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지 화잇 자서전
30장 좁은 길의 여행
1868년 8월에 배틀크릭에 있는 동안 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꿈을 꾸었다. 모인 사람들의 일부가 행장을 갖추고 여행을 떠났다. 우리는 마차에 짐을 가득 싣고 갔다. 길을 계속 가노라니 길이 가파르게 되었다. 그 길의 한 편은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였으며 다른 편은 미장 공사를 해 놓은 것처럼 높고 매끄러운 흰 벽이었다. LS 190.1
여행을 계속할수록 길은 점점 더 좁아지고 더 가파르게 되었다. 어떤 곳은 길이 너무 좁아서 우리는 더이상 마차에 짐을 싣고 갈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차에서 말을 풀어 말 등에 짐을 싣고 말을 타고 여행을 계속하였다. LS 190.2
가면 갈수록 길은 계속 좁아졌다. 우리가 좁은 길에서 미끄러져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벽에 바싹 붙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니, 말 등에 실은 짐 보따리가 벽에 닿아서 절벽 쪽으로 흔들리게 되었다. 우리는 절벽 아래로 떨어져서 산산 조각이 날까 두려워서 보따리를 말에서 내려 절벽 아래로 굴려 버렸다. 우리는 계속 말을 타고 갔는데 길이 더욱 좁아진 지점에 이르러서는 우리가 중심을 잃어 떨어질까 대단히 두려웠다. 이런 때에 한 손이 말고삐를 잡고 위험한 길을 안내해 주는 듯하였다. LS 190.3
길이 더욱 더 좁아졌으므로 우리는 더이상 말을 타고 안전하게 갈 수 없다고 생각되어 말을 버려 두고 걸어서 일렬로 서서 앞사람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이 때 작은 밧줄이 순백색의 벽 위로부터 드리워졌다. 우리는 길 위에 몸의 균형을 가누기 위해 밧줄을 꼭 붙잡았다. 우리가 여행을 계속함에 따라 밧줄도 우리를 따라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길이 너무도 좁아졌으므로 우리는 신을 벗고 여행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겠다고 결론을 내려 신을 벗고 걸어갔다. 얼마 안가서 양말을 벗고 가는 것이 더욱 안전하겠다고 생각되어 양말도 벗어 버리고 맨발로 여행을 계속하였다. LS 190.4
우리는 평소에 궁핍과 난관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였다. 그런 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행렬 가운데 없었다. 길의 상태가 변할 때마다 몇몇 사람들이 뒤처지게 되어 난관을 견뎌내는데 익숙한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 여행길에서 당하는 고난은 이들로 하여금 오히려 더욱 분발하여 종점을 향하여 밀고 나아가게 만들 따름이었다. LS 191.1
우리가 길에서 떨어질 위험성은 더욱 증가해 갔다. 우리는 흰 벽에 바싹 붙어 갔지만 길이 워낙 좁기 때문에 우리의 발을 완전히 붙일 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거의 모든 체중을 밧줄에 건 채 “우리는 위에 매달려 있다. 우리는 위에 매달려 있다”라고 외쳤다. 좁은 길의 모든 동행인들이 같은 말을 외쳤다. 우리는 저 아래 깊은 골짜기에서 들려 오는 듯한 떠들썩한 환락의 소리를 듣고 몸이 떨렸다. 우리는 모욕적인 맹세와 속된 농담과 저속하고 비열한 노랫소리를 들었다. 또한 군가와 무곡(舞曲)도 들려 왔다. 저주와 고민의 부르짖음과 곡성이 기악(器樂) 소리와 떠들썩한 웃음 소리와 뒤섞여서 들려 왔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 조심하여 좁고 험한 길을 걸어갔다. 거의 내내 우리는 우리의 전 체중을 밧줄에 매달 수밖에 없었는데, 밧줄은 앞으로 나아 갈수록 굵어졌다. LS 191.2
나는 그 아름답고 흰 벽이 피로 얼룩진 것을 보았다. 깨끗한 벽이 피로 더럽혀진 것을 볼 때 유감스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뿐이었고 곧 그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되었다. 뒤에 오는 자들이, 그들의 앞에 다른 사람들이 이 좁고 험한 길을 먼저 통과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면 자기네들도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들의 아픈 발에서 피가 흐를 때, 그들은 낙망하여 쓰러지지 않고 벽에 묻은 피를 보고는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통을 견뎌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LS 192.1
마침내 우리는 깊은 구렁에 다다랐으며 길은 거기서 끝났다. 거기에는 이제 발 디딜 만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가 의지할 것이라곤 점점 굵어져서 마침내 우리의 몸만큼이나 굵어진 밧줄뿐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당황하여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우리는 두려워서 목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 “이 밧줄은 어디에 매달려 있나요?” 나의 남편이 바로 내 앞에 있었다. 굵은 땀방울이 그의 이마에서 흘러 내렸으며, 그의 목과 관자놀이의 핏줄은 보통 때보다 두 배나 커졌고, 참다 못하여 괴로운 신음 소리가 그의 입술에서 새어 나왔다. 나도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는데, 나는 그런 고민을 전에 일찌기 해본 일이 없었다고 생각되었다. 무서운 투쟁이 우리 앞에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실패한다면 여행 동안에 우리가 모든 고난을 참은 것이 다 허사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었다. LS 192.2
큰 구렁 저편에는 15센티미터 정도 자란 푸른 풀로 덮여 있는 아름다운 평원이 있었다. 나는 태양을 볼 수 없었지만 금과 은빛같이 밝고 부드러운 광선이 그 평원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그 평원의 아름다움과 영광에 비교될 만한 것을 이 세상에서는 보지를 못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그 곳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수 있겠는가가 우리의 고민스런 의문이었다. 만일 밧줄이 끊어진다면 우리는 죽고 마는 것이다. LS 192.3
또다시 고민의 속삭임으로 “무엇이 이 밧줄을 붙들고 있나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잠시 동안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하기를 주저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밧줄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뿐이다. 험로를 오는 동안 그것은 내내 우리의 의지가 되었었다. 그러므로, 그것은 우리를 낭패시키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주저하고 겁에 질려 있었다. 그 때 이런 말이 들려 왔다. “하나님께서 밧줄을 붙들고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우리 뒤에 오는 동행자들이 이 말을 반복하였다. “그분께서 지금 우리를 낭패시키지 않으실 것이다. 그분께서 우리를 여기까지 안전하게 인도하셨다.” LS 193.1
나의 남편이 줄을 잡고 무서운 구렁을 넘어 건너편의 아름다운 땅으로 건너뛰었다. 나도 곧 뒤따랐다. 아, 우리의 안도감과 하나님께 대한 감사한 마음이 얼마나 큰지! 나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승리의 함성을 들었다. 나는 행복하였다. 그것은 완전한 행복이었다. LS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