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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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유월절

최초에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 달라는 요구가 애굽 왕에게 제출되었을 때에 가장 무서운 재앙에 대한 경고가 주어졌다. 모세는 바로에게 여호와의 말씀에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라 내가 네게 이르기를 내 아들을 놓아서 나를 섬기게 하라 하여도 네가 놓기를 거절하니 내가 네 아들 네 장자를 죽이리라”는 말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 사람들의 멸시를 받았을지라도 하나님의 율법의 보관자가 되도록 선발됨으로 영예를 받았다. 그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축복과 특권으로 그들은 형제들 중에 맏아들처럼 모든 민족들 중에 뛰어났다. PP 273.1

애굽 사람들이 맨 처음에 경고를 받은 재앙은 최후의 재앙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오래 참으시고 긍휼이 많으신 분이시다. 그분은 당신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들을 친절히 돌보신다. 만일 애굽 사람들이 그들의 수확물과 양떼와 가축 떼의 손실을 보고 회개하였더라면 그들의 자녀들은 멸망당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 나라가 하나님의 명령을 완강하게 저항해 왔기 때문에 이제 최후의 재앙이 막 내리려 하고 있었다. PP 273.2

모세는 바로 앞에 다시 나타나면 사형당할 것이라는 명령으로 그의 앞에 나가는 일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지막 기별이 이 반역적 왕에게 전달되어야 했으므로 모세는 무서운 발표문을 가지고 다시 왕의 앞에 나아갔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밤중에 내가 애굽 가운데로 들어가리니 애굽 가운데 처음 난 것은 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맷돌 뒤에 있는 여종의 장자까지와 모든 생축의 처음 난 것이 죽을지라 애굽 전국에 전무후무한 큰 곡성이 있으리라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에게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개도 그 혀를 움직이지 않으시리니 여호와가 애굽 사람과 이스라엘 사이에 구별하는 줄을 너희가 알리라 하였으니 왕의 이 모든 신하가 내게 내려와서 내게 절하며 이르기를 너와 너를 좇는 온 백성은 나가라 한 후에야 내가 나가리라”(출 11:4~8). PP 273.3

이 선고를 집행하기 전에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애굽을 떠나는 데 대한 지시와 아울러 특별히 다가오는 재앙에서 어떻게 보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시도 주셨다. 한 가정 단독으로 하든지 다른 가정과 어울려 하든지 간에 모든 가정에서 흠 없는 새끼양이나 새끼 염소를 잡아 우슬초 묶음으로 그 피를 집 좌우 설주와 인방에 뿌려서 밤중에 다가올 멸망시키는 천사가 그 집에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하였다. 모세가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출 12:1~18)고 말한 대로 그들은 구운 고기를 무교병과 쓴 나물과 같이 그 밤에 먹기로 되어 있었다. PP 274.1

여호와께서는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과 짐승을 무론하고 애굽 나라 가운데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리라…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의 거하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고 선언하셨다. PP 274.2

이 큰 구원을 기념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자손손이 해마다 한 절기를 지킬 것이다. “너희는 이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에 지킬지니라.” 그들이 미래에 절기를 지킬 때에 모세가 그들에게 명한 대로 그들은 이 큰 구원의 이야기를 자손들에게 거듭 말해야 할 것이었다. “너희는 이르기를 이는 여호와의 유월절 제사라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을 치실 때에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집을 넘으사 우리의 집을 구원하셨느니라 하라.” PP 274.3

그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처음 난 것은 여호와의 것이 될 것이며 속전을 드림으로써만 자기의 소유가 될 수 있었다. 이로써 이스라엘 사람들은 애굽의 처음 난 것들이 죽임을 당했을 때에 이스라엘의 처음 난 자들도 비록 은혜스럽게 보호를 받기는 했지만 속죄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동일한 운명에 처한 바 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었다. 여호와께서는 “처음 난 자는 다 내 것임은 내가 애굽 땅에서 처음 난 자를 다 죽이던 날에 이스라엘의 처음 난 자는 사람이나 짐승을 다 거룩히 구별하였음이니라”(민 3:13)고 선포하셨다. 성막 봉사의 제도를 세우신 후 여호와께서 친히 레위 지파를 성별하시고 백성의 장자를 대신하여 성소에 관한 임무를 맡기셨다. 그분께서는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내게 온전히 드린 바 된 자라 이스라엘 자손 중 일절 초태생 곧 모든 처음 난 자의 대신으로 내가 그들을 취하였”(민 8:16)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모든 백성은 하나님의 자비를 인정하는 표로 장자를 위하여 속전을 지불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민 18:15, 16). PP 274.4

유월절은 기념적인 동시에 표상적인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애굽에서 구원받은 사실을 가리킬 뿐 아니라 장차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백성을 죄의 속박에서 해방하시기로 되어 있는 더 큰 구원을 예표하는 것이다. 희생 제물로 바쳐진 새끼양은 우리들의 구원의 유일한 희망이신 “하나님의 어린양” 곧 그리스도를 나타낸다. 사도는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고전 5:7)고 말한다. 유월절 양을 죽이는 것만으로 충분치 못했다. 그 피를 문설주에 발라야 하였다. 그처럼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가 각 영혼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분께서 온 세상을 위하여 죽으셨다는 사실뿐 아니라 우리 각자를 위하여 죽으셨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속죄의 희생의 공로를 우리 자신에게 적용시켜야 한다. PP 277.1

피를 뿌릴 때에 사용된 우슬초는 정결케 함의 상징이었으며 문둥병자와 죽은 사람을 만짐으로 부정하게 된 사람들을 정결케 하는 데 쓰였다. 시편기자의 기도 가운데도 우슬초의 의미가 나타나 있다.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를 씻기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시 51:7). PP 277.2

어린양은 그 뼈가 하나도 꺾이지 않고 온전하게 준비되어야 했던 것처럼 우리를 위하여 죽으실 하나님의 어린양의 뼈도 하나도 꺾이지 않아야 하였다(출 12:46; 요 19:36). 이처럼 그리스도의 희생의 완전함이 표현되었다. PP 277.3

그 고기는 먹어야 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통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분께로부터 영적 능력과 영양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다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말씀의 뜻을 설명하시면서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요 6:53, 54, 63)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율법을 받아들이시고 당신의 생애에 그 원칙을 실천하셨으며, 그 율법의 정신을 나타내시고 마음속에 있는 그 자비로운 능력을 보이셨다. 요한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고 말하였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그분의 경험에 동참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소화시켜서 그것이 생활과 행동의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그분과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하나님의 속성을 반사해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의 살을 먹고 피를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속에 생명이 없다. 그리스도의 정신과 사업이 그의 제자들의 정신과 사업이 되어야 한다. PP 277.4

어린양의 고기는 쓴나물과 함께 먹어야 했는데 이는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때의 고통을 회상하기 위함이었다. 그와 같이 우리도 그리스도를 먹을 때에 우리의 죄를 통회해야 할 것이다. 무교병을 먹는 것 역시 깊은 뜻이 있었다. 이 절기 동안에는 그들의 집에 누룩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유월절의 규례 가운데 명백하게 지시되어 있으며 유대인들은 그것을 엄격히 지켜야만 했다. 그와 같이 죄의 누룩도 그리스도로부터 생명과 영양을 받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일소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어 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도 말고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도 말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고전 5:7, 8)라고 편지하였다. PP 278.1

노예들은 자유를 얻기 전에, 이제 곧 성취될 큰 구원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보여야 했다. 피의 표적이 그들의 집에 있어야 했으며, 그들은 자신과 가족들을 애굽 사람들과 분리시켜 그들의 집안에 불러 모아야만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지시 중에 한 가지라도 무시했거나, 자녀들을 애굽 사람들로부터 떼놓기를 게을리 했거나, 어린양은 잡았지만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지 않았거나, 그들의 집 밖으로 나간 사람이 있었다면 그들은 안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필요되는 모든 것을 다했다 하더라도 정직하게 믿었을지라도 그들의 성실함이 그들을 구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호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멸망시키는 천사의 손에 그들의 장자를 잃을 것이었다. PP 278.2

백성들은 이 명령을 순종함으로 그들의 믿음에 대한 증거를 나타내야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구원 얻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범죄의 형벌에서 속량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뿐이시지만 우리가 할 일은 죄에서 순종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사람은 행함이 아닌,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의 믿음은 행함으로 말미암아 나타나야 한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주셔서 죄를 위한 화목 제물로 죽게 하셨다. 그는 진리의 빛과 생명의 길을 나타내 보이셨고 의식들과 특권을 주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러한 구원의 방편들로 더불어 협력하여야 하고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도움들을 감사함으로 사용해야 하며 하나님의 모든 요구들을 믿고 순종해야 한다. PP 279.1

모세가 그들의 구원을 위하여 하나님의 준비하신 것들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을 때에 “백성이 머리 숙여 경배하”(출 12:27)였다. 자유를 얻게 된다는 기쁜 소망과 그들을 학대하던 자들에게 임할 절박한 재앙에 대한 무서운 소식과 그들의 임박한 출발에 따르는 수고와 활동들 등, 이 모든 것들이 얼마 동안 그들로 하여금 은혜로우신 구원자에 대한 감사로 도취되게 했다. 애굽 사람들 중에는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유일한 참 하나님이심을 인정한 사람이 많았으며, 그들은 이제 멸망시키는 천사가 온 애굽 땅을 지날 때에 이스라엘 집에서 피난처를 얻게 해달라고 애걸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을 기쁨으로 환영했다. 그들은 그 후부터 야곱의 하나님을 섬기고 그분의 백성과 더불어 애굽에서 나가겠다고 서약하였다. PP 279.2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내리신 지시를 순종했다. 그들은 신속하고도 은밀하게 떠날 준비를 했다. 그들의 가족들은 집안에 모였고 유월절 양을 잡아 그 고기를 불에 구웠다. 그리고 무교병과 쓴나물도 준비되었다. 가족의 제사장인 아버지는 피를 문설주에 뿌리고 가족들을 집안에 다 모았다. 그들은 말없이 급히 유월절 양을 먹었다. 백성들은 두려움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었고 혈기 왕성한 장년으로부터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자들의 심장은 말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두근거렸다. 부모들은 그 밤에 내리기로 되어 있는 무서운 재앙을 생각하고 팔로 사랑하는 장자를 끌어안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의 집에는 죽음을 관장하는 천사가 방문하지 않았다. 구주의 보호의 표인 피가 그들의 문에 발려 있었으므로 멸망시키는 천사가 그 곳에 들어가지 않았다. PP 279.3

밤중에 “애굽에 큰 호곡이 있었으니 이는 그 나라에 사망치 아니한 집이 하나도 없었음이었더라.” 그 나라에서 “모든 처음 난 것 즉 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힌 사람의 장자까지와 생축의 처음 난 것”(출 12:29~33)이 멸망시키는 천사의 침을 받았다. 광대한 애굽 전토에 걸쳐 각 가정의 자랑거리인 장자가 죽어 넘어졌다. 슬퍼하는 자들의 비명과 통곡 소리가 온 하늘을 메웠다. 창백한 얼굴을 한 왕과 조신들은 사지를 떨면서 무서운 공포에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바로는 자기가 한때 어떻게 “여호와가 누구관대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도 보내지 아니하리라” 하고 외쳤던 일을 회상했다. 이제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던 그의 교만은 땅에 떨어졌고 그는 “밤에…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이르되 너희와 이스라엘 자손은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서 떠나서 너희의 말대로 가서 여호와를 섬기며 너희의 말대로 너희의 양도 소도 몰아가고 나를 위하여 축복하라”고 하였다. 왕의 모사들과 백성들도 “우리가 다 죽은 자가 되도다 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그 지경에서 속히” 떠나라고 간청하였다. PP 2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