여 네 장막이,
이스라엘이여 네 거처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그 벌어짐이 골짜기 같고 강가의 동산 같으며
여호와의 심으신 침향목들 같고
물가의 백향목들 같도다
그 통에서는 물이 넘치겠고
그 종자는 많은 물가에 있으리로다
그 왕이 아각보다 높으니 그 나라가
진흥하리로다…
꿇어앉고 누움이 수사자와 같고 암사자와도
같으니 일으킬 자 누구이랴
너를 축복하는 자마다 복을 받을 것이요
너를 저주하는 자마다 저주를 받을지로다.”
PP 450.1
여기서 하나님의 백성의 번영이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상징들로 표현되었다. 선지자는 이스라엘을 풍부한 수확물이 덮인 비옥한 골짜기와, 언제나 끊어지지 않는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댄 무성한 동산과, 향기로운 백단향(白檀香)과, 당당한 백향목에 비유하였다. 마지막에 언급한 장면은 영감의 말씀 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현저하고 아름답고 적절한 표현 중에 하나다. 레바논의 백향목은 동방의 모든 백성에게서 존중히 여김을 받았다. 이 백향목류에 속하는 나무는 온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찾아볼 수 있다. 한대 지방에서 열대 지역에까지 백향목류의 나무들은 더위에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디며 물가에서는 매우 무성하나 찌는 듯이 무덥고 메마른 황무지에서도 높이 솟아 있다. 이들은 바위산에서도 뿌리를 깊이 박고 폭풍우에 끄떡하지 않고 꿋꿋이 서 있다. 다른 모든 나무가 겨울이 오면 곧 말라 죽지마는 그들의 잎사귀는 신선하고 푸르다. 레바논의 백향목은 다른 모든 나무보다 그 힘과 견고함과 좀처럼 썩지 않는 점에서 우월하다. 그리고 이 나무는 그들의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취”(골 3:3)인 자들을 상징하는 데 사용된다. 성경에는 “의인은…백향목같이 발육하리로다”(시 92:12)고 말한다. 하나님의 손길이 백향목을 삼림 중의 왕처럼 높이셨다. “잣나무가 그 굵은 가지만 못하며 단풍나무가 그 가는 가지만 못하며 하나님의 동산의 아무 나무도 그 아름다운 모양과 같지 못하였도다”(겔 31:8). 백향목은 종종 왕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성경에는 이것을 의인을 대표하는 데 사용하고 하늘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들을 어떻게 보시는지를 나타낸다. PP 450.2
발람은 이스라엘 왕이 아각보다 위대하고 강대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아각이란 그 당시에 매우 강대한 민족인 아말렉인의 왕들에게 붙인 이름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충성하는 한 그의 모든 원수를 정복할 것이다.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그 보좌는 장차 이 세상에 세워지고 그 권세는 세상 모든 나라 위에 뛰어날 것이다. PP 450.3
선지자의 말을 듣고 발락은 실망과 공포와 분노로 압도되었다. 발락은 발람이 유리한 대답으로 최소한의 용기도 주지 못하고 모든 일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결정된 것을 보고 분개하였다. 그는 선지자의 타협적이요 기만적인 행위를 조롱하는 태도로 대하였다. 왕은 맹렬하게 “그러므로 그대는 이제 그대의 곳으로 달려가라 내가 그대를 높여 심히 존귀케 하기로 뜻하였더니 여호와가 그대를 막아 존귀치 못하게 하셨도다”라고 부르짖었다. 그 대답은 발람이 자기가 하나님께서 주신 기별만을 말할 따름이라고 왕에게 미리 경고한 그대로였다. PP 450.4
발람은 자기의 백성에게로 돌아가기 전에 세계의 구주와 하나님을 대적한 원수들의 최후의 멸망에 관한 가장 아름답고 장엄한 예언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PP 451.1
“내가 그를 보아도 이때의 일이 아니며
내가 그를 바라보아도 가까운 일이 아니로다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 한 홀이
이스라엘에게서 일어나서
모압을 이편에서 저편까지 쳐서 파하고
또 소동하는 자식들을 다 멸하리로다.”
PP 451.2
발람은 최후로 모압과 에돔, 아말렉과 가인 족속의 완전한 멸망을 예언하여 모압 왕에게 일루의 희망도 남기지 않았다. PP 451.3
부귀영달의 소망과 왕의 총애를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그가 하나님의 불쾌히 여기심을 산 것을 알고 실망한 발람은 자기 스스로가 선택했던 사명을 마치고 돌아왔다. 발람이 집에 도착한 후에는 하나님의 성령의 제어하시는 능력이 그를 떠나고 이제까지 제지되어 온 그의 탐욕만이 그를 지배하였다. 그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발락이 약속한 보상을 얻고자 하였다. 발람은 이스라엘의 번영이 하나님을 순종하는 데 달려 있고 그들을 죄에 빠뜨리지 않고는 그들을 전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그는 모압인들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에게 저주가 내리도록 하는 방법을 따르도록 조언함으로 발락의 환심을 사기로 결심하였다. PP 451.4
발람은 즉시 모압 땅으로 돌아가 왕 앞에 자기의 계획을 아뢰었다. 모압인들도 역시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충성하는 한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방패가 되실 것을 깨닫고 있었다. 발람이 제의한 계획은 이스라엘을 우상숭배로 유인함으로 그들을 하나님과 분리시키는 것이었다. 만일 그들을 바알과 아스다롯의 음탕한 예배에 참석시킬 수 있다면 그들의 전능하신 보호자는 그들의 원수가 되실 것이며 그들은 곧 주위에 있는 맹렬한 호전 민족들의 밥이 되고 말 것이다. 왕은 쾌히 이 계책을 받아들였으며, 발람 자신은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조력하였다. PP 451.5
발람은 그의 악마적 계책이 성공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저주가 당신의 백성에게 임하여 무수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형벌을 받는 것을 보았다. 이스라엘의 죄를 벌하신 하나님의 공의는 유혹자들을 그대로 두시지 않으셨다. 발람은 이스라엘과 미디안 백성 사이의 전쟁에서 죽임을 당했다. 자신의 최후가 가까움을 예감한 발람은 “나는 의인의 죽음같이 죽기를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도다.”고 부르짖었었다. 그러나 발람은 의인의 생애를 살기로 선택하지 않았고 그의 운명은 하나님의 원수 편으로 결정되었다. PP 451.6
발람의 운명은 유다의 운명과 비슷하였고 그 두 사람의 성격에는 서로 유사점이 있었다. 두 사람이 다 하나님과 돈을 함께 섬기려다가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발람은 참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를 섬기노라고 공언하였다. 유다도 역시 예수를 메시야로 믿는다고 공언하고 예수의 추종자들과 연합하였다. 그러나 발람은 여호와를 섬기는 일을 부귀와 세속적 명예를 얻는 디딤돌로 삼으려 하였다. 여기에 실패하여 그는 비틀거리다가 넘어져 깨어지고 말았다. 유다는 자신이 그리스도와 관계를 맺음으로 자기가 믿는 바와 같이 메시야가 이 세상에 세우려고 하는 나라에서 부귀와 영달을 얻으려고 기대하였다. 그가 바라던 일의 실패가 그를 배도와 멸망으로 몰아넣었다. 발람과 유다 두 사람 다 큰 빛을 받았고 특별한 특권을 누렸다. 그러나 마음속에 품은 한 가지 죄악이 온 성품을 중독시켜 그들을 멸망에 빠뜨렸다. PP 452.1
마음속에 그리스도인답지 못한 특성이 존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마음속에 품은 한 작은 죄는 점점 품성을 저하시켜 그 고상한 모든 능력을 악한 욕망에 복종시킨다. 양심의 방벽 중 하나를 제거하고, 한 가지 악습에 방종하는 것, 고상한 한 가지 의무의 요구를 게을리하는 것은 영혼의 방벽을 무너뜨리고 사단이 들어와서 우리를 타락시킬 길을 열어준다. 가장 안전한 길은 다윗처럼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지 아니하였나이다”(시 17:5)라고 진실한 마음으로 날마다 기도하는 것이다. PP 4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