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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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손해가 되는 이익

그리스도께서 가르치고 계셨다. 여느 때처럼 제자들 이외에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오래지 않아 제자들이 참가하게 될 장면에 대하여 말씀하고 계셨다. 제자들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맡겨 주신 진리를 전파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그들은 이 세상의 집권자들과 충돌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주를 위하여 법정에 소환될 것이며 법관들과 임금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때에 아무도 능히 반박할 수 없는 답변을 하도록 지혜를 주시겠다고 보증하셨다. 군중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간교한 원수들을 부끄럽게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은 그분이 당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마음속에 내재하시는 성령의 권능을 실증했다. COL 252.1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이기적인 목적만을 위하여 하늘의 은혜를 갈망하였다. 그들은 진리를 명확하게 제시하시는 데 있어서의 그리스도의 놀라운 능력을 인정하였다. 그들은 집권자와 재판장들 앞에서 답변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겠다는 그리스도의 약속을 듣고 그들의 세속적 이익을 위하여 그 능력을 빌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COL 252.2

“무리 중에 한 사람이 이르되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업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재산을 양도하는 데 대한 지시를 주셨는데 그 지시에 따르면 아버지의 유산을 분배 받을 때에는 다른 아들들은 똑같이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장자는 갑절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 형이 자기가 받을 몫까지 속여 빼앗은 줄로 생각했다. 그리하여 마땅히 자기가 받을 몫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찾으려 했다. 그러한 자기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만일 그리스도께서 이 일에 관여하신다면 자기의 목적이 확실하게 달성될 수 있을 줄로 생각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감동적인 호소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 대한 엄숙한 견책을 듣고 만일 이러한 명령적인 말씀을 자기 형에게 하신다면 그는 권리를 침해당한 그에게 그의 몫을 주기를 감히 거절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COL 253.1

그리스도께서 엄숙한 교훈을 주시는 도중에 이 사람은 자기의 이기적인 기질을 드러내었다. 이 사람은 자기의 세속적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주님의 능력을 인식했으나 신령한 진리가 그의 생각과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유산을 얻으려는 것이 그가 골똘히 생각하는 문제였다. 부요하셨으나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 영광의 왕 예수께서는 그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보배를 열어 보여주셨다. 성령께서는 그로 하여금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기업을”(벧전 1:4) 받을 후사가 되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권능의 증거를 보았었다. 이때야말로 자기 마음에 있는 가장 큰 소원을 크신 선생님께 아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번연의 천로역정(天路歷程) 가운데 나오는 쇠스랑을 가진 사람처럼 그의 눈은 세상만을 주목하고 자기머리 위에 있는 면류관을 보지 못했다. 그는 시몬 마구스같이 하나님의 선물을 어떤 세속적 이익을 얻는 방편으로 평가했다. COL 253.2

이 땅에서의 구주의 사명은 거의 끝나 가고 있었고 은혜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을 마치는 데는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의 탐욕이 한 조각의 땅을 쟁탈하기 위하여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중단시키려 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떠나 곁길로 들어가실 수 없으셨다.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고 그분은 대답하셨다. COL 253.3

예수께서는 이 사람에게 그 일을 판단해 줄 수 있었다. 그분은 이 경우에 누가 옳은지를 아셨다. 그러나 이들 형제는 둘 다 탐욕이 강했기 때문에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실상 이러한 쟁의를 해결하는 것이 나의 일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다른 목적을 위하여 오셨는데 이는 곧 복음을 전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영원한 사물에 대한 생각을 갖도록 일깨워 주시기 위함이었다. COL 254.1

그리스도께서 이 사건을 처리하신 일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지고 봉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교훈이 된다. 그는 열 두 제자를 보내실 때에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웠다 하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 10:7, 8)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할 일은 사람들의 세속적인 사건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화목하도록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인류를 복되게 할 그들의 능력은 이 사업을 수행하는 데 달려 있었다. 인류의 죄와 슬픔에 대한 유일한 구제책은 곧 그리스도시다. 그분의 은혜의 복음만이 사회를 저주스럽게 만드는 죄악을 제거할 수 있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부자의 부정행위나 부자에 대한 가난한 자의 원한 같은 것은 다 그 근원이 이기심에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 복종함으로써만 이러한 이기심을 끊어 버릴 수 있다. 그리스도만이 죄에 찌든 이기심 대신에 사랑의 새 마음을 주실 수 있다. 그리스도의 종들은 하늘로부터 받은 성령을 힘입어 복음을 전파하고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유익을 위하여 일하신 것처럼 일하도록 하라. 그리하면 인류를 축복하고 향상시키는 일에 있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성취할 수 없는 커다란 결과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COL 254.2

우리 주께서는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으로써 이 호소자를 괴롭혀 온 사건과 그와 유사한 다른 모든 논쟁의 근절을 꾀하셨다. COL 254.3

“또 비유로 저희에게 일러 가라사대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가로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꼬 하고 또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COL 255.1

그리스도께서는 이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로써 이 세상의 것을 저희가 소유할 전부로 삼는 자의 어리석음을 보여주셨다. 이 부자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다. 태양이 그의 밭에 비치도록 허락되어 있었다. 이는 태양 빛이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를 다 같이 비춰 주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소낙비도 악인과 선인에게 꼭 같이 내린다. 주께서는 채소를 무성하게 하시고 밭에서는 풍성한 소출이 나게 하셨다. 그런데 이 부자는 땅의 소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그의 곳간이 가득 차 있었으므로 그의 거둬들인 여분의 곡식을 쌓아 둘 곳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받은 모든 축복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생각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궁핍한 자들을 도와주도록 하기 위하여 이러한 재물을 자기에게 맡겨서 그분의 청지기로 삼은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하나님의 구호물자를 나눠 주는 사람으로서 매우 귀중한 기회를 가졌건만 그는 자기 자신의 안락만을 생각하였다. COL 256.1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와, 고생하는 자와, 환난을 당한 자의 어려운 사정들이 이 부자의 주의를 끌었으며 그의 물질로 도와주어야 할 곳들이 많이 있었다. 그는 자기의 풍부한 재물의 일부분을 나누어 줌으로써 손쉽게 많은 가정이 궁핍을 면할 수 있게 하고, 많은 주린 자들이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게 하고, 많은 헐벗은 자들이 옷을 입을 수 있게 하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고 양식과 옷을 구하는 많은 기도가 응답 되도록 하고 수많은 찬양의 멜로디가 하늘로 올라가게 할 수 있었다. 주께서는 궁핍한 자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들을 위하여 온갖 좋은 것을 준비하셨다(시 68:10). 주께서는 이 부자에게 축복을 주심으로써 궁핍한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풍성하게 준비하셨다. 그러나 이 부자는 궁핍한 자의 부르짖음에 마음 문을 닫고 그 종에게 이르기를,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였다. COL 256.2

이 사람의 목적은 도살될 짐승의 삶의 목적보다 나은 것이 없었다. 그는 마치 하나님도 없고, 천국도 없고, 내세도 없는 것처럼 살았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은 다 자기의 것이며 하나님께나 사람에게 아무런 빚도 지지 않은 것처럼 생각했다. 시편 기자는 이 부자와 같은 사람을 이렇게 묘사했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 14:1). COL 257.1

이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계획하고 살았다. 그는 자기의 장래를 위해 넉넉하게 비축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제 자기의 수고의 열매를 보관하고 즐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가 남보다 더 많은 은총을 입었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현명한 경영에 대한 공로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동리 사람들로부터 명석한 판단력을 가진 운 좋은 시민으로 존경 받았다. 이는 “스스로 좋게 함으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을”(시 49:18)수 있기 때문이었다. COL 258.1

그러나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고전 3:19)다. 부자는 앞으로 여러 해를 두고 즐거운 세월을 누릴 것을 바라고 기대하였으나 주께서는 그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경영을 하고 계셨다. 이 불성실한 청지기에게 다음과 같은 기별이 임했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여기에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요구 사항이 있다. 그가 쌓아 둔 재산으로 이러한 사형 집행을 연기시킬 수 없었다. 그가 일생 동안 수고하여 얻은 것이 일순간에 그에게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그의 넓은 토지와 가득히 찬 곳간을 더 이상 그가 주관할 수 없게 되었다. “재물을 쌓으나 누가 취할는지 알지 못하나이다”(시 39:6). COL 258.2

그는 이러한 때에 자기에게 가장 요긴한 것을 갖지 못했다. 그는 자기를 위해 삶으로 자기 동포들에게 흘러갈 하나님의 사랑을 거절했다. 그리하여 그는 생명을 거절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사랑은 곧 생명인 까닭이다. 이 부자는 영적 사물보다 세상 물질을 택했으므로 그는 썩어질 세상 물질과 같이 없어질 수밖에 없었다. “존귀에 처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 49:20). COL 258.3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이 비유는 각 시대에 적용되는 진리이다. 그대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하여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재물을 쌓을 수도 있고, 고대 바벨론의 건축가들처럼 크고 굉장한 집을 지을 수도 있으나 죽음의 사자를 막아낼 만큼 높은 성벽이나 견고한 문을 세울 수는 없다. 벨사살왕이 “왕궁에 잔치를 배설하고”, “금, 은, 동, 철, 목, 석으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단 5:4) 그러나 보이지 않는 분의 손이 왕궁 분벽에 멸망의 선고를 기록했고 적군의 발걸음 소리가 성문 쪽으로 들려왔다. “그날 밤에 갈대아 왕 벨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단 5:30) 다른 나라의 왕이 그 왕의 위에 오르게 되었다. COL 259.1

자신을 위하여 사는 것은 곧 죽는 것이다. 탐욕, 곧 자신만을 이롭게 하려는 욕망은 영혼을 생명에서 끊어 버린다. 자기가 가지려 하고 자기 앞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정신은 사단의 정신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 나눠 주려 하고 자기를 희생하려고 하는 정신은 그리스도의 정신이다. “또 증거는 이것이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요일 5:11, 12). COL 259.2

그러므로 주께서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COL 2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