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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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내지 말라” (마태복음 6장 16절)

하나님의 말씀이 명령하는 금식은 형식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음식을 거절하고 베옷을 입고 머리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죄를 진정으로 슬퍼하며 금식하는 사람은 결코 겉으로 과시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MB 87.1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금식의 목적은 심령의 죄 때문에 육체를 괴롭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죄의 무서운 특성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마음을 겸손하게 하고, 그분의 용서하시는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에게 한 그분의 명령은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요엘 2장 13절)라는 것이었다. MB 87.2

우리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도의 유업을 사거나 공효를 미칠 것으로 알고 고행을 하거나 우쭐해 하는 것은 아무 유익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하오리이까”(요한복음 6장 28절)라는 질문을 받으시고,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보내신 자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요한복음 6장 29절)고 대답하셨다. 회개는 자신에게서 그리스도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리스도를 받아들여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게 할 때, 선한 업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MB 87.3

예수께서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으라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마태복음 6장 17, 18절)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즐거움으로 해야지 슬픔과 우울한 기분으로 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에는 우울한 것이 없다. 만일, 그리스도인들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주님 안에서 실망당한 것과 같은 인상을 주게 되면, 이것은 곧 주님의 품성을 잘못 나타내고 그분의 원수의 입에 구실을 붙여 주는 것이 된다. 말로는 하나님을 그들의 아버지로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나, 우울하고 슬픈 표정을 지음으로써 그들은 고아(孤兒)의 모습을 세상에 나타낸다. MB 88.1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봉사를 사실 그대로 매력 있게 나타내기를 바라신다. 극기와, 마음의 은밀한 고통을 자비하신 구주께 내어 놓도록 하자. 짐을 십자가 아래 내려놓고, 그대를 먼저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 안에서 즐겁게 갈 길을 가도록 하라. 사람들은 영혼과 하나님 사이에 은밀히 진행되는 일을 끝까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에 역사하시는 성령의 활동의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은밀한 중에 보시는” 분이 “갚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MB 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