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21장 요셉과 그의 형제들
풍년이 든 첫해에 다가올 기근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요셉의 지시에 따라 전국적으로 애굽 땅의 중요한 장소에 커다란 창고를 짓고 예상했던 수확량보다 과잉 생산된 곡식을 저장하기 위하여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 풍작이 들던 7년 동안에 똑같은 정책이 계속되어 마침내 저장된 곡물의 양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PP 224.1
그리고 이제 요셉의 예언대로 “일곱해 흉년이 들기 시작”하였다. “각국에는 기근이 있으나 애굽 온 땅에는 식물이 있더니 애굽 온 땅이 주리매 백성이 바로에게 부르짖어 양식을 구하는지라 바로가 애굽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요셉에게 가서 그가 너희에게 이르는 대로 하라 하니라 온 지면에 기근이 있으매 요셉이 모든 창고를 열고 애굽 백성에게 팔”았다. PP 224.2
기근이 가나안 땅에까지 미쳐서 야곱이 사는 지방에서도 심각하게 느껴졌다. 애굽 왕이 곡식을 많이 준비했다는 소식을 듣고 야곱의 아들 열 명은 곡식을 사기 위하여 그 곳을 향해 떠났다.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왕의 부관들의 안내를 받아 다른 신청자들과 함께 그 땅의 통치자 앞에 나아갔다. 그들은 “그 앞에서 땅에 엎드려 절”을 했다. “요셉은 그 형들을 아나 그들은 요셉을 알지 못하더라.” 요셉의 히브리 이름은 왕이 그에게 준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이 애굽의 총리대신과 그들이 이스마엘 사람에게 팔아넘긴 풋내기와는 조금도 비슷한 데가 없었다. 요셉은 그의 형들이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것을 볼 때에 그의 꿈이 회상되었고 그 당시의 광경이 생생하게 그의 앞에 떠올랐다. 그는 날카로운 눈으로 무리를 돌아보고 그들 중에 베냐민이 없는 것을 발견하였다. 베냐민도 이 잔인무도한 사람들의 무도한 책략의 희생이 되고 말았는가? 그는 그 진상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엄하게 “너희는 정탐들이라 이 나라의 틈을 엿보려고 왔구나” 하고 말했다. PP 224.3
그들은 “내 주여 아니니이다 종들은 곡물을 사러 왔나이다 우리는 다 한 사람의 아들로서 독실한 자니 종들은 정탐이 아니니이다” 하고 말하였다. 그는 지금도 그의 형들이 그가 그들과 함께 있던 때와 똑같이 거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고, 또 그들의 집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얻고자 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그들의 진술이 얼마나 기만적이 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반복해서 혐의를 씌우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주의 종 우리들은 십이 형제로서 가나안 땅 한 사람의 아들들이라 말째 아들은 오늘 아버지와 함께 있고 또 하나는 없어졌나이다.” PP 225.1
총리대신은 그들의 이야기의 진실성이 의심스럽기 때문에 아직도 그들을 정탐꾼으로 본다고 말하면서 그들은 다 애굽에 남고 오직 한 사람만 돌아가 그들의 제일 어린 동생을 데려오도록 요구하는 일로 그들을 확인해 보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들이 이 요구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탐꾼으로 취급될 것이었다. 그러나 야곱의 아들들은 이와 같은 계획에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려 저들의 가족들이 양식이 없어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희 중에 누가 그의 형제들을 감옥에 두고 혼자 여행을 떠나겠는가? 어떻게 그가 이런 상황 아래서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겠는가? 저들이 죽임을 당하든지 아니면 노예가 될 판이었다. 그리고 베냐민을 데려온다 해도 그들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 같았다. 그들은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아들마저 잃게 함으로 아버지에게 슬픔을 더 안겨주기보다는 차라리 그 곳에 남아 함께 고통을 당하기로 작정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옥에 갇혀 3일을 보내게 되었다. PP 225.2
요셉이 그의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있던 여러 해 동안에 야곱의 아들들의 성품은 변화되었다. 그들이 전에는 질투하고 불온하고 속이기 잘하고 잔인하고 복수심이 강했으나 역경을 겪은 지금에는 이타적이고 서로 간에 진실하고 그들의 아버지께 효도했으며 중년에 접어들었으나 아버지의 권위에 복종하고 있었다. PP 225.3
애굽의 감옥에서 지낸 3일간은 그의 형제들이 그들의 과거의 죄를 반성하는 괴롭고 슬픈 날들이었다. 베냐민을 데려올 수 없는 이상 그들이 정탐꾼이란 혐의를 벗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하였고 그들이 베냐민을 데려오기 위하여 아버지의 동의를 얻을 가망도 전혀 없었다. 요셉은 3일째 되는 날에 그의 형제들을 자기 앞으로 데려오게 하였다. 요셉은 감히 형제들을 더 이상 더 감금해 둘 수 없었다. 그의 아버지와, 함께 사는 가족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벌써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셉이 그들에게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노니 너희는 이같이 하여 생명을 보전하라 너희가 독실한 자이면 너희 형제 중 한 사람만 그 옥에 갇히게 하고 너희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너희 집들의 주림을 구하고 너희 말째 아우를 내게로 데리고 오라 그리하면 너희 말이 진실함이 되고 너희가 죽지 아니하리라”고 말하였다. 비록 그들의 아버지가 베냐민을 데려가도록 해줄 가망이 거의 없음을 밝혔지마는 그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동의하였다. 요셉은 통역을 세워 그들과 말했고 그들은 총리대신이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줄은 생각지 못하고 그의 앞에서 서로 자유롭게 말했다. 그들은 요셉을 취급한 저희 행위에 대해 자신들을 나무랐다. “우리가 아우의 일로 인하여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 도단에서 그를 구할 계획을 세웠던 르우벤이 덧붙여, “내가 너희더러 그 아이에게 득죄하지 말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래도 너희가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의 피 값을 내게 되었도다.”고 말하였다. 듣고 있던 요셉은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서 밖으로 나가 실컷 울었다. 그는 다시 돌아와 시므온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결박하여 다시 옥에 가두도록 명령하였다. 그들의 아우를 잔인하게 취급한 일에 있어서 시므온은 선동자요 주동자였다. 그가 선택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PP 225.4
그의 형제들이 출발하도록 허락하기 전에 요셉은 그들에게 곡식을 공급해 주고 또 각 사람의 돈을 몰래 그들의 자루 어귀에 넣어 주라고 명령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짐승들에게 먹일 여물도 공급해 주었다. 도중에 일행 중 한 사람이 자루를 열어서 그 속에 있는 은전 주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니 그들도 놀라 어쩔 줄을 모르고 서로 말하기를 “하나님이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 일을 행하셨는고”라고 하였다. 그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로 여겨야 할는지 아니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로 인하여 저들을 벌하시고 그들을 더 깊은 고통 속에 빠지게 하시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보셨다는 것과 그가 지금 그들을 벌하시고 계신 것으로 인정하였다. PP 226.1
야곱은 아들들이 돌아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하자마자 온 장막에 거하는 자들이 그들의 주위에 모여들어 그들이 아버지 야곱에게 이제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을 고하는 말을 들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은 공포와 불안으로 가득 찼다. 애굽 총리대신의 행동은 어떤 악한 계책이 내포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루를 열고 그 안에서 각자의 돈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에 그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 연로한 아버지는 고민 중에 “너희가 나로 나의 자식들을 잃게 하도다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을 또 빼앗아 가고자 하니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함이로다.”라고 부르짖었다. 르우벤이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오지 아니하거든 나의 두 아들을 죽이소서 그를 내 손에 맡기소서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리이다”고 대답하였다. 이 급한 성미의 말은 야곱의 마음을 안심시키지 못하였다. 야곱의 대답은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하리니 그의 형은 죽고 그만 남았음이라 만일 너희 행하는 길에서 재난이 그 몸에 미치면 너희가 나의 흰 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였다. PP 226.2
그러나 한발은 계속되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애굽에서 가져온 곡식이 거의 다 떨어졌다. 야곱의 아들들은 베냐민을 동반하지 않고 애굽으로 가는 것은 헛된 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아버지의 결심을 돌이킬 가망이 없어 묵묵히 귀추를 관망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기근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 갔고 장막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근심스런 얼굴에서 그 노인은 저들의 필요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침내 그는 “다시 가서 우리를 위하여 양식을 조금 사라”고 말했다. PP 227.1
유다가 대답하기를 “그 사람이 엄히 우리에게 경계하여 가로되 너희 아우가 너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였으니 아버지께서 우리 아우를 우리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내려가서 아버지를 위하여 양식을 사려니와 아버지께서 만일 그를 보내지 않으시면 우리는 내려가지 아니하리니 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너희 아우가 너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였음이니이다”라고 하였다. 그의 아버지의 결심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는 “저 아이를 나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곧 가리니 그러면 우리와 아버지와 우리 어린 것들이 다 살고 죽지 아니하리이다”고 덧붙여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의 아우에 대한 보증인이 되고 만일 그가 베냐민을 아버지께로 데려오지 못한다면 영원히 책임을 지겠다고 제의하였다. PP 227.2
야곱은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의 아들들에게 여행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는 또한 그 통치자에게 기근으로 황폐된 지방에서 나는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비자와 파단행”과 같은 것을 선물로 하고 또 갑절의 돈을 가지고 가도록 저들에게 명했다. 그는 “네 아우도 데리고 떠나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라”고 하였다. 그의 아들들이 꺼림칙한 여행을 떠나려고 할 때에 연로한 아버지는 일어나 손을 하늘로 들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고 기도하였다. PP 227.3
그들은 다시 애굽으로 여행하여 요셉 앞에 나아갔다. 요셉의 시선이 그의 어머니의 아들 베냐민에게 쏠렸을 때에 그는 깊이 감동되었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억제하고 그들을 자기의 집으로 데리고 가 자신과 함께 식사할 준비를 하도록 명령하였다. 총리대신의 저택으로 안내되어 온 형제들은 몹시 놀라서 그들의 자루 속에 들어 있던 돈 때문에 불려온 것이 아닌가 하여 두려워하였다. 그들은 그들을 노예로 삼을 기회를 만들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거기에 돈을 넣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고민 끝에 그 집 청지기에게 그들이 애굽을 방문하게 된 사정을 말하고 그들이 무죄함을 밝히려고 자루 속에 들어 있던 돈을 도로 가져오고 양식 살 돈도 따로 가져왔노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돈을 우리 자루에 넣은 자는 누구인지 우리가 알지 못하나이다”고 덧붙여 말하였다. 그 사람은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 말라 너희 하나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재물을 너희 자루에 넣어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너희 돈은 내가 이미 받았느니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고 그들은 안심하였으며 옥에서 풀려나온 시므온이 그들과 자리를 같이 하는 것을 볼 때에 과연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은혜로우시다는 것을 느꼈다. PP 227.4
총리대신이 다시 그들을 맞을 때에 그에게 선물을 드리고 겸손히 “땅에 엎드리어 절하”였다. 요셉의 마음속에는 다시 그의 꿈이 회상되었고 손님들의 인사가 끝난 후에 그는 급히 “너희 아버지 너희가 말하던 그 노인이 안녕하시냐 지금까지 생존하셨느냐”고 물었다. “주의 종 우리 아비가 평안하고 지금까지 생존하셨나이다”라고 대답하고 다시 머리 숙여 절하였다. 그의 시선이 베냐민에게 미쳤을 때에 그는 “너희가 내게 말하던 너희 동생이냐” “소자여 하나님이 네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노라”고 말하고는 감정이 북받쳐 더 이상 말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는 “안방으로 들어가서 울”었다. PP 228.1
그는 감정을 억제하고 냉정을 되찾은 후에 연회장으로 돌아왔으며 모든 사람들은 연회를 시작하였다. 계급제도의 규례에 따라 애굽 사람들은 다른 나라 백성들과 같이 음식을 먹는 일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끼리 한 식탁에 앉고 총리대신은 계급이 높은 까닭에 혼자서 먹고, 애굽 사람들은 또 다른 식탁에 앉았다. 일동이 자리에 앉았을 때에 그 형제들은 그들의 나이에 따라 정확한 순서대로 그들의 자리가 배열된 것을 보고 놀랐다. 요셉이 “자기 식물로 그들에게 주되” 베냐민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5배나 주었다. 베냐민을 총애한다는 티를 보이고 요셉은 그들이 자기에게 했던 것처럼 시기와 질투를 그 어린 막내아우에게도 나타내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형제들은 여전히 요셉이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줄 알고 서로 자유스럽게 말했다. 이리하여 요셉은 그들의 진정한 감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그는 좀더 그들을 시험해 보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그들이 떠나기 전에 그는 그가 마시는 은잔을 제일 어린 사람의 자루 속에 감추어 두도록 명령하였다. PP 228.2
그들은 기쁨으로 귀로에 올랐다. 시므온과 베냐민이 그들과 함께 있었고 나귀들에는 곡식이 가득 실려 있었다. 그러므로 모든 형제들은 그들을 둘러 있던 것 같이 보이던 모든 위험들을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희가 도시를 벗어나 얼마 가지 않아서 총리대신의 청지기가 뒤쫓아 와서 “너희가 어찌하여 악으로 선을 갚느냐 이것은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이같이 하니 악하도다”라는 가혹한 말로 그들을 힐문하였다. 이 잔은 그 속에 담긴 물건에 독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되었다. 그 시대에는 이런 종류의 잔들이 독살에 대한 방어 장치로 매우 귀중히 여겨졌다. PP 229.1
청지기의 힐책(詰責)에 여행자들은 대답하였다. “우리 주여 어찌 이렇게 말씀하시나이까 이런 일은 종들이 결단코 아니하나이다.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 주인의 집에서 은, 금을 도적질하리이까 종들 중 뉘게서 발견되든지 그는 죽을 것이오 우리는 우리 주의 종이 되리이다.” PP 229.2
청지기는 “그러면 너희 말과 같이 하리라 그것이 뉘게서든지 발견되면 그는 우리 종이 될 것이오 너희에게는 책망이 없으리라”라고 말하였다. PP 229.3
즉시 수색이 시작되었다. “그들이 각각 급히 자루를 땅에 내려 놓고” 청지기는 르우벤부터 시작하여 가장 어린 사람에 이르기까지 순서대로 각 사람의 자루를 검사하였다. 베냐민의 자루 속에서 그 잔이 발견되었다. PP 229.4
형제들은 매우 비참한 심정의 표시로 그들의 옷을 찢고 천천히 도시로 되돌아갔다. 저희 약속대로 베냐민은 노예가 될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청지기를 따라 궁정까지 들어가서 총리대신이 아직 그 곳에 있는 것을 보고 그 앞에 엎드렸다. 그는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행하였느냐 나 같은 사람이 점 잘 칠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라고 말하였다. 요셉은 저들이 죄를 자백하도록 하고자 계획하였다. 그는 점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 일은 결코 없었으나 그들로 하여금 그가 저희 생활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을 믿게 하고자 하였다. PP 229.5
유다는 “우리가 내 주께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 무슨 설명을 하오리이까 어떻게 우리의 정직을 나타내리이까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하셨으니 우리와 이 잔이 발견된 자가 다 주의 종이 되겠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 PP 229.6
요셉은 대답하기를 “내가 결코 그리하지 아니하리라 잔이 그 손에서 발견된 자만 나의 종이 되고 너희는 평안히 너희 아버지께로 도로 올라갈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PP 230.1
유다는 몹시 고민하면서 통치자에게 가까이 나아가 “내 주여 청컨대 종으로 내 주의 귀에 한 말씀을 고하게 하소서 주의 종에게 노하지 마옵소서 주는 바로와 같으심이니이다”라고 외쳤다. 감동을 주는 웅변으로 그는 요셉을 잃어버린 저희 아버지의 슬픔과, 베냐민을 그들과 함께 애굽으로 보내지 않으려던 일을 고하고 그 이유는 베냐민이 그의 아버지 야곱이 매우 사랑하던 아내 라헬이 낳은 아들 중 남은 유일한 아들인 것을 설명하였다. 그는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결탁되었거늘 이제 내가 주의 종 우리 아비에게 돌아갈 때에 아이가 우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아비가 아이의 없음을 보고 죽으리니 이같이 되면 종들이 주의 종 우리 아비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함이니이다 주의 종이 내 아비에게 아이를 담보하기를 내가 이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지 아니하면 영영히 아버지께 죄를 지리이다 하였사오니 청컨대 주의 종으로 아이를 대신하여 있어서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아이는 형제와 함께 도로 올려 보내소서 내가 어찌 아이와 함께 하지 아니하고 내 아비에게로 올라갈 수 있으리이까 두렵건대 재해가 내 아비에게 미침을 보리이다”라고 말하였다. PP 230.2
요셉은 만족하였다. 그는 그의 형들에게서 참 회개의 열매를 보았다. 유다의 고상한 제의를 듣고 요셉은 그 형제들 외의 모든 사람들을 나가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큰소리로 울면서 그는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라고 부르짖었다. PP 230.3
그의 형제들은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말문이 막히어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들이 질투하여 죽이려고 하다가 마침내 종으로 팔아넘긴 형제 요셉이 애굽의 통치자가 되다니! 그들이 그를 학대했던 모든 일이 기억에 되살아났다. 그들은 어떻게 요셉의 꿈을 멸시하고 그 성취를 방해하려고 노력하여 왔던가를 회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 꿈을 성취시키도록 저들의 맡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제는 저들이 완전히 그의 세력 아래 있었으므로 그가 하려고 하면 틀림없이 그를 괴롭힌 악행에 대하여 복수할 수 있을 것이다. PP 230.4
요셉은 형제들이 당황하는 것을 보고 친절히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라고 말하고 그들이 가까이 나아오자 계속해서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라고 말했다. 자기에게 행한 잔인한 행위로 인해 그들이 이미 충분한 고통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그는 숭고하게도 그들의 공포심을 없이하고 자책의 쓰라림을 덜어 주려고 애썼다. PP 230.5
그는 계속하여 “이 땅에 2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5년은 기경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 당신들은 속히 아버지께로 올라가서 고하기를 아버지의 아들 요셉의 말에 하나님이 나를 애굽 전국의 주로 세우셨으니 내게로 지체 말고 내려오사 아버지의 아들들과 아버지의 손자들과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고센 땅에 있어서 나와 가깝게 하소서 흉년이 아직 다섯 해가 있으니 내가 거기서 아버지를 봉양하리이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속과 아버지의 모든 소속이 결핍할까 하나이다 하더라 하소서 당신들의 눈과 내 아우 베냐민의 눈이 보는바 당신들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내 입이라”라고 말하고 “자기 아우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우니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우니라 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야 요셉과 말하”였다. 그들은 겸손히 저희 죄를 자복하고 용서해 주기를 간청하였다. 그들은 오랫동안 근심과 후회로 고통당하였으나 그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몹시 기뻐하였다. PP 231.1
이 일에 관한 소식이 왕에게 즉시 전달되었다. 왕은 요셉에게 감사를 표시하기를 바라고 있었으므로 “온 애굽 땅의 좋은 것이 너희 것임이니라”는 말로 총리대신이 자기 가족들을 초대하도록 윤허하였다. 형제들은 양식과 수레와 그들의 모든 가족들과 노비들이 애굽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넉넉히 받아 가지고 출발하였다. 요셉은 베냐민에게 다른 형제들에게 준 것보다 더 값진 선물을 주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형제들 중에 다툼이 일어날 것을 염려해서 그들이 떠나려고 할 때에 “당신들은 노중에서 다투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PP 231.2
야곱의 아들들은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어 애굽 땅 총리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가지고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아갔다. 처음에 그 노인은 얼떨떨하여 그가 들은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으나 기다란 수레의 행렬과 짐을 잔뜩 실은 짐승들과 베냐민이 무사히 돌아와 그의 곁에 서있는 것을 보고 비로소 그들의 말을 믿고 기쁨이 충만하여 “족하도다 내 아들 요셉이 지금까지 살았으니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보리라”고 외쳤다. PP 231.3
열 형제들에게는 겸손히 뉘우쳐야 할 일이 또 하나 남아 있었다. 그들은 이제 여러 해 동안 아버지의 생애와 그들의 생애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저들의 기만과 잔인한 행위를 아버지께 고백하였다. 야곱은 그들이 그처럼 큰 죄를 지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나 모든 것이 유익하게 된 것을 보고 잘못을 저지른 그의 아들들을 용서하고 축복하였다. PP 232.1
아버지와 아들들은 즉시 가족들과 양떼들과 소떼들과 많은 종들과 함께 애굽을 향해 길을 떠났다. 기쁜 마음으로 그들은 여행을 계속하였고 브엘세바에 이르렀을 때에 야곱은 감사의 희생을 드리고 주께서 그들과 함께 가시겠다는 보증을 달라고 여호와께 간구하였다. 밤의 이상 중에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였다. PP 232.2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정녕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라.”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는 언약은 의미심장하였다. 그의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무수하리라는 약속이 아브라함에게 주어졌으나 아직은 선민(選民)들이 서서히 증가될 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가나안 땅은 예언된 바와 같은 민족으로 발전하기에 여건이 맞지 않았다. 그 땅은 강대한 이방 족속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은 사대(四代)까지 그 땅을 빼앗기지 않게 될 것이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곳에서 무수한 백성으로 발전되려면 그들이 그 땅 거민들을 몰아내든지 아니면 그들 스스로가 저들 중에 분산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전자를 행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저희가 가나안 족속들과 섞여 산다면 그들은 우상을 숭배하도록 유혹을 받을 위험에 빠질 것이었다. 그러나 애굽은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시키기에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다. 관개가 잘되고 비옥한 나라의 한 부분이 그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그들의 수효가 신속히 증가할 수 있는 모든 이점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애굽 사람은 다 목축을 가증히 여기”었으므로 저들이 애굽에서 직업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는 반감은 그들을 독특하고 구별된 백성으로 남아 있게 해서 애굽의 우상숭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해줄 것이었다. PP 232.3
애굽에 도착하여 그 일행은 곧바로 고센 땅으로 갔다. 요셉은 통치자의 수레를 타고 위엄 있게 시종들을 거느리고 그 곳에 왔다. 그는 자기를 두르고 있는 화려함과 높은 지위에 대해 다 잊어버렸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그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한 가지 열망만이 그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여행자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억눌려 있던 사모의 정을 더 이상 억제할 수 없었다. 그는 수레에서 뛰어내려 아버지를 환영하고자 급히 달려나아 갔다. “그 목을 어긋맞겨 안고 얼마 동안 울매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이르되 네가 지금까지 살아 있고 내가 네 얼굴을 보았으니 지금 죽어도 가하도다.” PP 233.1
요셉은 그의 형들 중 다섯을 택하여 바로에게 보이고 그에게서 그들이 앞으로 살 땅에 대하여 허락을 받도록 하였다. 왕은 총리대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그들을 그 나라의 높은 관직에 임명하여 영화롭게 하고자 할 것이나 진심으로 여호와를 경배하는 요셉은 그의 형제들을 이교의 궁정에서 당하게 될 시험에서 구원하고자 힘썼다. 그리하여 요셉은 형제들을 권고하여 왕이 물을 때에 그들의 직업을 솔직히 말하도록 하였다. 야곱의 아들들은 이 권고를 따르고 또한 그들이 이 땅에 얼마 동안 체류하기 위하여 온 것이지 이 곳에 영주하려고 온 것이 아님을 주의 깊게 말하여 원할 때에 떠날 권리를 보유하였다. 왕은 그들에게 거할 곳을 배정하였다. 왕은 “땅의 좋은 곳” 고센 땅을 제공했다. PP 233.2
그들이 도착한 후 오래지 않아 요셉은 또한 그의 아버지를 인도하여 왕을 알현하게 하였다. 야곱은 왕궁에 처음 온 사람이었으나 장엄한 자연 가운데서 전능하신 왕과 교제하여 왔기 때문에 이제 우월감을 가지고 손을 들어 바로를 축복하였다. PP 233.3
요셉을 처음 만났을 때에 야곱은 그의 오랜 염려와 슬픔의 세월 끝에 이처럼 즐거운 결말을 보게 되었으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17년 동안 고센 땅에서 평화스러운 여생을 보내도록 허락되었다. 이 기간은 전에 살아온 세월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행복스러운 세월이었다. 그는 아들들에게서 참 회개의 증거를 보았다. 그는 그의 가족이 큰 민족으로 발전하기에 필요한 모든 조건에 둘러싸인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믿음으로 저희가 장차 가나안에 들어가 나라를 세우게 되리라는 확실한 언약을 굳게 붙잡았다. 그 자신은 애굽의 총리대신의 사랑과 후의의 표시에 둘러싸여 있었고 오랫동안 잃어버린 아들과 교제하는 행복을 누리다가 조용하고 평화롭게 무덤으로 내려갔다. PP 233.4
임종이 가깝다는 것을 느낀 야곱은 요셉을 불러오도록 사람을 보냈다. 여전히 가나안을 소유하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고 그는 “애굽에 장사하지 않기를 맹세하고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선영에 장사하라”고 말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야곱은 만족하지 않았다. 야곱은 그에게 그를 막벨라 굴에 있는 조상들 곁에 장사하겠다는 엄숙한 맹세를 하도록 요구하였다. PP 234.1
아직 처리해야 할 다른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요셉의 아들들도 이스라엘의 자녀들로 정식으로 인정되어야 하였다. 요셉이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올 때에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데리고 왔다. 이 두 청년은 그들의 어머니를 통해서 애굽 사제(司祭)의 최고위층과 혈연이었고 그들이 애굽인들과 관계를 맺으려고 하면 그들의 아버지의 지위는 그들에게 부귀영달의 대로를 열어 줄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이스라엘 백성과 연결되는 것이 요셉의 소원이었다. 그는 아들들을 위하여 애굽의 궁전이 제공하는 모든 영예를 포기하고 하나님의 계시가 위탁된 천대받는 양치는 족속 중에 자리를 차지함으로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나타내었다. PP 234.2
야곱은 “내가 애굽으로 와서 네게 이르기 전에 애굽에서 네게 낳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내 것이라 르우벤과 시므온처럼 내 것이 될 것이요”라고 말하였다. 그들은 야곱의 자손으로 입양되어 각각 한 족속의 족장이 될 것이었다. 이리하여 르우벤이 잃어버린 장자의 권리 중의 하나가 요셉에게 넘어갔다. 그리하여 요셉은 이스라엘 중에서 두 몫을 차지했다. PP 234.3
연로하여 눈이 어두운 야곱은 젊은이들이 온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형체를 알아보고 “이들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들이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 그는 덧붙여 “그들을 이끌어 내 앞으로 나아오라 내가 그들에게 축복하리라”고 말하였다. 그들이 가까이 나아왔을 때에 야곱은 그들을 안고 입을 맞추고 축복하기 위하여 그의 손을 엄숙히 그들의 머리 위에 얹고 “내 조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의 섬기던 하나님, 나의 남으로부터 지금까지 나를 기르신 하나님, 나의 모든 환난에서 건지신 사자께서 이 아이에게 복을 주”소서 하고 기도하였다. 이제는 자기를 의지하는 정신도 인간의 능력이나 교활한 꾀를 의지하는 마음도 없었다. 하나님만이 그의 보존자이셨고 후원자이셨다. 과거의 불행한 세월에 대한 불평도 없었다. 그러한 시련과 슬픔들은 이제 더 이상 “그를 해하는 것들”로 간주되지 않았다. 그의 인생의 순례 행로 내내 그와 함께 계셨던 하나님의 은혜와 자애만이 기억에 떠올랐다. PP 234.4
축복은 끝났다. 야곱은 그의 아들에게 보증을 주었다. “나는 죽으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사 너희를 인도하여 너희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게 하시리라.” 장차 올 세대들을 위하여 속박과 슬픔의 긴 세월 동안 그의 신앙에 대한 이같은 증거를 남겨 주었다. PP 235.1
마침내 야곱의 아들들은 모두 죽어가는 아버지의 침상 주위에 모였다. 야곱이 그의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모여 들으라 너희 아비 이스라엘에게 들을지어다”, “너희의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고 하였다. 자주 또 걱정스럽게 그는 그들의 장래를 생각하고 각 지파들의 역사를 스스로 그려 보려고 노력하였다. 이제 그의 자녀들이 마지막 축복을 받고자 기다리고 있을 때에 주의 성령이 그에게 임하시고 그의 앞에 예언적 계시를 통해 그의 후손들의 장래가 전개되었다. 차례 차례 그의 아들들의 이름이 불리고 각자의 성격이 묘사되고 각 지파의 장래의 역사가 간단히 예언되었다. PP 235.2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나의 능력이요 나의 기력의 시작이라
위광이 초등하고 권능이 탁월하도다마는”
PP 235.3
이와 같이 아버지는 장자로서 르우벤의 지위가 어떠했어야 할 것을 묘사하였다. 그러나 에델에서 범한 그의 무서운 죄가 그로 하여금 가독(家督, 호주의 신분에 따른 권리와 의무) 상속권의 축복을 받을 자격이 없게 만들었다. 야곱은 계속하였다. PP 235.4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치 못하리라”
PP 235.5
제사장 직분은 레위에게, 나라와 메시야의 허락은 유다에게, 기업의 두 몫은 요셉에게 배당되었다. 르우벤 지파는 결코 이스라엘 중에서 뛰어나지 못했다. 르우벤 지파는 유다, 요셉, 단처럼 수효가 많지 못하였고 제일 먼저 포로로 잡혀갔다. PP 235.6
나이에 있어서 르우벤 다음은 시므온과 레위였다. 그들은 연합하여 세겜 사람들에게 잔인한 행동을 하였고 또한 요셉을 파는 일에도 제일 죄가 많은 자들이었다. 그들에 관하여 이같이 선언되었다. PP 235.7
“내가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으리로다”
PP 235.8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 이스라엘을 계수할 때에 시므온은 가장 적은 지파였다. 모세는 그의 마지막 축복에서 시므온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나안에 정착할 때에 이 지파는 유다의 몫의 작은 부분밖에 가지지 못하였으며 그 가족들은 그 후에 다른 강력한 식민지를 만들어 성지(聖地)변경의 바깥 지역에 거했다. 레위도 역시 그 땅 여기 저기 널려 있던 48성읍밖에는 유업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지파의 경우에 있어서는, 다른 지파들이 배도하였을 때에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성소의 거룩한 봉사에 직분을 맡아 저주가 변하여 축복이 되었다. PP 235.9
장자의 명분의 가장 큰 축복이 유다에게 옮겨졌다. 유다는 찬양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서 그 이름의 의미심장함이 이 지파에 대한 예언적 역사 가운데 나타났다. PP 236.1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비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의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PP 236.2
삼림의 왕 사자는 이 지파의 적절한 상징이다. 그 지파로부터 다윗과 다윗의 자손이신 실로 곧 참 “유다 지파의 사자”가 나실 것이며 마침내 그에게 모든 권세가 주어질 것이며 모든 민족들이 충성을 표할 것이다. PP 236.3
야곱은 대부분의 그의 자녀에게 장래의 번영을 예언하였다. 마침내 요셉의 이름에 미치자 “그 형제 중 뛰어난 자의 정수리”에 축복을 빌 때에 아버지의 마음은 기쁨이 넘쳐흘렀다. PP 236.4
“요셉은 무성한 가지
곧 샘 곁에 무성한 가지라
그의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활 쏘는 자가 그를 학대하며
그를 쏘며 그를 구박하였으나
요셉의 활이 도리어 건강하며
그의 팔이 힘이 있으니
야곱의 전능자의 손을 힘입음이라
그로부터 이스라엘의 반석인 목자가 나도다
네 아비의 하나님께로 말미암나니
그가 너를 도우실 것이요
전능자로 말미암나니 그가 네게 복을 주실 것이라
위로 하늘의 복과
아래로 원천의 복과
젖먹이는 복과 태의 복이로다
네 아비의 축복이
내 부여조의 축복보다 나아서
영원한 산이 한없음같이
이 축복이 요셉의 머리로 돌아오며
그 형제 중 뛰어난 자의 정수리로 돌아오리로다”
PP 237.1
야곱은 항상 열렬하고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고 아들들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강하고 부드러웠다. 임종 시 그의 증언에는 편애나 분노가 섞여있지 않았다. 그는 그 모든 것을 잊어버렸고 마지막까지 그들을 사랑하였다. 그의 부성애가 그들에게 오직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만 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이 그에게 임하고 성령의 감동함을 입어 그는 고통스러웠지마는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PP 237.2
마지막 축복을 말한 후에 그의 매장지에 대하여 되풀이해서 지시했다. “내가 내 열조에게로 돌아가리니…굴에 우리 부여조와 함께 장사하라…이 굴은…막벨라 밭에 있는 것이라”, “아브라함과 그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었고 이삭과 그 아내 리브가도 거기 장사되었으며 나도 레아를 그 곳에 장사하였노라.” 이와같이 그의 생애의 최후의 행위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그의 신앙을 나타내는 일이었다. PP 237.3
야곱의 만년(晩年)은 수고하고 피곤한 한낮이 지나간 후에 오는 저녁의 평온함과 안정함 같은 것이었다. 그의 인생행로에 구름이 어둡게 모여들었으나 그의 생애의 황혼은 맑았고 하늘의 광휘가 그의 최후의 시간을 비추었다. 성경은 “어두워 갈 때에 빛이 있으리로다”, “완전한 사람을 살피고 정직한 자를 볼지어다 화평한 자의 결국은 평안이로다”(시 37:37)라고 말한다. PP 237.4
야곱은 범죄했었으며 많은 괴로움을 당했었다. 큰 죄를 범하고 아버지의 장막에서 도망하여 나온 그날부터 그는 여러 해 동안 수고와 염려와 슬픔을 당했다. 어머니와 이별하고 다시는 그를 보지 못했으며 집 없는 도망자로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7년 동안 수고했으나 어이없이 속임을 당했고 탐심과 욕심 많은 친척을 섬기느라고 20년 동안 수고했었다. 재산은 불어나고 슬하에 자녀들이 자라났지만 가족들의 불화와 불목 때문에 기쁨이라곤 거의 찾아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의 딸의 수치, 그에 대한 오라비들의 복수, 라헬의 죽음, 르우벤의 패륜적인 범죄, 유다의 죄, 그리고 요셉에게 행한 형제들의 잔인한 기만과 악행으로 인하여 당하던 고통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것은 얼마나 길고도 어두운 악의 목록이었던가! 그는 최초의 실패의 결과를 여러 번 여러 번 거두었다. 그는 자신이 범한 죄를 그의 아들들이 거듭 거듭 범하는 것을 보았다. 징벌은 쓰라린 것이었으나 그 목적은 달성되었다. 징계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의의 평강한 열매를”(히 12:2) 맺었다. PP 237.5
영감의 말씀은 선한 사람들 곧 하나님의 은총으로 고귀하게 되었던 사람들의 과오를 충실히 기록한다. 사실 그들의 과오는 그들의 선행보다 더욱 완전하게 제시되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상히 여기는 문제가 되어왔으며 불신자에게 성경을 조롱할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사실들을 그럴싸하게 얼버무리지도 않고 성경의 주요한 인물들의 죄를 은폐하지도 않은 그것이 바로 성경이 진리라는 가장 유력한 증거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나 자주 편견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절대적으로 공정하게 기록될 수 없다. 성경이 영감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 의하여 기록되었다면 그것은 의심 없이 거기 나오는 존경받은 사람들의 성품을 좀더 아첨하는 견지에서 기록해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사실 그대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의 경험에 대한 올바른 기록을 가지고 있다. PP 238.1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과 그분께서 무거운 책임을 맡긴 사람들도 오늘날 우리가 싸우고 흔들리고 자주 과오에 빠지는 것처럼 때때로 유혹에 빠지고 죄를 지었다. 우리를 격려하고 경고하기 위하여 허물 많고 어리석었던 그들의 생애가 우리 앞에 공개되어 있다. 만일 그들이 과오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으로 묘사되었더라면 죄된 본성을 가진 우리는 우리 자신의 과오와 실패를 보고 절망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당한 바와 같은 낙담과 싸운 것과 그들이 우리처럼 유혹에 빠졌었으나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님의 은혜로 유혹을 이긴 것을 봄으로 우리는 의를 위하여 싸울 용기를 얻는다. 그들이 때로는 패퇴를 당했으나 그들의 위치를 다시 회복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능력으로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생애의 기록은 우리에게 대한 경고가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죄 있는 사람을 결백하다고 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나님께서는 은총을 많이 받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죄를 보시며 그들의 죄를 보다 적은 빛과 책임을 가진 사람들에게 있는 죄보다 더 엄격히 다루신다. PP 238.2
야곱을 장사지낸 후에 요셉의 형들의 마음에는 또다시 두려움이 생겨났다. 그들에게 대한 요셉의 친절에도 불구하고 죄를 의식하는 그들에게는 불신과 의심이 일어났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배려에서 그의 복수를 지체해 왔으나 이제 그는 그들의 죄에 대하여 오랫동안 연기해 온 형벌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감히 요셉의 앞에 몸소 나타나지 못하고 기별을 보냈다. “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명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이같이 요셉에게 이르라 네 형들이 네게 악을 행하였을지라도 이제 바라건데 그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 하셨다 하라 하셨나니 당신의 아버지의 하나님의 종들의 죄를 이제 용서하소서.” 이 기별을 듣고 요셉은 울었으며 이것에 용기를 얻은 그의 형들은 요셉의 앞에 나아와 엎드려 “우리는 당신의 종이니이다”라고 말하였다. 형제들에 대한 요셉의 사랑은 깊고 이기심 없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그가 복수할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는 “두려워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당신들은 두려워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고 말하였다. PP 239.1
요셉의 생애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예시한다. 요셉의 형제들을 움직여 그를 노예로 팔게 한 것은 시기심이었다. 그들은 요셉이 그들보다 더 크게 되는 것을 막고자 하였다. 요셉이 애굽으로 팔려갔을 때에 그들은 그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을 모두 제거했으므로 그들은 더 이상 그의 꿈 때문에 번민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우쭐해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이 행한 일을 가지시고 그들이 방해하고자 계획한 바로 그 사건을 실현시키셨다. 그와 같이 유대 제사장들과 장로들은 그리스도를 질투하고 그분께서 그들에 대한 백성의 관심을 앗아가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였다. 그들은 그분께서 왕이 되시는 것을 방해하고자 그분을 죽였으나 그들은 그와같이 함으로 그 같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었다. PP 239.2
요셉은 애굽의 노예 신세를 통하여 그의 아버지의 가족을 구원한 구주가 되었다. 그러나 결과가 그렇다 하여 그의 형들의 죄가 감소된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는 원수들에 의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타락한 인류의 구속자와 구주가 되시고 온 세상의 통치자가 되셨다. 그러나 그분을 살해한 자들의 죄는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이 당신의 영광과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그 사건을 지배하지 않으셨을 때와 똑같이 극악한 것이다. PP 239.3
요셉이 그의 친형들에 의하여 이방인에게 팔린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당신의 제자들 중 한 사람에 의하여 가장 극악한 원수들에게 팔리셨다. 요셉이 그의 결백 때문에 거짓으로 고소당하여 투옥당한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당신의 의로운 극기의 생애가 죄에 대하여 견책이 되었기 때문에 멸시와 거절을 당하셨다. 정죄받을 만한 죄가 없으셨으나 그리스도께서는 거짓 증인들의 증언에 의하여 정죄를 당하셨다. 요셉이 불공평과 압제 하에서도 참고 온유하게 행한 일과 인륜을 어긴 그의 형들을 기꺼이 용서해주고 고상한 자비심을 베푼 일은 구주께서 악인들의 악행과 능욕을 불평 없이 참으시고 당신을 살해한 자들뿐 아니라 당신께 나아와 그들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들을 모두 용서해 주실 것을 예표한다. PP 239.4
요셉은 그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54년을 더 살았다. 그는 살아서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으며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다. 그는 그의 백성이 증가되고 번성하는 것을 보았고 그 모든 세월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회복시키시리라는 그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았다. PP 240.1
자기의 임종이 가까움을 알고 그는 친족들을 그의 주위로 불렀다. 바로의 땅에서 그는 그렇게 영예로운 대우를 받았었으나 애굽은 그에게 있어서 유랑의 땅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행위는 그가 이스라엘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것을 증거하였다. 요셉의 마지막 말은 “하나님이 너희를 권고하시고 너희를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자손들로부터 그들이 가나안 땅으로 갈 때에 그의 유골을 가져가겠다는 엄숙한 맹세를 받아냈다. “요셉이 일백십세에 죽으매 그들이 그의 몸에 향 재료를 넣고 애굽에서 입관하였더라.” 그 후 이스라엘 백성이 노역(勞役)에 종사하게 된 수 세기 동안 요셉의 임종의 말을 기억나게 하는 그의 관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은 다만 잠시 애굽에 체류하는 자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거하였으며 구원의 때가 분명히 올 것이므로 허락의 땅에 대한 그들의 희망을 굳게 잡도록 해 주었다. PP 2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