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문집
화잇 부인의 꿈
(11쪽 참조) EW 78.3
나는 많은 사람들이 성전에 모여 있는 광경을 꿈에 보았다. 그 성전 안으로 피한 사람들만이 마지막 때에 구원함을 받을 것이며 밖에 남아 있는 모든 사람들은 영원히 잃어버린 바 될 것이다. 밖에 머물고 있는 무리들은 각각 자기들의 길을 가면서 성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었다. 그들에게 말하기를 그 안에 들어가야 안전하다는 것은 교묘한 속임수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피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심지어 성전으로 급히 들어가는 사람들을 들어가지 못하도록 붙잡기까지 하였다. EW 78.4
나는 조롱과 조소가 두려워서 무리가 해산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그들의 눈에 띄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파는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늘어났다. 그래서 나는 너무 늦을까 염려되어 급히 집을 나와 무리를 뚫고 들어갔다. 성전으로 들어가려는 열망 때문에 나는 주위에 있는 군중들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성전 안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그 거대한 건물이 한 개의 큰 기둥으로 받쳐져 있는 것을 알았고 그 기둥에는 온 몸이 상하여 피투성이가 된 어린양 한 마리가 묶여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 들어온 무리들은 이 어린양이 우리 때문에 찢기고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 성전 안에 들어온 이들은 모두 그 어린양 앞에 나아와 그들의 죄를 고백해야만 하였다. EW 78.5
그 어린양 바로 앞에는 높다랗게 좌석들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매우 행복해 보이는 한 무리가 앉아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늘의 빛이 비치는 것 같았으며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했고 천사들의 노래인 듯한 즐거운 감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들은 어린양 앞에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았으며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어떤 유쾌한 사건을 기다리고 있었다. EW 79.1
성전에 들어온 후에도 두려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고 사람들 앞에서 굴욕을 당해야 한다는 창피함이 나를 엄습해 왔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이끌리는 것 같더니 어린양을 만나기 위하여 천천히 기둥 주위를 돌고 있었다. 그 때 나팔 소리가 울리더니 성전이 흔들리고 모인 성도들이 승리의 함성을 질렀으며 그러고 나서 무서울 정도로 밝고 환한 빛이 그 건물을 비취었다. 잠시 후 행복하게 보이던 무리들은 밝은 빛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리고 나만이 두렵고 적막한 밤에 홀로 남게 되었다. EW 79.2
나는 심히 번민하다가 깨었는데 꿈이었다. 그러나 그 장면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에 꿈으로 믿어지지 않았다. 내 운명이 결정된것 같았으며 주님의 영이 나를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실의에 빠졌다. EW 79.3
나는 이 꿈을 꾼 지 얼마 후에 또 다른 꿈을 꾸었다. 나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비참한 절망 가운데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만일 예수님이 지상에 계신다면내가 그분에게 가서 그의 발치에 엎드려 나의 모든 고통을 말할 수 있을 텐데 …. 그렇게 하면 그분은 나를 외면하지 않고 자비를 베푸시겠지 …. 그렇게 되면 나는 항상 그분을 사랑하고 섬기게될 수 있겠는데 …. 바로 그 때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형상을 지닌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동정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예수를 보고자 하느냐? 그분이 여기 계시다. 네가 원한다면 너는 그분을 뵐 수 있다. 네가 소유한 모든 것을 가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EW 79.4
나는 이 말씀을 듣고 너무나 기뻐서 나의 얼마 안 되는 모든 소유물과 모든 장신구들을 챙겨 들고 나의 인도자를 따라갔다. 그는 나를 가파르고 약하게 보이는 계단으로 데리고 갔다. 내가 층계를 오르기 시작하자 아래를 보면 현기증이 나서 떨어지기 쉬우니 위만 쳐다보고 올라 가라는 경고를 주었다. 층계를 오르고 있던 많은 다른 사람들이 꼭대기에 이르기 전에 떨어졌다. EW 80.1
마침내 우리는 마지막 계단에 이르러 문 앞에 섰다. 여기서 안내자는 나에게 기금까지 내가 가지고 온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명하였다. 내가 시원스럽게 그것들을 내려놓자 그는 문을 열고 나에게 들어가라고 하였다. 순간 나는 예수님 앞에 서게 되었다. 그 아름다운 용모를 하신 분을 못알아 볼 리 없었다. 그토록 자유롭고 위엄 있는 찬란한 모습은 어느 누구에게서도 도저히 찾아볼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분이 나를 보는 순간 나는 즉시 그가 내 생애의 모든 처지와 내 속의 모든 생각들과 감정을 익히 알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W 80.2
나는 그분의 감찰하시는 눈길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그분의 시야에서 내 자신을 감추려 하였으나 그분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가까이 오시더니 손을 내 머리에 얹으시고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의 부드러운 음성은 내 마음이 전에 결코 경험해본 적이 없는 기쁨을 느끼게 했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한 마디의 말도 할 수 없었으나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싸여 그의 발치에 엎드렸다. 내가 힘 없이 거기 엎드려 있는 동안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장면들이 내 앞을 지나갔으며 나는 하늘의 안전함과 화평에 젖어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다시 힘이 생겨 나는 일어났다. 예수님의 자애로운 눈이 아직도 나를 응시하고 계셨으며 그의 미소로 내 영혼은 기쁨이 충만하였다. 그의 임재가 내 마음을 거룩한 경외심과 형용할 수 없는 사랑으로 충만하게 했다. EW 80.3
나의 인도자가 문을 열고 나를 밖으로 안내했다. 그는 나에게 밖에 내려놓았던 물건들을 다시 들라고 명하였다. 시키는 대로하자 그는 나에게 촘촘히 감겨진 녹색 줄을 주었다. 그는 내게 이것을 나의 마음에 넣어 두었다가 예수님을 보고 싶거든 그걸 꺼내어 끝까지 풀라고 일러 주었다. 그는 나에게 그것을 감아둔 채로 오래 두지 말라고 경고해 주었는데 그것은 그렇게 놔두면 줄이 꼬여서 풀기가 곤란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줄을 가슴에 품고 주님을 찬양하며 또 만나는 사람마다 예수님을 찾을수 있는 곳을 이야기해 주면서 기쁨으로 가득 차서 좁은 층계를 내려왔다. 이 꿈은 내게 희망을 주었다. 녹색 줄은 내 마음의 믿음을 표상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어두웠던 영혼에 다시금 하나님을 신뢰하는 단순성과 아름다움이 번져 오기 시작하였다. EW 81.1