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와 왕
55장 이방인의 음모
산발랏과 그의 공모자들은 감히 유대인에게 공공연하게 전쟁을 감행하지는 않았으나 증가되는 악으로 그들을 낙담시키고 괴롭히고 해하기 위하여 은밀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예루살렘의 사방 성벽이 신속히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성벽이 완성되고 문들이 세워지면 이 이스라엘의 원수들은 강제로 성안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 그런고로 그들은 더욱 열심히 그 공사를 중지시키려 하였다. 마침내 그들은 느헤미야를 있는 곳에서 끌어내어 저희 권세 아래 두어 죽이거나 옥에 가둘 계획을 생각했다. PK 653.1
이쪽과 타협을 바라는 체하면서 그들은 느헤미야와의 회담을 위하여 그를 오노 평지의 한 촌에서 자기들과 만나자고 초청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목적에 관하여 성령의 깨우치심을 받은 느헤미야는 그 초청을 거절하였다. 그는 기록하기를 “내가 곧 저희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이르기를 내가 이제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가지 못하겠노라 어찌하여 역사를 떠나 정지하게 하고 너희에게로 내려가겠느냐” 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유혹자들은 굴하지 아니하였다. 네 번이나 그들은 같은 취지의 기별을 보냈고 그 때마다 같은 대답을 받았다. PK 653.2
이 음모가 성공하지 못함을 알자 그들은 더욱 과감한 술책에 의존하였다. 산발랏은 다음과 같이 말한 봉하지 않은 편지를 사자에게 돌려 느헤미야에게 보냈다. “이방 중에도 소문이 있고 가스무도 말하기를 네가 유다 사람들로 더불어 모반하려 하여 성을 건축한다 하나니 네가…왕이 되려 하는도다 또 네가 선지자를 세워 예루살렘에서 너를 들어 선전하기를 유다에 왕이 있다 하게 하였으니 이 말이 왕에게 들릴지라 그런즉 너는 이제 오라 함께 의논하자 하였”다. PK 654.1
만일 언급된 보고가 실제로 유포되었다면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보고가 별로 의심스러운 점이 없는 작은 일에도 노하기를 잘하는 왕에게 곧 전달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그 편지가 전혀 거짓이며 그의 공포심을 일으키고 그를 올무에 밀어 넣기 위하여 기록된 것임을 확신하였다. 이 결론은, 그 편지를 봉하지 않고 보내어 분명히 백성들로 그 내용을 읽고 놀라 겁을 내게 하고자 함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분명해졌다. PK 654.2
느헤미야는 재빨리 “너의 말한바 이런 일은 없는 일이요 네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라”는 회답을 보냈다. 그는 사단의 책략을 모르지 아니하였다. 그는 이 기도(企圖)가 건축자들의 손을 약하게 하여 그들의 노력을 좌절시키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알았다. PK 654.3
거듭거듭 패배하였으므로 사단은 이제 더욱 깊은 악의와 교활함으로 한층 더 교묘하게 위험한 올무를 하나님의 종에게 놓았다. 산발랏과 그 동료들은 느헤미야의 친구라고 공언하는 사람들을 매수하여 악한 권면을 여호와의 말씀인 것처럼 느헤미야에게 전해 주고자 하였다. 이 간악한 일에 종사한 첫째가는 사람은 일찍이 느헤미야에게 좋은 평판을 받은 스마야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마치 자기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것처럼 두려워하면서 성소 가까이에 있는 한 방에서 두문불출하였다. 이때에 성전은 벽과 문으로 보호되었으나 성읍의 문들은 아직 세우지 아니하였다. 느헤미야의 안전에 대하여 크게 염려하노라고 공언하면서 스마야는 그에게 성전 안에서 피할 곳을 찾으라고 권고하였다. 그는 제의하기를 “저희가 너를 죽이러 올 터이니 우리가 하나님의 전으로 가서 외소 안에 있고 그 문을 닫자 저희가 필연 밤에 와서 너를 죽이리라 하”였다. PK 655.1
만약 느헤미야가 이 반역적 권고를 따랐더라면 그는 하나님께 대한 그의 신앙을 희생하였을 것이며 백성의 눈에는 그가 비겁하고 경멸 받을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가 맡은 중대한 사업과 그가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그가 가지고 있노라고 공언한 확신에 비추어 볼 때 그가 두려워 숨는 행위는 전혀 그에게는 합당치 않았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했다면 백성 중에는 두려움이 퍼졌을 것이고 각 사람들은 자신들의 안전만을 추구하여 성읍은 방비 없이 버려둔 바 되어 그 원수의 희생 제물이 될 것이었다. 느헤미야 편에서 이와 같은 한 번의 어리석은 행동은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것을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 되었을 것이었다. PK 655.2
느헤미야는 그의 권고자의 참 성격과 목적을 알아차리는 데 오래 걸리지 아니하였다. 그는 “깨달은즉 저는 하나님의 보내신 바가 아니라 도비야와 산발랏에게 뇌물을 받고 내게 이런 예언을 함이라 저희가 뇌물을 준 까닭은 나를 두렵게 하고 이렇게 함으로 범죄하게 하고 악한 말을 지어 나를 비방하려 함이었느니라.”고 말하였다. PK 655.3
스마야가 한 파렴치한 권고는, 느헤미야의 친구임을 공언하면서 은근히 그의 원수들과 동맹한 명성이 높은 몇 사람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그들이 올무를 놓은 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느헤미야의 대담한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며 나 같은 몸이면 누가 외소에 들어가서 생명을 보존하겠느냐 나는 들어가지 않겠노라.” PK 656.1
원수들의 공공연한 음모와 은밀한 음모에도 불구하고 건축 공사는 꾸준히 진전되어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도착한 지 두 달이 못되어 성읍은 방벽으로 둘렸고, 건축자들이 성벽 위를 거닐면서 패배해서 놀란 원수들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느헤미야는 “우리 모든 대적과 사면 이방 사람들이 이를 듣고 다 두려워하여 스스로 낙담하였으니 이는 이 역사를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고 기록한다. PK 657.1
그러나 여호와의 손길이 지배하시는 이 같은 증거도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있는 불만과 반역과 불신행위를 제어하기에 넉넉치 아니하였다. “유다의 귀인들이 여러 번 도비야에게 편지하였고 도비야의 편지도 저희에게 이르렀으니 도비야는…스가냐의 사위가 되었고…유다에서 저와 동맹한 자가 많음이라.” 여기에 우상 숭배자들과의 잡혼의 악한 결과가 보인다. 한 유다 가정이 하나님의 원수들과 관계를 맺었었고 이 관계는 올무가 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다른 많은 가정들도 동일하게 행하였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애굽에서 올라온 잡족들처럼 항상 사고의 근원이었다. 그들은 하나님께 봉사하는 데 성심 성의껏 하지 아니하였고 하나님의 사업이 희생을 요구할 때에 협력과 지지에 대한 그들의 엄숙한 서약도 쉽게 깨뜨렸다. PK 657.2
유대인을 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일의 선두에 섰던 어떤 이들이 이제 그들과 우호 관계를 맺고 싶다고 공언하였다. 우상 숭배자들과의 결혼으로 얽히고, 도비야와 반역적인 서신 거래를 하고, 그를 섬기기로 맹세한 유다 귀족들은 이제 그를 능력이 있고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그와 동맹을 맺으면 유대인에게 이익이 크리라고 말하였다. 동시에 그들은 느헤미야의 계획과 움직임을 도비야에게 누설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백성의 사업은 원수들의 공격에 노출되었고 느헤미야의 말과 행동을 곡해하고 그의 사업을 방해할 기회를 주었다. PK 657.3
가난한 자들과 압박당하는 자들이 느헤미야에게 그들의 피해를 구제하여 주기를 호소하였을 때에 느헤미야는 그들을 옹호하기 위하여 담대히 일어서서 가해자들로 하여금 저희 앞에 있는 치욕을 제거하게 하였다. 그러나 짓밟힌 동포를 위하여 행사한 권위를 그는 이제 자신을 위하여서는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그의 노력들은 어떤 이들에 의하여 망은과 배반을 당하였으나 그는 반역자들을 형벌하기 위하여 그의 권세를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침착하고 이기심 없이 백성을 위한 그의 봉사를 진전시켰으며 결코 그의 노력을 감소시키거나 그의 관심을 줄이지 아니하였다. PK 658.1
사단의 공격은 언제나 하나님의 사업을 전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로 향하였다. 때때로 그의 공격이 좌절당했지만 그 때마다 그는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을 사용함으로 용기를 얻어 그의 공격을 새롭게 진행했다. 그러나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그가 하나님의 사업의 친구라고 공언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비밀리에 일하는 것이다. 공공연한 반대를 맹렬하고 잔인하게 퍼부을지라도 이것은 하나님을 섬기노라고 공언하면서 마음으로는 사단의 종인 자들의 은밀한 적의에 비하면 하나님의 사업에 훨씬 위험이 적다. 이들은 하나님의 사업을 방해하고 당신의 종들을 해하기 위하여 그들의 지식을 사용할 사람들의 수중에 가능한 모든 이점을 두게 된다. PK 658.2
암흑의 왕이 암시할 수 있는 모든 책략이 하나님의 종들을 꾀어 사단의 대리자들과 동맹을 맺게 하는 데 쓰일 것이다. 거듭된 권유는 그들을 의무에서 떠나도록 청할 것이나 느헤미야처럼 그들은 확고부동하게 “내가 이제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가지 못하겠노라”고 대답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역자들은 그들의 노력이 그들을 해하려고 만들어 낸 거짓과 악의를 반박하도록 버려두고, 그들의 사업을 안전히 계속 추진해 나갈 수 있다. 예루살렘 성벽의 건축자들처럼 그들은 위협이나 조롱이나 거짓 때문에 그들의 사업에서 돌아서기를 거절해야 한다. 한 순간이라도 그들은 경계나 조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원수들이 끊임없이 공격하는 까닭이다. 언제나 그들은 저희 하나님께 기도하고 “파숫군을 두어 주야로 방비”(느 4:9)하여야 한다. PK 659.1
시험은 더 큰 능력으로 하나님의 일꾼에게 닥쳐오지만 그들이 견딜만할 것이다. 사단은 인간 대리자들을 고용하여 “성벽을 건축하는” 사람들을 조소하고 조롱할 것이다. 그러나 건축자들이 저희 원수들의 공격을 대항하려고 내려온다면 사업을 지연시키는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저들의 목적을 좌절시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어떠한 일이라도 그들을 사업에서 불러내게 하는 허점을 허락하지 말 것이다. 진리는 오류보다 강하고 의는 악을 이길 것이다. PK 659.2
결코 원수들에게 우정을 동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사람들을 꾀어내어 의무의 자리에서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주의한 행동으로 하나님의 사업이 비난을 받게 하거나 동역자들의 손을 약하게 하는 자는 자신의 품성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오점을 남기고 자신의 장래에 유용하게 될 수 있는 길에 무거운 장애물을 두게 된다. PK 659.3
“율법을 버린 자는 악인을 칭찬”(잠 28:4)한다. 순결함을 공언하면서도 세상과 연합하고 있는 사람들이, 진리의 사업에 반대자였던 사람들과도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에, 우리는 느헤미야처럼 단호하게 그들을 경계하고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권고는 모든 선의 원수들이 권장하는 일이다. 그러한 말은 기회주의자들이 하는 말이며 따라서 오늘날도 그 때처럼 단호히 저항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능력에 대한 백성들의 신앙을 흔들어 놓는 감화는 무엇이든지 확고부동하게 저항해야 한다. 느헤미야의 원수들이 그를 그들의 권세 하에 끌어넣지 못한 이유는 하나님의 사업에 대한 느헤미야의 굳은 헌신과 하나님께 대한 똑같은 굳은 신뢰심 때문이었다. 게으른 영혼은 유혹에 쉽게 굴복하지만 고상한 목표와 목적에 열중하는 사람의 생애에는 악이 발붙일 곳을 거의 찾지 못한다. 끊임없이 전진하는 사람의 신앙은 약화되지 아니한다. 이는 그가 사방에서 범사에 당신의 선하신 목적을 성취하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까닭이다. 하나님의 참된 종들은 흔들리지 않는 결심을 가지고 일한다. 그 까닭은 그들이 끊임없이 은혜의 보좌를 의지하기 때문이다. PK 660.1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방편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모든 위급한 때를 위하여 거룩한 도우심을 준비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주셔서 우리가 난국에 처해 있을 때 도와주시고 우리의 소망과 확신을 굳게 하시며 우리의 정신을 밝히고 우리의 마음을 순결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기회를 마련하시고 일의 통로를 여신다. 만일 당신의 백성이 당신의 섭리의 표적을 바라보고 즐겨 당신과 협력하기만 하면 그들은 커다란 결과를 볼 것이다. PK 6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