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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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홍수 후

물은 가장 높은 산 위로 15규빗이나 높이 올랐다. 5개월이란 긴 기간에 그들의 배는 외관상으로는 바람과 물결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렸기 때문에 방주 안에 있던 일가족에게는 가끔 그들이 멸망당할 수밖에 없는 듯이 보였다. 그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련이었으나, 하나님의 손이 키를 잡고 계신다는 확신이 있었으므로 노아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PP 105.1

물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여호와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보존하신 일군(一群)의 산들로 보호된 한 지점에 방주를 떠 들어가게 하셨다. 이 산들은 서로 조금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으므로 방주는 이 조용한 안식처 안에서 움직였으며 더 이상 끝없는 대양으로 떠돌아다니지 않았다. 이것은 폭풍우에 시달려 지친 항해자들에게 큰 안도감을 주었다. PP 105.2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다시 지상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으므로 물이 줄어지기를 몹시 고대하였다. 산봉우리들이 모습을 나타낸 40일 후에, 그들은 냄새 잘 맡는 새인 까마귀를 내보내어, 땅이 말랐는지 알아보게 하였다. 물밖에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그 새는 계속 방주를 들락날락하였다. 7일 후에 비둘기를 내보냈으나, 그것도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하여 방주로 되돌아왔다. 노아는 7일을 더 기다려, 다시 그 비둘기를 내보냈다. 저녁에 그 비둘기가 감람나무 잎사귀를 물고 돌아왔을 때에는 큰 기쁨이 있었다. 후에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제치고 본즉 지면에 물이 걷혔더”(창 8:13)라. 그러나 그는 방주 안에서 끈기 있게 기다렸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방주에 들어간 것같이 떠나라는 특별한 지시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PP 105.3

마침내 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육중한 문을 열고 족장(族長)과 그의 가족들에게 모든 생물들을 데리고 땅으로 내려가라고 명하였다. 방주에서 풀려나오는 기쁨 중에서도 노아는 은혜로운 보호를 베푸사 그들을 보존하신 그분을 잊지 않았다. 그가 방주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한 일은 제단을 쌓고, 각종 정결한 짐승과 새들 중에서 희생을 드려서, 구원에 대한 그의 감사를 하나님께 드린 일이었다. 그는 그같이 함으로 위대한 희생 제물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그의 신앙을 나타냈다. 이 제사는 주를 기쁘시게 했으며, 족장과 그의 가족뿐 아니라 땅에 살게 될 모든 사람에게 축복을 가져다 주었다.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 8:21, 22). 여기에 모든 후세대를 위한 교훈이 있었다. 노아는 황폐된 지상에 나왔었으나, 자신을 위하여 집을 준비하기 전에,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다. 그가 소유한 가축은 적었으며 그것들을 보존하느라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는 만물이 그분의 것임을 인정하는 표로써 즐겁게 그 가축의 일부를 주께 드렸다. 이와 같이 우리의 자원하는 헌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우리의 첫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우리에게 베푸시는 그분의 모든 긍휼과 사랑에 대하여, 우리는 기도로 그리고 그분의 사업을 위하여 헌물을 드림으로 우리에게 베푸시는 그분의 모든 자비와 사랑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정해야 한다. PP 105.4

구름이 모여들고 비가 내릴 때에 또 다른 홍수가 내리지 않을까 하는 끊임없는 공포에 싸이지 않도록 주께서 노아의 가족들에게 한 약속을 하심으로 그들에게 용기를 주셨다. “내가 너희와 언약을 세우리니…땅을 침몰할 홍수가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의 세상과의 언약의 증거니라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에 무지개가 구름 속에 나타나면…내가 보고 나 하나님과…모든 생물 사이에 된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창 9:11~16). PP 106.1

사람들과 맺으신 언약의 징표로써 아름다운 무지개를 구름 속에 이렇게 두심으로 나타내신, 당신의 그릇 행하는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겸손과 동정은 얼마나 큰가! 주께서는 무지개를 보실 때에 당신의 언약을 기억하시겠다고 선언하신다. 그러나 이것은 그분께서 당신의 언약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하시기 위하여 우리 인간의 언어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후대의 자손들이 하늘에 걸쳐 있는 영광스러운 아치(arch)의 뜻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에, 그들의 부모들이 홍수의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다시는 세상을 물로써 멸망시키시지 않겠다는 보증으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둥근 무지개를 만드셔서 구름 속에 두셨다는 것을 저들에게 이야기해 주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목적하신 바였다. 이리하여 이것은 대대로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신뢰를 굳게 할 것이었다. PP 106.2

하늘에는 무지개 비슷한 것이 보좌를 두르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머리 위에 아치형을 이루고 있다. 에스겔 선지자는 “그 사면 광채의 모양은 비오는 날 구름에 있는 무지개 같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의 형상의 모양이라”(겔 1:28) 말한다. 계시자 요한은 “보라 하늘에 보좌를 베풀었고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또 무지개가 있어 보좌에 둘렸는데 그 모양이 녹보석 같더라”(계 4:2, 3)고 선언하였다. 사람이 그의 큰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초래할 때 구주께서는 그를 위하여 아버지께 간구하시며, 회개한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의 징표로써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와 보좌 주위를 두르고 있는 무지개와 자신의 머리 위에 둘린 무지개를 가리키신다. PP 107.1

하나님께서는 홍수에 관하여 노아에게 주신 보증을 그분의 은혜의 가장 귀중한 약속 중의 하나와 결부시키셨다. “내가 다시는 노아의 홍수로 땅 위에 범람치 않게 하리라 맹세한 것같이 내가 다시는 너를 노하지 아니하며 다시는 너를 책망하지 아니하기로 맹세하였노니 산들은 떠나며 작은 산들은 옮길지라도 나의 인자는 네게서 떠나지 아니하며 화평케 하는 나의 언약은 옮기지 아니하리라 너를 긍휼히 여기는 여호와의 말이니라”(사 54:9, 10). PP 107.2

노아가 그와 함께 방주에서 나온 힘센 맹수들을 바라보았을 때에, 모두 여덟인 그의 가족들이 그들에게 멸절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한 천사를 보내사 그분의 종에게 보증의 기별을 주셨다.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들은 너희 손에 붙이웠음이라 무릇 산 동물은 너희의 식물이 될지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창 9:2, 3). 이전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동물의 고기를 먹도록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인류가 전적으로 땅의 소산을 먹고 살아가도록 의도하셨다. 그러나 모든 푸른 것이 죽어 버렸으므로, 그분께서는 방주 안에 보존되었던 정결한 동물의 고기를 먹도록 허락하셨다. PP 107.3

홍수 때에 땅의 표면은 전부 변하였다. 죄악의 결과로 세 번째 무서운 저주가 지상에 임하였다. 물이 줄어지기 시작하자 산들과 언덕들은 흙탕물의 대해(大海)로 둘러싸였다. 도처에 사람들과 짐승들의 시체가 널려있었다. 주께서는 이 시체들이 그대로 남아서 부패하여 대기를 오염시키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고 흙으로 큰 매장지를 만드셨다. 물을 말리기 위해 그분께서 일으킨 강풍은 큰 힘으로 그 시체들을 옮겼는데, 때로는 산봉우리까지 옮겨 시체 위에 나무와 바위와 흙을 쌓아올렸다. 홍수 전 세상을 부요하게 장식하였으며, 그 당시의 거민들이 우상화했던 금과 은, 귀중한 목재들과 보석들이 같은 방법으로 땅속에 매몰되어 사람들의 시야에서 감추어졌는데, 맹렬한 물결이 이 보물들 위에 흙과 바위를 쌓아올리고, 어떤 곳에서는 그것들 위에 산을 쌓기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죄 많은 사람들을 부요하게 하시고 번영하게 하시면 하실수록 그들이 그분 앞에서 더 부패하게 되리라는 것을 보셨다. 풍성하게 주시는 분이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인도했어야 할 보물들이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었던 반면에 하나님께서는 수치와 멸시를 받아 오셨다. PP 107.4

드러난 땅의 모습은 묘사할 수 없을 만큼 어지럽고 황폐하였다. 한때 그처럼 완전한 균형미를 가지고 있어서 아름다웠던 산들은 파괴되고 불규칙하게 되었다. 돌멩이, 울퉁불퉁한 바위와 부서진 돌덩이들이 그 때 땅 표면에 흩어졌다. 여러 곳에서 언덕과 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평지였던 곳에 산맥이 생겼다. 어떤 곳은 다른 곳보다 이런 변화가 더 심하였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많은 금, 은과 보석이 있었던 곳에 가장 중한 저주의 흔적이 보였다. 그리고 사람이 살지 않았던 지방과 죄들이 아주 적었던 곳에는 저주가 가볍게 내렸다. PP 108.1

이 때에 광대한 삼림들이 땅에 매장되었다. 이것들은 그 때부터 석탄으로 변하였는데, 지금 있는 광대한 석탄층을 형성하였고 또 다량의 기름을 산출하였다. 석탄과 기름이 때때로 인화하여 지표면 아래서 탄다. 그리하여 바위들이 뜨거워지고 석회석이 타며 철광석이 용해된다. 물이 석회석에 미치는 작용이 고열에 맹위를 더하여 지진, 화산과 분화(噴火)의 원인이 된다. 불과 물이 암석과 광석의 광맥들과 접촉할 때에 지하에서 큰 폭발과 함께 둔화된 뇌성 같은 소리가 난다. 공기는 뜨겁고 사람의 숨을 막는다. 화산의 분출이 따른다. 그리고 때때로 화산의 분출이 가열된 물체들이 뚫고 나갈 충분한 분출구를 만들어주지 못할 때도 있다. 이 때에는 지구 자체가 진동하고 땅이 바다의 물결처럼 융기하고 부풀어 오르고, 큰 균열이 생겨서 때때로 도시와 촌락과 불타는 산들이 삼켜 버린 바 된다. 이런 놀라운 현상들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 직전에 세상의 신속한 멸망의 징조로써, 차츰 더 빈번히 발생할 것이며 더욱더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할 것이다. PP 108.2

땅의 깊은 곳은 주의 병기고인데, 고대 세계의 멸망에 사용되었던 무기들은 이곳에서 나왔다. 땅에서 솟구쳐 나온 물은 하늘에서 내린 물과 합하여 멸망시키는 일을 성취하였다. 홍수 이래로 물뿐만 아니라 불도 사악한 도시들을 멸망시키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이 심판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경시하고 그분의 권위를 짓밟는 자들로 그분의 능력 앞에서 떨게 하며 당신의 공의로운 주권을 인정하도록 하시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보내신 것이다. 화염을 내뿜는 불타는 산들을 볼 때 그리고 용해된 광석들이 급류를 이루어 강들을 말리며,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들을 덮치고, 도처에 파멸과 황폐를 가져오는 것을 볼 때, 강심장을 가진 사람들도 공포에 싸였고 불신자들과 하나님을 모독해 온 자들도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PP 109.1

이와 같은 광경에 관하여 옛 선지자들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원컨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 주의 앞에서 산들로 진동하기를 불이 섶을 사르며 불이 물을 끓임 같게 하사 주의 대적으로 주의 이름을 알게 하시며 열방으로 주의 앞에서 떨게 하옵소서 주께서 강림하사 우리의 생각 밖에 두려운 일을 행하시던 그 때에 산들이 주의 앞에서 진동하였”(사 64:1~3)나이다. “여호와의 길은 회리 바람과 강풍에 있고 구름은 그 발의 티끌이로다 그는 바다를 꾸짖어 그것을 말리우시며 모든 강을 말리우시나니”(나 1:3, 4). PP 109.2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는 세상이 이제까지 본 것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현상들이 발생할 것이다. “그로 인하여 산들이 진동하며 작은 산들이 녹고 그의 앞에서는 땅 곧 세계와 그 가운데 거하는 자들이 솟아오르는도다 누가 능히 그 분노하신 앞에 서며 누가 능히 그 진노를 감당하랴”, “여호와여 주의 하늘을 드리우고 강림하시며 산들에 접촉하사 연기가 발하게 하소서 번개를 번득이사 대적을 흩으시며 주의 살을 발하사 저희를 파하소서”(나 1:5, 6; 시 144:5, 6). PP 109.3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행 2:19). “번개와 음성들과 뇌성이 있고 또 큰 지진이 있어 어찌 큰지 사람이 땅에 있어 옴으로 이같이 큰 지진이 없었더라…각 섬도 없어지고 산악도 간 데 없더라 또 중수가 한 달란트나 되는 큰 우박이 하늘로부터 사람에게 내리”(계 16:18, 20, 22)더라. PP 110.1

하늘의 번갯불과 땅의 불이 합칠 때에 산들은 용광로처럼 타며 무시무시한 용암을 쏟아내어 정원과 전답, 농촌과 도시를 덮칠 것이다. 강에 빠진 들끓는 녹은 물질은 물을 끓게 하여,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맹렬하게 큰 바위들을 날려 보내어, 부서진 조각들을 땅 위에 흩어 놓을 것이다. 강들이 말라 버릴 것이다. 땅은 진동하고 각처에서 무서운 지진과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PP 110.2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사악한 자들을 지상에서 멸절하실 것이다. 그러나 노아가 방주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된 것같이 의인들은 이 소동 가운데서도 보호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피난처가 되실 것이며, 그들은 그분의 날개 아래 의지할 것이다. 시편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로 거처를 삼았으므로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시 91:9, 10). “여호와께서 환난날에 나를 그 초막 속에 비밀히 지키시고 그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기시”(시 27:5)리라. 하나님께서는 “저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저를 건지리라 저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저를 높이리라”(시 91:4)고 약속하신다. PP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